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인생: ‘사랑의 전화’ 홍귀남씨


2006.10.11

주간 기획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인생’ 이 시간에는 힘들고 지친 사람들의 대화상대로 23년간 봉사해온 ‘사랑의 전화’ 홍귀남씨의 얘기를 전해드립니다.

서울전화 02-716-8600 남한에서는 이 전화번호를 사랑의 전화라고 부릅니다. 더 이상 헤쳐 나가기 힘든 인생의 고비에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얘기를 아주 진지하게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 주는 전화번호입니다.

올해 61세의 홍귀남씨는 지난 23년 동안 이 전화를 통해 상담 자원봉사를 해왔습니다. 홍귀남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삶을 포기하고 죽음 직전에 이른 사람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기도 했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홍귀남씨 : 외국인하고 결혼한 여자인데요, 자살하려고 이미 약을 먹은 상태에서 전화한 거를 살린 경우인데요, 처음 결혼 할 때는 좋았지만 남자가 잘 안 해주고 맘이 변한 거 같으니까 어디다 말할 데도 없고 너무 외로워서 약을 먹은 거예요 그런 경우 그 사람을 살렸는데.. 다른 사람들도 약을 준비하고 전화하는 사람은 많아요.

이렇게 죽기를 작정하고 전화를 한 사람에게 상투적으로 말리는 식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홍귀남씨는 말합니다.

홍귀남씨 : 그럴 때 딴 사람을 그냥 그러면 되냐 , 그러면 못쓴다, 그렇게 말하면 안 먹혀요 잘, 그래서 저는 무슨 말을 하냐면 언제부터 죽고 싶었느냐 그러면 대부분 오늘 당장이 아니고 한참 오래됐거든요, 그럼 왜 여태 까지 안 죽었느냐.. 그럼 순간적으로 그쪽에서 당황하지만 다음 순간에 어머니 때문이라든지 어린 아이 때문이라든지 이런 이유가 있거든요, 그럼 그것이 살아갈 이유가 돼요..

왜 못 죽었나 그 이유를 말하게 함으로써 살아가야 할 이유를 다시 확실하게 되살려 준다는 얘깁니다. 홍귀남씨는 23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상담해 오는 내용도 시대에 따라 많이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생활고나 고부갈등 ,부부갈등 등의 전통적인 괴로움에 대한 상담이 많았지만 물질적으로 풍요해진 요즘에는 생활의 풍요에 반비례해 외로움과 우울증을 호소해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홍귀남씨 :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컴퓨터로 처리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더 외롭게 느껴지는 거죠 소외감 같은... 아파트에서도 이웃집하고 서로 잘 모르고 지내잖아요. 점점.. 그러면서 너무 쓸쓸하고 외롭고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무료하고 그러는거죠..

홍귀남씨는 사람들이 가장 괴로울 때는 자신의 얘길 들어줄 단 한명의 친구도 없을 때라고 합니다. 그래서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상담은 80%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은 얘기를 해나가는 동안 스스로 자기 문제를 자기가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홍귀남씨는 최근 남한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이 늘어나면서 탈북자들의 상담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홍귀남씨 : 우선은 여기가 좋은 줄 알고 왔는데 처음에 정착금 어느 정도 주고 하지만 그거 가지고 부족하고 그것도 그 돈을 노리는 사기꾼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사기 당한 사람도 있지만 대개는 이제 두려운 거죠.. 여기 새로운 삶에 대해서 .. 그리고는 그다음에 고향이 그리운 거.. 외로움 그런 거죠.

홍귀남씨는 23년 여 듣고 나눈 얘기를 바탕으로 얼마 전 책을 냈습니다. ‘외로움에 작별을 고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홍귀남씨의 외로움과의 작별법은 제목처럼 간단했습니다.

홍귀남씨 : 작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아무도 없으면 사랑의 전화에라도 전화를 해서 얼굴 못 보는 사람하고라도 얘기를 같이 나누면 적어도 죽음에 이르지는 않는다는 거죠, 한명의 친구만 있어도 죽지는 않아요, 책중에 밑에 부제에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말을 써놨어요, 누군가가 항상 기다리고 있다는 거죠 얘기를 들어주려고 , ,사랑의 전화에서...

워싱턴-이장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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