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북한의 신문과 방송에서 가장 많이 선전하는 것이 아마도 장거리 로켓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성, 북극성, 천리마니 형형색색의 로켓들을 시도 때도 없이 만들어 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도 다 보셨겠지만 어마어마한 크기를 가진 장거리 로켓들은 일단 발사되어 창공으로 오르면 그걸로 수명이 끝입니다. 장거리 로켓들은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 추친 로켓만 해도 1단, 2단, 3단 등 여러개를 차례로 배치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로켓 제작비에서 1단계 추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어 2단계 추진체가 20%, 페어링이 10%, 나머지 연료비 등이 10% 입니다. 북한은 가뜩이나 외화가 없어 숱한 노동자들을 해외에 보내서 앵벌이를 시키는데 이렇게 번 돈으로 로켓을 한 번 발사하고는 그냥 버리는 꼴이 되니 정말 허무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다른 우주 선진국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로켓을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하늘에 올라간 추진 로켓을 도로 회수하여 재사용하는 믿기 어려운 첨단기술이 미국에서 개발되어 이제는 로켓 회수율이 거의 95%에 이른다고 하니 입이 딱 벌어지지 않습니까?
한번 이륙한 로켓을 그대로 수직으로 착륙시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 건 세계적 발명가이자 실천가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일론 머스크 회장입니다. 그가 개인적으로 세운 회사인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에서 오랜 연구와 도전 끝에 우주 로켓 ‘팰컨9’의 1단 추진체를 95% 이상 회수하여 재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로켓 재사용 기술을 갖고 있는 곳은 스페이스엑스가 유일합니다. 2015년 처음으로 발사된 팰컨9 로켓은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는 임무를 마친 뒤 무사히 1단 로켓 부분을 착륙시켰습니다. 이후 스페이스X는 100차례 이상 로켓을 재사용해 인공위성을 우주에 올렸습니다.
수직으로 발사했던 로켓 1단 추진체를 다시 수직으로 내려오게 하여 엔진을 다시 가동해서 땅에 사뿐히 내려앉아야 하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1단 추진체가 로켓과 분리된 다음 허공에서 날개와 로켓의 분사를 이용해 방향을 틀고 무게 중심을 잘 잡아야 합니다. 조금만 계산이 어긋나도 추락해서 불길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페이스X도 여러 차례 실패한 끝에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로켓을 재사용 하면 매번 새로운 로켓을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원과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비용이 줄면 우주 개발도 훨씬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은퇴한 우주왕복선을 발사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현재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을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로켓을 재사용해 자원 소모와 비용을 줄이려는 계획은 현재 여러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로켓 전체를 재사용하지 않고 핵심 부품인 엔진만 회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발사한 뒤에 엔진만 분리한 뒤 낙하산을 이용해 천천히 땅에 떨어지게 하는 것입니다. 재사용하는 부분은 줄어들지만착륙에 필요한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페이스엑스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46차례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이 가운데 2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재사용 로켓을 사용했습니다. 지난해 61회 발사기록을 세운 스페이스엑스는 올해는 100회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엑스는 궁극적으로 한 로켓을 100회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스페이스엑스가 로켓 회수에 성공한 것은 2015년 12월 이후 이번이 206번째입니다. 217번 시도 중 95%를 성공시켰습니다. 지금까지 총 38개의 1단계 추진체가 회수 뒤 점검과 수리 작업을 거쳐 재사용됐습니다. 스페이스엑스는 2010년 6월 ‘팰컨9’ 발사에 처음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 244차례에 걸쳐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이 가운데 2차례를 제외한 242번을 성공해 성공률이 99%에 이릅니다.
한편 지금까지 일론 머스크회장의 우주기업 스타링크가 발사한 위성 수는 4,768기이며, 이 가운데 4,435가 현재 궤도에 정상적으로 돌면서 임무 수행 중에 있다고 합니다. 자 들어보니 어떻습니까? 여러분들의 지도자들은 북한의 장거리로켓이 세계최고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우주로켓 기술은 화성이나 천리마정도의 것이 아닙니다. 물론 국산기술로 개발하였다는 것은 의미가 있어도 이걸 가지고 으스대고 누굴 위협하는 것은 아주 가소로운 일입니다. 아직 우주에 제대로 된 위성을 올려본적 없는 북한이 재사용 우주로켓을 개발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고전이 필요 될 것입니다. 그럼 오늘 방송을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