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첨단 기술과 북한의 IT] 몸속 카메라
2023.12.22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을 세계의 첨단과학과 기술의 세계로 안내하는 북한에서 온 박사 김흥광입니다.
오늘 시간에는 사람들의 100세 무병장수를 위한 진단과 치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몸속 카메라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수박은 두드렸을 때 똑,똑 소리가 나야 잘 익은 것이고, 딸기는 만져봤을 때 단단한 녀석이 맛이 좋고 신선하다는 것은 보편적인 상식이죠.
속을 알 수 없는 과일처럼 우리의 인체도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우리에 칼을 대지 않아도 몸속을 샅샅히 촬영하여 종양과 같은 각종 질병을 찾아낼 수 있는 첨단의학 영상 장치들이 오늘날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첨단의학 영상 장치 중 CT 즉 컴퓨터 단층촬영기와 MRI 즉 자기공명단층 촬영기가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서울이든 지방이든 웬만큼 큰 병원에는 고가의 MRI와 같은 첨단의학 영상장치들을 대부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MRI 자기공명단층 촬영기를 사용해 진단받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제가 알기로는 재일동포가 지어준 평양 김만유 병원과 남한 교회에서 지어준 평양 아동병원 그리고 적십자사 병원에만 MRI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첨단영상 의학장치들을 본적도 없고, 쓴적도 없는 청취자들을 위해서 오늘은 몸속 모든 곳을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의학용 카메라에 대하여 알기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몸속을 찍는 사진기의 시작은 X선(방사선) 사진이었습니다. 1895년에 개발된 아주 후진 몸속 촬영기이지만 사람 몸을 투과한 방사선을 담을 수 있는 카메라 또는 현상할 수 있는 건판을 이용해서 우리 몸속의 뼈의 조직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의학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방사선는 제1차 세계대전 때 병사들의 몸에 박힌 총알을 제거하는데 큰 공을 세웠고, 이 방사선 카메라를 개발한 뢴트겐은 1901년 제정된 노벨 물리학상의 최초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체의 내부를 한장의 평면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점에서 X선 카메라의 한계가 있었는데요. 그래서 몸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수학자 라돈은 단층 영상의 원리를 처음으로 제시했는데요. 이를 실현할 기술이 없었다가 1970년대 초 미국 터퍼츠의 앨런 코맥과 영국 EMI 연구소의 가드프리 하운스필드에 의해 컴퓨터 단층 영상 촬영 장치, CT가 개발되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인체 내부의 구조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어요. 인체의 내부를 수평, 수직, 관상 면에서 단층으로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장점 때문에 오늘날 CT는 머리, 폐, 심장, 뼈, 혈관에 이르기까지 인체의 모든 부위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MRI는 우리 몸 안에 존재하고 있는 물 분자로부터 신호를 얻어내는 기계입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인테리어나 과학실험에서 사용하는 '미니 네오디뮴'이라는 자석이 있는데요. 그 표면의 자기장의 세기를 가우스 (G)라는 단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 세기는 약 2,500G 정도 합니다. 그런데 이 가우스보다 더 높은 수준에 자기장은 테슬라(T)라는 단위를 사용해서 표현하고 있어요.
1T=10,000G 정도의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MRI에서는 약 3T를 이용하고 있으니 정말 어마어마한 세기의 자기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렇다면 강력한 자기장 속으로 우리의 몸이 들어가게 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생물체, 특히 인체는 70%가 물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물에는 수소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평소 수소의 원자핵은 회전운동을 하고 있지만 자기장에 놓이게 되면 자기장 방향을 중심으로 세차운동이 일어납니다. 세차운동이란 회전하는 강체의 회전축이 변하는 운동을 말합니다.
세차운동 상태의 원자핵에 전자기파를 쏘이면 세차운동과 공명하는 주파수만 다시 방출하게 됩니다. 이때 다시 방출되는 전자기파를 안테나로 모아 컴퓨터로 재구성 하면 영상을 얻을 수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MRI즉 자기공명 단층 영상 촬영 입니다.
MRI는 자기장과 고주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인대나 근육 같은 연부조직의 해상도와 대조도가 CT보다 훨씬 좋으며 조영제 같은 특별한 약물 없이도 고해상도의 혈관 영상을 찍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속을 샅샅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매우 신기한 몸속 카메라 즉 첨단 의학영상 장비들이 있어서 북한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암을 비롯한 희귀한 병들까지도 사전에 찾아내 제때에 원만하게 치료하고 있습니다.
방송을 마치면서 북한도 새로운 무기개발 보다는 첨단영상 의학장비들을 구입하여 인민들의 건강과 복리를 증진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흥광이었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