[북한 들여다보기] ‘화려해진 평양의 밤’ 김정은 작품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0.10.05
2010.10.05
북한 들여다보기 시간입니다.
- 최근 평양의 여러 중심거리들에는 ‘률동적인 불장식’, 즉 명멸하는 네온사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도시미화 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불장식의 실체를 알아봅니다.
- 북한에서 전기기술이나, 컴퓨터 기술을 배워주고 돈을 받는 사설 학원들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 중국에서 수입하는 쌀과 밀가루 포대 속에 한국 드라마 CD를 비롯한 녹화물이 발견되어 북한 공안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오늘도 정영기자와 알아봅니다.
진행자: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최근 평양의 야경이 달라졌다는 보도가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평양에도 남한의 명동이나 종로 거리처럼 네온사인이 번쩍거리는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은 4일 “평양거리에 률동화된 불장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노동당 창건 65돌을 맞아 모란봉교예극장,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평양산원, 평양 제1백화점 등 수도의 70여개 소에 불장식이 펼쳐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전에는 평양시 1백화점을 비롯한 중심거리에 네온사인이 있었지만 지금은 70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체사상탑과 당창건 기념탑 주변 살림집들에는 ‘흰색 레드봉(?)’으로 테두리를 주어 탑을 더 밝고 웅장하게 밝히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율동화된 불장식’, ‘흰색레드봉’이라는 단어는 처음 듣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정영: 북한에서 ‘율동화된 불장식’, ‘흰색 레드봉’이라는 것은 아마 네온사인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조선신보가 소개한 “평양 불장식 센터”의 리인영 소장은 “과거 불장식은 야간에 건물을 비치면 투광효과로 건물의 조형화를 부각 시키는데 방점을 두었다면, 이번 불장식은 여러 가지 률동적인 색광을 줌으로써 투광의 조형화와 함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예술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불장식에는 네온률동 조종기구 등이 도입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밤에 서울 강남이나, 종로, 명동거리 같은 곳에 가면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네온사인이 즐비하지 않습니까, 평양도 아마 그런 조명을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평양에 이런 이색적인 밤거리 야경이 나타난 것은 최근인데요, 김정은의 주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정영: 최근 평양에 나타난 불장식은 후계자로 등장하고 있는 김정은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4월 김일성 주석 생일 97돌과 5.1절을 맞아 대동강반에서 불꽃놀이를 진행했습니다. 이때부터 북한에서는 이색적인 자본주의 거리와 비슷한 신비경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원래 북한은 네온사인이 명멸하고, 여러 색깔의 전등이 번쩍거리면 젊은이들이 부르주아 황색바람에 젖는다고 그런 장식을 경계해왔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평양시가 자본주의 도시의 모습을 흉내 내고 있습니다. 평양의 거리들에 이탈리아 삐짜(피자)와 스빠게띠(스파게티) 전문점이 들어오고, 일반인들이 먹기 힘든 철갑상어나 자라요리 같은 것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김정은이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이나, 일본 등 발전된 나라를 돌아다녔기 때문에 현대 자본주의 도시에서 보던 황홀함을 평양시에도 도입하자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북한 현실에서 보면 불장식 같은 것이 지나친 사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평양의 수준에서 볼 때 네온사인과 같은 불장식이 맞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정영: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즘 북한에는 전기가 없어 밥 먹는 시간에도 자주 정전되는데, 거리나 밝히자고 무슨 장식등이요, 네온사인 같은 것을 켜는 것은 전력낭비라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도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전력낭비를 없애자고 거리의 네온사인 사용 시간을 제한한 적이 있습니다. 네온사인이 비록 전기를 적게 쓴다고 하지만 업소들이 광고를 하기 위해 저마다 설치해 전력소비가 4배 이상 올라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일반 지방 도시들은 전기를 하루에 한두 시간씩 쓰는데 평양시라고 장식등을 켜서 전력 낭비한다는 게 사치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저도 서울에 있을 때 정부가 네온사인 단속을 하던 생각이 납니다. 북한에서 전기가 부족하지 않습니까,
정영: 북한에서는 전기가 상당히 부족합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심각해진 전력난으로 일반 가정집들에서는 하루에 2~3시간 정도 전기가 공급됩니다. 전압은 원래 220v이지만, 100~120v까지 낮아집니다. 그래서 형광등은 켜지 못하고 백열등만 켜는데 안에 실줄만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심각한 전력사정을 감안하면 과연 이런 불장식이 맞는가 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인민들은 전기가 없어 밤에 캄캄하게 지내는데 겉멋이 든 후계자는 현대도시의 꿈을 갖고 있군요.
