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의 북한생각] 북한의 코로나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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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부터 3년 넘게 인류를 괴롭혀 온 팬데믹, 즉 전세계적인 코로나 감염병 사태도 이제 그 끝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병의 대유행은 북한의 비과학적이고 후진적인 의료실태의 민낯을 외부세계에 그대로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땅한 방역 수단을 갖추지 못한 북한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무조건적인 국경봉쇄와 주민 이동금지, 주먹구구식 방역,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인권유린 등으로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모든 나라들이 코로나 백신(왁찐)을 자국민에게 접종하느라 총력을 기울이던 때 북한은 백신 접종은 안중에도 없이 봉쇄와 주민 이동통제가 가장 효과적인 방역수단이라고 주장하면서 국경을 봉쇄하고 지역간 이동을 금지하면서 주민들의 발을 묶어두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과학적인 방역에 힘을 쏟을 때 북한은 성공적인 봉쇄정책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믿기 어려운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미국, 남한 등 국제사회가 코로나 백신과 방역물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거듭 제의했는데도 북한은 이를 거절하고 코로나 청정국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지난 2022년 4월 이전까지만 해도 북한은 '성공적인 방역정책과 지도자(김정은)의 영도 덕에 단 한 명의 비루스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자화자찬 하면서 외부세계와의 교류를 완전히 단절했습니다. 그러나 청취자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2022년 4월 25일에 수만 명의 인원을 동원해 진행한 대규모 열병식 직후 북한에서는 코로나 감염병이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제로(0)인 북한에서 전파력이 높은 변형 코로나 비루스인 ‘스텔스오미크론’이 전파되자 유열자, 즉 고열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막무가내식 봉쇄정책으로 코로나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던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 자유세계에 신무기를 과시하기 위해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는 바람에 북한의 코로나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당시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의료 전문가들은 북한에서만 16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전혀 안 되어있는데다 소독제 등 약품 부족, 열악한 위생 상태, 격리시설 미비, 환자의 부실한 영양 상태, 치료시설의 절대 부족 등을 북한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자국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오직 두 나라중의 한 나라입니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또 하나의 나라는 북아프리카에 있는 소국이자 1인 독재 사회주의 국가인 에리트레아입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 세계보건기구 등이 북한에 질 좋은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북한은 번번이 이를 거절하고 봉쇄정책으로 일관하다가 2022년 4월에 코로나의 대유행이라는 재앙을 맞게 된 것입니다.

급증하는 유열자에 비해 치료약이나 격리시설이 터무니없이 부족해 환자를 방치하거나 허술한 격리시설에 감금하고 아무런 치료도 해주지 않는다는 소식에 국제사회가 코로나 환자에 대한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를 제기하게 된 것입니다. 고열증상을 보이는 유열자를 코로나 검사도 하지 않고 무조건 열악한 격리시설에 수용하고 치료도 해주지 않아 사망자가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격리시설에 수용된 환자의 숙식비를 환자 가족에게 부담시켜 큰 원성을 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 집안팎 소독을 의무화했는데 소독약, 장비 부족과 마스크 조달이 어려워 효과적인 방역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내부 소식통들의 증언에 따르면 주민들이 착용하는 마스크는 대부분 비루스 차단 효과가 없는 헝겊으로 된 마스크이며 비루스 차단 필터가 장착된 중국산 마스크는 한 장에 북한 돈 1000~1500원에 달해 돈 많은 사람들이나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마스크 한 장을 4~5일에서 심한 경우 열흘 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방역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소식통들 전언입니다.

해열제 등 치료제와 소독제 부족사태는 더 심각한 것 같습니다. 북한의 선전 매체들은 코로나 치료·예방법으로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자가치료(민간요법) 방법을 소개했는데요. 유열자에게 금은화와 버드나무 잎을 달여 먹이면 효과가 있다거나 질경이 잎을 달여 먹으면 체온이 떨어진다는 등 비과학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 소개되었습니다. 오랜 기간의 국경봉쇄로 소독용 알코올이 절대 부족한 북한의 방역당국이 주민들에게 소금물로 손을 소독하고 양치를 하면 비루스를 방지할 수 있다고 권장했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코로나 감염병에 대한 북한의 방역정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북한정권이 과연 인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김씨일가와 당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