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군을 돕기 위해 파병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북한 행태에 비추어 볼 때 이미 비밀리에 소규모 병력을 파병해서 러시아군을 도와주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은 오래 전부터 내전상태에 있는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나라들에 병력을 파견해 자신들과 무관한 제3국의 전쟁에 개입한 전력이 있고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비밀리에 북베트남군(베트콩)에 전투기 조종사와 특수부대 병력을 파견해 미국과 베트남의 전쟁에 적극 개입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와 탄약을 지원했고 그 대가로 석유와 가스, 밀가루를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은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북한은 이제 무기와 탄약 지원을 넘어 군대를 파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준비를 하고있는 것입니다. 지난 달 러시아 국영TV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군사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투병 5만 명을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군사문제 전문가인 러시아 언론인 알렉산더 슬라드코프는 자신의 유튜브 동영상에서 북한이 이번 사태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고 부르는 대신 러시아가 주장하는 대로 ‘특별군사작전’으로 규정하고 이 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함으로써 러시아와 협력할 용의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6월 25일 북-러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러시아의 요청에 의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파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와 관련 “우리가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의 사상자 수 증가를 언급하면서 “만약 내가 북한의 인사관리자라면 내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전쟁에 (러시아군의) 총알받이로 보내는 선택에 의문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북한군)는 러시아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참전 가능성을 열어 놓았습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돕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박정천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6월 김여정은 북한은 러시아와 같은 배에 타고 있다며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푸틴은 지난 6월 19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북-러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했습니다. 조약에는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는 경우 상대방은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이 같은 규정은 군사동맹에 준하는 것으로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염두에 둔 조약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6월 22일 북-러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조약’ 체결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북한 군대가 투입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러시아가 점령·병합해 자국 영토라고 선언한 지역의 복구작업에 북한의 공병대 등 병력이 투입될 개연성이 있다는 얘깁니다. 전문가들은 도네츠크와 헤르손은 러시아 국내법에 의해 러시아 영토이므로 북한이 이 지역에 파병하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공병부대를 보내던 노동자를 보내던 이들을 보호하려면 전투병력을 함께 보내야 하기 때문에 점령 지역 복구를 명분으로 북한이 인력을 보낸다면 전투병력의 파병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설이 불거지자 6월 20일 한국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러시아에 레드 라인, 즉 북한의 파병을 추진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북한군의 규모는 현역 95만 명, 예비군 42만 명으로 세계 4위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파병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계 각국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군사적 역량을 과시하기 위한 것입니다. 자원부국인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자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북한의 파병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안보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은 전쟁의 확산과 국제적인 긴장 고조, 특히 동북아시아 지역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국과 EU, 한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막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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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