=북한 도처에 사설 ‘전기기술 학원’ 등장
진행자: 북한 주민들 속에서 전기기술과 컴퓨터 기술 등을 배워주고 돈을 받는 이른바, 사설 학원이 등장하고 있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에서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전기기술을 배우겠다는 열의가 높아 이를 이용한 사설학원이 잘된다는 소식입니다. 얼마 전 한국에 나온 청진시 출신의 한 탈북자는 자신은 아침에 학교에 가지 않고 전기기술자인 아는 선생의 집을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이 전기 기술자의 집은 시내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는 방 하나를 통째로 내고 거기에 각종 전기기구와 부속품을 설치해놓고 가르친다고 합니다. 이 전기기술자는 함흥의 유명한 전기대학을 나온 기사인데, 구역 배전부에 다니다가 그만둔 상태라고 합니다. 그 청년은 직장을 그만둔 다음 집에 변압기와 전동기, 교류변환기 등 전기기구를 수리하는 교실 같은 것을 꾸렸다고 합니다. 일종의 대학이나 공장 실험실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전기에 취미가 있는 학생들이 학교에도 가지 않고 그 선생을 찾아가 변압기 감는 방법, 전동기 분해 및 수리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학생들은 돈을 내고, 그리고 먹을 쌀을 가지고 가서 배운다고 합니다.
진행자: 왜 학생들이 같은 시내에 살면서도 합숙생활을 하는가요?
정영: 학생들이 합숙생활을 하는 것은 전기가 오는 시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전기가 오면 바로 전기실험을 시작합니다. 변압기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전동기가 회전하는지를 검사합니다. 그러다가 정전이 되면 실험을 할 수 없지요. 또 어떤 학생들은 약전 기술자들을 따라다니면서 텔레비전, 녹음기, CD플레이어 같은 것을 수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약전 기술자들은 과거에 국가가 운영하는 편의봉사관리소에 다녔지만, 지금은 그런 곳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집에다 차려놓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이 전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까,
정영: 전기는 남자들이 다치기를 좋아합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기술이 있어야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들도 자식들에게 기술을 한 가지 배워주려고 합니다. 전기기술, 컴퓨터 기술 등 한 달에 북한 돈 3천 원 정도 내면서 기술을 배우게 합니다. 북한에는 아직 텔레비전이나, 녹음기, DVD플레이어와 같은 전자제품이 귀하기 때문에 그것을 수리해주고 돈을 많이 법니다. 그 외에 자주 정전되기 때문에 배터리, 변압기 같은 조명시설들도 잘 팔립니다. 전기가 올 때 충전을 했다가 정전이 되면 전등을 켜는 방법입니다.
진행자: 전기 기술자들의 수입이 괜찮습니까,
정영: 청진시의 한 탈북자의 말에 따르면 전기 기술자, 약전 기술자 선생님의 한 달 수입은 북한 돈 3만 원가량 된다고 합니다. 선생님들도 기술이 높으면 당연히 돈을 많이 벌게 되지요.
진행자: 남한으로 말하면 스타 강사와 비슷하겠군요.
=식량 수입 마대 속 한국 드라마 발생
MC: 이번에 국경 소식을 좀 알아보지요, 중국에서 수입되는 밀가루 포대에서 한국 드라마 CD가 발견되어 세관에서 검열이 강화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최근 중국에서 수입되는 쌀과 밀가루포대 속에서 한국 CD와 노래 등이 발견되어 세관에서 검열이 강화되었다고 4일 대북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지난 9월 중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세관을 통해 수입되던 중국산 쌀 마대와 밀가루 마대 속에서 이 같은 물건들이 대량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온성군 보위부에서는 세관 검열을 깐깐하게 한다고 합니다. 보위부 조사관들은 중국에서 쌀과 밀가루를 포장하는 과정에 누군가가 한국 드라마 CD를 넣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외화벌이 책임자를 문책하고 중국 대방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관에서는 식량마대 검열인원을 대폭 늘였다고 합니다. 검사원들은 밀가루 자동차에 올라 마대를 일일이 검열하는 등 CD단속에 나섰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곡물 수입량이 제한되는 것 아닙니까,
정영: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워낙 북한에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중국에서 곡물 수입을 늘여야 합니다. 북한 보위부는 쌀이나 밀가루 마대 속에 삐라, 전단지 같은 것이 묻어 들어올까 봐 바짝 긴장한 분위기라고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홍수피해를 당해 내년에 중국에서 식량을 수입해야 하는데 외부의 문화침투를 어떻게 막을지 관심입니다.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최근 평양의 여러 중심거리들에는 ‘률동적인 불장식’, 즉 명멸하는 네온사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도시미화 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불장식의 실체를 알아봅니다.
