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들여다보기] ‘희천속도’ 구호 등장

서울-정영 xallsl@rfa.org
200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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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100일 전투를 벌이고 있는 북한이 노력동원을 위해 ‘희천속도’라는 신조어를 내놓고 주민들을 내몰고 있습니다.
- 지난 6월부터 외화를 들여 건설되기 시작한 회령 음식거리가 일부 완성되어 영업에 들어갔습니다.
- 권력기관을 등에 업고 사행성 게임기를 이용해 도박을 벌이던 청진시 민족식당 주인이 검거되었습니다.
오늘 시간에는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와 알아봅니다.

MC: 정영기자, 안녕하세요. 최근 북한 선전매체들이 ‘희천속도’라는 것을 소개했습니다. 아마 주민들을 100일 전투에 동원하느라고 내놓은 구호 같은데요, 어떤 계기가 있을 때 마다 등장하는 북한 구호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정영: 예, 북한의 대외 관변매체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30일 ‘희천속도’를 소개했는데요, ‘희천 속도’는 ‘100일 전투’용입니다. 북한에서는 50년대에 6.25전쟁 복구건설을 할 때 ‘천리마속도’ 창조운동을 벌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150일 전투에서 계획을 수행하지 못한 단위들에 시간을 주는 식으로 100일 전투를 또 시작했는데요, 주민들을 동원하기 위해서 ‘희천속도’라는 구호를 내놓은 것입니다.

MC:
북한이 원래 전체주의 사회다보니 군중동원용 전투구호, 무슨 정신이요 하는 것들이 많지 않습니까.

정영: 북한의 정치운영 방식이나 경제건설 방식은 모두 전투식으로 합니다. 전투는 목표가 있고 승산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고지가 보여야 하는데 그 고지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이고, 그 강성대국을 건설하자면 느릿느릿 가지 말고 ‘희천의 속도’로 달리라는 소립니다.

MC:
그런데 북한이 희천속도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영:
북한의 경제가 모든 부분에서 노동집약형 구조인데, 그걸 기술집약형 선진기술로 바꾸겠다는 게 이번 150일 전투 목표였습니다. 그 150일 전투는 이미 끝났지만, 여전히 기차가 잘 다니지 않고, 공장도 잘 돌지 않고, 주민용 전기까지 중단되기 때문에 경제건설에서 관건이 바로 전기를 생산하는 거라고 본 것입니다.
그래서 자강도에 장자강과 청천강을 막아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데, 요즘 그곳에서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MC:
희천발전소가 건설 되면 강성대국이 되는 것입니까, 북한이 희천발전소 건설을 그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정영: 북한이 희천발전소 건설에 집착하는 것은 조선신보도 지적했듯이 이번 희천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가 모두 앞으로 평양시에 건설되는 10만 세대 살림집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북한이 원래 평양시 위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살림집만 덩실하게 지어놓고 전기난방이나 조명을 주지 못하면 체면이 안서기 때문에 희천발전소 건설을 다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 위원장도 올해 3월과 9월 두 차례나 희천발전소 현장을 찾아 “2012년까지 무조건 완공하라”고 지시했습니다.

MC: 역시나 ‘평양공화국’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북한도 평양시 전기 공급을 위해 희천발전소를 건설을 독려하고 있네요.

회령시 ‘음식거리’ 일부 개장


MC: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이 지난 6월부터 외화를 투자해 건설하기 시작한 회령시 음식거리가 일부 개장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어떤 소식입니까,

정영:
김정일 위원장이 내려 보내준 미화 50만 달러(한화 6억원 상당)로 건설되기 시작했던 회령 음식거리가 일부 개장했다고 남한의 대북인권단체인 ‘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성통만사)’이 최근 전했습니다.
이 음식거리에서 먼저 민족 식당과 회령국수집이 개장했는데 고객은 주로 중국인들과 인근 주민들이라고 합니다.
이 식당들에서는 여러 가지 메뉴도 선보였는데요, 국수집의 냉면 가격은 500~1,200원으로 장마당 가격과 비슷했는데 맛은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회령시 당에서는 음식거리 개장을 기념해 이번 150일 전투에서 모범을 보인 혁신자 6,000명을 초청해 음식도 맛보였다고 합니다.

