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의 북한생각] 북한 인권의 현주소

서울-오중석 xallsl@rfa.org
2024.04.19
[오중석의 북한생각] 북한 인권의 현주소 미국 워싱턴 DC에 기반을 둔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24 세계자유보고서(Freedom in the World 2024)’.
/프리덤하우스

2020년 이후 지금까지 북한의 인권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한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압박과 세계 인권단체들의 활발한 조사활동에 의거한 비판을 의식해 형식적이나마 주민의 인권개선에 관심을 보이는 듯하던 북한 당국이 팬데믹(코로나 대유행)을 계기로 주민의 기본권을 억압하고 공개처형과 관리소(정치범수용소) 수감의 증가 등 주민에 대한 인권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주민의 인권신장을 위해 한국과 미국, 유럽지역의 인권단체들이 활발한 인권운동을 전개하고 국제사회의 압력이 커지자 북한은 구타행위방지법을 새로 제정하는 등 일단 겉으로는 인권문제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대미, 대남관계가 악화되자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는 한편 남한에 대한 적대감을 극대화하더니 이제는 외부세계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습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국가권력에 의한 자의적 생명박탈 등 인권침해 사례들이 여러 건 보고되고 있습니다. 정상국가에서는 불법행위로 분류되지 않는 도강(탈북)이나 외부 영상물 시청 및 유포행위, 종교·미신행위 등에 사형을 선고하는가 하면 단순히 남한 영상물을 시청했다는 이유로 나이 어린 미성년자를 15~20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하고 있습니다. 교화소 등 구금시설의 열악한 환경으로 재소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김정은 집권 이후 한동안 뜸하던 공개처형(총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공개총살은 사형수는 물론 처형현장을 강제로 목격해야 하는 주민 입장에서 보면 가장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인권침해 사례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매년 세계 각국의 자유 지수를 조사하고 있는 프리덤 하우스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2024)에도 100점 만점에 겨우 3점을 받아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자유를 억압하는 나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의 조사가 시작된 1972년 이후 올해까지 반세기가 넘는 동안 북한은 해마다 정치적 권리(Political Rights)와 사회적 자유(Civil Liberties) 부문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7등급을 받고 있습니다. 남한, 즉 한국과 비교하면 정치적 권리와 사회적 자유에서 한국은 총점 83점을 받아 2등급을 기록해 국민의 자유를 확실히 보장하는 나라로 분류되었습니다. 북한과 함께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하는 반자유 국가로 낙인찍힌 나라는 시리아(1)와 남수단(1), 투르크메니스탄(2)등 세 나라뿐입니다.

 

프리덤 하우스의 발표가 아니더라도 북한이 인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증거는 차고 넘칩니다. 정권 초기부터 되풀이 되고 있는 공개처형과 숙청정치, 언론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 거주이전 및 직업선택의 자유 불인정, 집회결사의 자유 제한, 참정권 제한 등 북한 정권의 인권탄압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중국 등 해외로 탈출한 탈북민과 해외파견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도 중국과 러시아 등 현지 정부의 묵인하에 여전히 자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와 유엔 등 국제사회, 그리고 수 많은 인권운동가들이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 결과 북한당국도 한때 국제사회의 압박과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 겉으로는 주민의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에게 인권문제는 체제 유지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고려할 수 있는 것일 뿐 체제에 위협이 된다면 언제든지 가차 없이 탄압해야 하는 요소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북한주민이 남한 수준의 완전한 인권을 누리게 되려면 현재의 북한체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씨왕조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서야 북한인권의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자유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헌법 조문에 명시하는 것은 백성의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해야만 비로소 진정한 민주국가로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주민을 김일성의 교조주의 맹신자로 세뇌시키고 사회주의를 가장한 김씨 세습왕조를 지향하는 북한이 주민들의 기본권을 무슨 수로 보장할 수 있을까요? 현재의 왕조 체제를 포기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인권 단체나 인권운동가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유엔과 세계 각국 정부를 비롯해 다양한 북한인권관련 시민단체(NGO)들이 다각적인 협력과 긴밀한 연대를 통해 북한인권운동을 꾸준히 전개하는 것은 언젠가는 북한체제가 변하고 북한주민의 인권이 완전히 회복되는 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인권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이 북한체제 변화 후 인권탄압 가해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기 위해 인권침해 사례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전개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인권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수많은 시민단체와 선교회, 대북방송매체들이 북한주민에 바깥세상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외부정보의 활발한 유입으로 북한주민의 인권의식이 높아질수록 북한당국은 인권개선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될 것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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