- 북한에서 전기기술이나, 컴퓨터 기술을 배워주고 돈을 받는 사설 학원들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 중국에서 수입하는 쌀과 밀가루 포대 속에 한국 드라마 CD를 비롯한 녹화물이 발견되어 북한 공안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오늘도 정영기자와 알아봅니다.
진행자: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최근 평양의 야경이 달라졌다는 보도가 있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평양에도 남한의 명동이나 종로 거리처럼 네온사인이 번쩍거리는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은 4일 “평양거리에 률동화된 불장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노동당 창건 65돌을 맞아 모란봉교예극장,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평양산원, 평양 제1백화점 등 수도의 70여개 소에 불장식이 펼쳐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전에는 평양시 1백화점을 비롯한 중심거리에 네온사인이 있었지만 지금은 70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체사상탑과 당창건 기념탑 주변 살림집들에는 ‘흰색 레드봉(?)’으로 테두리를 주어 탑을 더 밝고 웅장하게 밝히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율동화된 불장식’, ‘흰색레드봉’이라는 단어는 처음 듣는 것 같은데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정영: 북한에서 ‘율동화된 불장식’, ‘흰색 레드봉’이라는 것은 아마 네온사인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조선신보가 소개한 “평양 불장식 센터”의 리인영 소장은 “과거 불장식은 야간에 건물을 비치면 투광효과로 건물의 조형화를 부각 시키는데 방점을 두었다면, 이번 불장식은 여러 가지 률동적인 색광을 줌으로써 투광의 조형화와 함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예술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불장식에는 네온률동 조종기구 등이 도입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밤에 서울 강남이나, 종로, 명동거리 같은 곳에 가면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네온사인이 즐비하지 않습니까, 평양도 아마 그런 조명을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평양에 이런 이색적인 밤거리 야경이 나타난 것은 최근인데요, 김정은의 주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습니까?
정영: 최근 평양에 나타난 불장식은 후계자로 등장하고 있는 김정은이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4월 김일성 주석 생일 97돌과 5.1절을 맞아 대동강반에서 불꽃놀이를 진행했습니다. 이때부터 북한에서는 이색적인 자본주의 거리와 비슷한 신비경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원래 북한은 네온사인이 명멸하고, 여러 색깔의 전등이 번쩍거리면 젊은이들이 부르주아 황색바람에 젖는다고 그런 장식을 경계해왔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평양시가 자본주의 도시의 모습을 흉내 내고 있습니다. 평양의 거리들에 이탈리아 삐짜(피자)와 스빠게띠(스파게티) 전문점이 들어오고, 일반인들이 먹기 힘든 철갑상어나 자라요리 같은 것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김정은이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이나, 일본 등 발전된 나라를 돌아다녔기 때문에 현대 자본주의 도시에서 보던 황홀함을 평양시에도 도입하자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북한 현실에서 보면 불장식 같은 것이 지나친 사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평양의 수준에서 볼 때 네온사인과 같은 불장식이 맞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정영: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즘 북한에는 전기가 없어 밥 먹는 시간에도 자주 정전되는데, 거리나 밝히자고 무슨 장식등이요, 네온사인 같은 것을 켜는 것은 전력낭비라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도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전력낭비를 없애자고 거리의 네온사인 사용 시간을 제한한 적이 있습니다. 네온사인이 비록 전기를 적게 쓴다고 하지만 업소들이 광고를 하기 위해 저마다 설치해 전력소비가 4배 이상 올라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일반 지방 도시들은 전기를 하루에 한두 시간씩 쓰는데 평양시라고 장식등을 켜서 전력 낭비한다는 게 사치라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저도 서울에 있을 때 정부가 네온사인 단속을 하던 생각이 납니다. 북한에서 전기가 부족하지 않습니까,
정영: 북한에서는 전기가 상당히 부족합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심각해진 전력난으로 일반 가정집들에서는 하루에 2~3시간 정도 전기가 공급됩니다. 전압은 원래 220v이지만, 100~120v까지 낮아집니다. 그래서 형광등은 켜지 못하고 백열등만 켜는데 안에 실줄만 빨갛게 달아오릅니다. 심각한 전력사정을 감안하면 과연 이런 불장식이 맞는가 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인민들은 전기가 없어 밤에 캄캄하게 지내는데 겉멋이 든 후계자는 현대도시의 꿈을 갖고 있군요.
