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첨단 기술과 북한의 IT] 남북의 다른 혈액형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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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을 세계의 첨단과학과 기술의 세계로 안내하는 북한에서 온 박사 김흥광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의학생리학 그리고 화학분야의 과학자들이 밝혀낸 인간의 체세포의 분자 하나하나가 인간의 특징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에 대하여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혈액형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인 카를 란트슈타이너 입니다. 그는 이 공로로 노벨생리학 의학상을 받았습니다. 란트슈타이너는 4만개의 유전자 염기서열로 인간의 혈액형을 A,B,O,AB형으로 분류하였습니다.

ABO식 혈액형 분류 외에도 여러가지 혈액형 분류 방법들이 있지만 오늘날 ABO식이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혈핵형 분류 방법 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혈액형 분포 비율은 O형이 49%, A형이 38%, B형이 10% 그리고 AB형이 3% 정도 분포합니다.

한편 유전병은 태어나면서 부모나 조상이 가지고 있던 악성 질병들이 대물림되어 앓게 되는 몹쓸 병입니다. 그런데 혈액형에 따라서 유전병의 대물림되는 정도나 특징이 다르다는 거죠. 이러한 사실들이 과학자들에 의해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혈액형에 대하여 올바로 알고 있는 것도 있지만 틀리게 이해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액형에 대하여 남한과 북한에서 공통으로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바로 혈액형에 따라 사람의 성격과 성품, 소통 방식이 달라진다고 믿고 있는 것입니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도 친구를 사귀거나 사업 파트너의 혈액형을 알아보는 것이 보통이며 이를 성격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혈핵형을 성격이나 성품과 연계지어 판단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고 과학자들은 일침을 놓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A형인 사람은 꼼꼼하고, B형은 적극적이며, AB형은 창조적이고 0형은 지도자의 성품을 지닌다고 말합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직설적 또는 전투적이며, O형은 우두머리가 되려는 야심이 강하고, AB형은 머리를 잘 굴린다고 하는데 남한의 평가와 근사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가 얼마나 맞는지는 모르나 통계적 의미는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혈액형은 여러면에서 중요합니다. 응급 수혈을 할 때는 말할 것도 없고, 혈액형에 따라 특수질병에 걸릴 확률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세포성분과 혈장이라고 부르는 액상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 적혈구의 각 표면은 각 혈액형마다 특수한 당 단백질로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혈액형이 달라지면 이 적혈구막을 구성하는 당 단백질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혈액형을 구별하는 특수물질은 적혈구 표면뿐만 아니라 침과 위액 등 분비물에도 들어 있습니다.

이처럼 인체를 이루고 있는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화학분자 가운데 분자 한개의 차이로 혈액형이 달라지며 때로는 특수질병의 원인이 분자 차원에 있기도 합니다. 한 예로 우리 핏속에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은 헴이라는 부분과 글로빈이라는 단백질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글로빈은 146개 아미노산이 특정 순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단백질에 아미노산이 하나 더 붙어 있거나 하나 덜 붙어 있거나 또는 146개 중 하나만 다르거나 또 다른 순서로 결합되어 있어도 죽음에 이르는 중병에 걸리게 됩니다.

흑인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낫세포 빈혈증 환자의 헤모글로빈을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환자들의 경우에는 정상인이 146개의 아미노산 중 여섯번째로 지니고 있는 글루탐산 대신 발린이라는 아미노산이 결합하고 있습니다. 이 질병은 유전성인데 이러한 비정상 헤모글로빈은 산소를 정상 속도로 운반하지 못하여 산소량이 적은 고지에 오르면 위험합니다. 따라서 산소가 모자라는 환경에 처하거나, 급하게 산소가 많이 필요한 육체활동을 하는 것을 피하여야 합니다. 이들은 적혈구가 낫모양을 하기 때문에 낫세포 빈혈증이라 부릅니다.

이처럼 분자 하나 차이로 일어나는 질병을 분자병이라 부르며 혈액형도 분자구조의 차이에 기인한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습니다. 물론 혈액형도 유전성을 지닙니다. 어떤 종류의 유전적 현상이든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 DNA 구조에 의존하므로 지금처럼 DNA과학이 성행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학과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다보니 이제는 분자 수준에서 인체의 질병들을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는데 아직도 의사들의 "정성"운동만으로 만병을 치료한다는 북한의 의학정책이 얼마나 허무한지 다시금 각인시키는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오늘 방송을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