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의 북한생각] 북 주민 체격, 뒷걸음치고 있다

서울-오중석 xallsl@rfa.org
2024.04.05
[오중석의 북한생각] 북 주민 체격, 뒷걸음치고 있다 북한 초등학생들이 평양시내 거리를 걷고 있다.
/REUTERS

북한 주민, 특히 청소년들의 키가 나날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키만 작은 게 아니라 영양 상태를 말해주는 몸무게도 평균 체중에 훨씬 미달해 북한 주민의 체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왜소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북한과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던 국제아동구호기금(UNICEF)의 한 관계자는 북한 청소년들의 체격이 나이에 비해 너무도 왜소해 놀랐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같은 민족인 남한 청소년과 북한 청소년의 키와 체격이 너무도 차이가 나서 같은 민족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회고했습니다.

 

실제로 외부에 공개된 북한 군인들의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면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작은 키에 앳된 얼굴의 병사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저 체격에 고된 군복무를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에 측은지심이 들기도 합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중학교 학생이 한국의 초등학생보다 더 작아 보이고 대부분 깡마른 체격입니다. 북한당국이 외부에 공개하는 사진에는 키도 크고 영양상태가 좋은 학생들이 등장하는데 이는 대외선전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사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한은 주민들의 평균신장, 체중 등 신체에 관한 정보를 일절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몇몇 국제기구에서 주민 신체정보를 요구하면 터무니없는 수치를 제공하고 있어 통계자료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가 2005년부터 2008년 사이 하나원에 입소한 19세 이상 탈북민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성의 평균 키는 165.4cm, 여성은 154.2cm였습니다. 남한의 경우 지난 2021년 한국의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키는 남자 174cm 여자 162cm로 나타났습니다. 조사대상을 청소년층으로 한정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앞서의 자료에 따르면 14세 미만 북한청소년은 남한 청소년에 비해 신장은 16cm, 체중은 16kg 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2년 한국 서울대 의대 연구팀은 조선시대 남성의 평균 키가 161.1cm, 여성은 148.9cm로 분석됐다고 밝혔습니다. 15세기에서 19세기 사이 조선인 유골 116구의 넓적다리뼈(대퇴골)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수치가 나온 것입니다. 지금 북한 사람들의 평균 키가 조선시대 사람들에 비해 4~5 cm 늘어나는데 그쳤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반면에 남한 사람들의 키는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이대로 가면 남북한 사람들의 체격 차이가 너무 벌어져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질성(homogeneity)이 훼손될 뿐 아니라 훗날 통일 이후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 뻔합니다.

 

나이 많은 탈북민들과 실향민들은 1950년대까지만 해도 오히려 북한 사람들의 키가 남한 사람들보다 더 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50년대 피란을 온 실향민들은 당시 남한 사람보다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았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당시 경성제대(서울대 전신)가 낸 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쪽 성인 남성의 평균 키는 166cm로 남쪽 성인 남성의 162.5cm보다 3.5 센티미터 더 컸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주민의 체격이 갈수록 작아지는 이유는 말할 나위도 없이 영양부족에 기인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한창 성장기인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잘 먹어야 하는데 만성적인 식량난으로 대다수 북한 어린이들이 영양부족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지난 200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영양 결핍으로 인한 발육 중단을 겪고 있으며 청소년 3명 가운데 2명은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에 태어난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상태는 심각한 수준으로 이 시기에 태어난 대부분의 아동이 만성영양결핍과 성장장애를 겪고 있어 북한에서 가장 취약한 인구집단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북한 청소년의 체격조건이 계속 뒷걸음치자 북한당국은 2008년 군 초모(입대) 대상을 당초 키 150cm, 몸무게 48kg 이상에서 키 148cm, 몸무게 43kg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초모 징집 대상인 17살에서 25살 청년들의 체격이 작아지자 병력 확보를 위해 체격기준을 낮춘 것입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시기에 태어난 청년들의 키가 너무 작아 병력을 채울 수 없게 되자 키 제한을 145cm로 다시 낮추었고 그나마도 부족해지자 키 140cm만 넘으면 무조건 입대해 현역병으로 복무하게 했습니다. 그 당시의 북한 군대는 아마도 아시아에서 가장 작은 병사들로 이뤄진 소인(小人)부대였을 것입니다.

 

현재 한국군은 신장 163cm 이상만 현역병으로 소집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신장 165cm 이상만 현역으로 입대시키고 그 이하는 보충역으로 활용하고 있어 북한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핵과 미사일로 한국과 자유세계를 위협하는데 열중할 것이 아니라 주민 영양상태 개선을 통해 우리 민족의 건장한 체격을 되찾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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