MC: 음식값이 장마당 가격과 같으면 자유 시장 형태로 운영되는 것입니까.

정영:
아닙니다. 이번에 음식거리 건설은 회령시당에서 주관했기 때문에 국가에서 운영합니다. 회령시 급양(식당부문 관할) 기관에서 맡아 하는데 국가에서 대주는 음식재료가 없다보니 장마당 가격으로 재료를 구입해야 합니다. 원재료 가격이 높으니 당연히 음식 값이 비싼 것입니다.
국영식당들이 시장가격으로 음식을 팔자, 주민들은 “앞으로 회령시가 나진-선봉처럼 자유무역지대가 되지 않을까”하는 추측들을 한다고 합니다. 이 식당들에서는 과거 식당처럼 아줌마들을 접대원(서빙)으로 쓰는 게 아니라 키가 160cm의 예쁜 여성들에게 한복까지 입혀놓고 봉사시켜 고객을 맞으니 한결 품위 있다고 말합니다.

권력 업고 도박장 운영하던 업주 검거


MC: 최근 함경북도에서 권력기관을 등에 업고 사행성 게임기를 이용해 도박을 벌이던 한 식당업주가 검거되었다는 소식이 있는데 어떤 사연입니까.

정영:
지난 9월 3일경, 청진시 신암구역에 소재한 한 식당 주인이 중앙검찰소 검열에 검거되었다고 남한의 한 대북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검거 이유는 간판은 식당이라고 달았지만, 실은 내부에 컴퓨터 게임기를 운영하면서 도박을 했다는 것입니다.

MC:
북한에서도 도박은 범죄로 취급하는 겁니까.

정영:
북한은 사회주의이니 도박행위를 통제합니다. 일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도박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요행수를 바라고 일하기 싫어하고 또 각종 범죄원인으로 되기 때문에 도박을 근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국가차원에서 나진-선봉에 엠페러오락 호텔(EMPERIOR HOTEL&CASINO)를 차려놓고 중국과 러시아인들을 상대로 국제 도박장을 운영한 바 있습니다.

MC: 그래도 북한도 사람 사는 세상이니 한국 사람들처럼 카드나 화투 같은 것을 하면서 내기를 하지 않습니까.

정영: 주민들이 끼리끼리 모여 내기를 하는 게 있긴 하지만, 이번 도박장의 경우에는 건물에 도박기를 차렸기 때문에 검거된 것 같습니다.
이곳 식당 주인은 청진시 신암구역 편의 봉사관리소 허가를 받아 식당을 차렸는데, 1층은 식당, 2층은 탁구장, 지하에는 당구장과 카드놀이방, 그리고 컴퓨터 게임기를 운영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찾아오는 도박 고객은 주로 외화벌이 회사 사장이나, 화교 재일귀국자였다고 합니다.

MC: 이만한 도박시설을 차리자면 권력기관과 잘 알아야 하지 않는가요?

정영: 이 도박장 주인은 도당, 검찰소, 보안서까지 다 끼고 했기 때문에 주변에서 그 도박행위를 알지만 무난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이 도박장에서 큰 돈을 떼인 사람이 중앙당에 신고하면서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중앙당의 지시를 받은 중앙검찰소 검열이 붙자, 그 도박장의 뒤를 봐주던 담당 보안원과 신암구역 경제 감찰과장이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수사가 시작되면 도급 권력기관 간부들이 적지 않게 걸려들 것이란 소문이 돈다고 합니다.

MC: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라고 국가가 운영하는 도박은 되고, 개인이 하는 도박은 안된다는 2중 잣대가 여실이 드러나는 실례라고 하겠군요.

정영기자,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북한들여다보기> 오늘 순서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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