=북한 도처에 사설 ‘전기기술 학원’ 등장
진행자: 북한 주민들 속에서 전기기술과 컴퓨터 기술 등을 배워주고 돈을 받는 이른바, 사설 학원이 등장하고 있다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북한에서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전기기술을 배우겠다는 열의가 높아 이를 이용한 사설학원이 잘된다는 소식입니다. 얼마 전 한국에 나온 청진시 출신의 한 탈북자는 자신은 아침에 학교에 가지 않고 전기기술자인 아는 선생의 집을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이 전기 기술자의 집은 시내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는 방 하나를 통째로 내고 거기에 각종 전기기구와 부속품을 설치해놓고 가르친다고 합니다. 이 전기기술자는 함흥의 유명한 전기대학을 나온 기사인데, 구역 배전부에 다니다가 그만둔 상태라고 합니다. 그 청년은 직장을 그만둔 다음 집에 변압기와 전동기, 교류변환기 등 전기기구를 수리하는 교실 같은 것을 꾸렸다고 합니다. 일종의 대학이나 공장 실험실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전기에 취미가 있는 학생들이 학교에도 가지 않고 그 선생을 찾아가 변압기 감는 방법, 전동기 분해 및 수리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학생들은 돈을 내고, 그리고 먹을 쌀을 가지고 가서 배운다고 합니다.
진행자: 왜 학생들이 같은 시내에 살면서도 합숙생활을 하는가요?
정영: 학생들이 합숙생활을 하는 것은 전기가 오는 시간이 짧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은 전기가 오면 바로 전기실험을 시작합니다. 변압기가 제대로 동작하는지, 전동기가 회전하는지를 검사합니다. 그러다가 정전이 되면 실험을 할 수 없지요. 또 어떤 학생들은 약전 기술자들을 따라다니면서 텔레비전, 녹음기, CD플레이어 같은 것을 수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런 약전 기술자들은 과거에 국가가 운영하는 편의봉사관리소에 다녔지만, 지금은 그런 곳들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집에다 차려놓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이 전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까,
정영: 전기는 남자들이 다치기를 좋아합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기술이 있어야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들도 자식들에게 기술을 한 가지 배워주려고 합니다. 전기기술, 컴퓨터 기술 등 한 달에 북한 돈 3천 원 정도 내면서 기술을 배우게 합니다. 북한에는 아직 텔레비전이나, 녹음기, DVD플레이어와 같은 전자제품이 귀하기 때문에 그것을 수리해주고 돈을 많이 법니다. 그 외에 자주 정전되기 때문에 배터리, 변압기 같은 조명시설들도 잘 팔립니다. 전기가 올 때 충전을 했다가 정전이 되면 전등을 켜는 방법입니다.
진행자: 전기 기술자들의 수입이 괜찮습니까,
정영: 청진시의 한 탈북자의 말에 따르면 전기 기술자, 약전 기술자 선생님의 한 달 수입은 북한 돈 3만 원가량 된다고 합니다. 선생님들도 기술이 높으면 당연히 돈을 많이 벌게 되지요.
진행자: 남한으로 말하면 스타 강사와 비슷하겠군요.
=식량 수입 마대 속 한국 드라마 발생
MC: 이번에 국경 소식을 좀 알아보지요, 중국에서 수입되는 밀가루 포대에서 한국 드라마 CD가 발견되어 세관에서 검열이 강화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최근 중국에서 수입되는 쌀과 밀가루포대 속에서 한국 CD와 노래 등이 발견되어 세관에서 검열이 강화되었다고 4일 대북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지난 9월 중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세관을 통해 수입되던 중국산 쌀 마대와 밀가루 마대 속에서 이 같은 물건들이 대량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온성군 보위부에서는 세관 검열을 깐깐하게 한다고 합니다. 보위부 조사관들은 중국에서 쌀과 밀가루를 포장하는 과정에 누군가가 한국 드라마 CD를 넣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외화벌이 책임자를 문책하고 중국 대방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세관에서는 식량마대 검열인원을 대폭 늘였다고 합니다. 검사원들은 밀가루 자동차에 올라 마대를 일일이 검열하는 등 CD단속에 나섰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곡물 수입량이 제한되는 것 아닙니까,
정영: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워낙 북한에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중국에서 곡물 수입을 늘여야 합니다. 북한 보위부는 쌀이나 밀가루 마대 속에 삐라, 전단지 같은 것이 묻어 들어올까 봐 바짝 긴장한 분위기라고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홍수피해를 당해 내년에 중국에서 식량을 수입해야 하는데 외부의 문화침투를 어떻게 막을지 관심입니다.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