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인공위성도 잡는 탄도미사일 킬러, 서해에 왜?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23.04.30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 인공위성도 잡는 탄도미사일 킬러, 서해에 왜? 미 5항모전단의 기함인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지난해 9월 23일 한국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 AP

(진행자) 한반도의 군사 대치 상황의 현주소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해 보려는 '한반도 신무기 대백과'입니다. 한국의 자주국방 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과 함께합니다. 

 

(진행자) 한국 서해안에 한미 최정예 군함들이 집결하고 있고 일본도 분주합니다.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북한의 발표 이후 움직임이라고요? 

 

(이일우)  김정은이 지난 4월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고, 그곳에서 군사정찰위성 1호를 계획된 시일 내에 발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 보도를 보면 북한이 이미 자체 제작한 군사 정찰위성 1호를 완성했고, 이것을 발사체에 실어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됐는데, 실제로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북한이 2022년 초에 이미 정찰위성 개발을 거의 마쳤고, 여러 개의 정찰위성을 제작해 대량 발사하기 위한 전담 조직까지 만들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시점에 왜 정찰위성이죠?

 

(이일우) 북한이 최근 해일이라든가 순항미사일같은 미국의 항모전단을 원거리에서 타격하기 위한 수단들을 많이 만들고 있는데, 이런 타격 수단들을 활용하려면 타격 수단들의 ''이 될 수 있는 위성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공식적으로 북한에서 우주개발을 총괄하는 조직은 국가우주개발국이지만, 이와 별개로 <3.7 지휘부>로 통칭되는 <3월 7일 과학자·기술자 돌격대>가 운영되고 있고, 이 조직에 국방과학원, 당 군수공업부 주요 인사들이 포진한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명목은 우주개발이지만, 실제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위한 조직이고, 그들이 만들겠다는 군사정찰위성 역시 미국과 한국의 전략자산을 감시하고 추적하기 위한 목적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서해에 세계 최정예 군함들이 모인 것과 어떤 연관이 있나요?

 

(이일우) 이번 위성 발사는 서해안에 있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 또는 그 주변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발사체는 정남향 즉 적도 방향으로 사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일본은 로켓 비행 궤도상에 있는 오키나와에 패트리엇 PAC-3를 배치하고 SM-3 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을 대기시켜놓고 로켓 추진체나 탄두가 일본 영공을 침범하는 즉시 요격하라는 스탠딩 오더를 자위대에 내려놓고 있습니다.

 

한국 서해, 정확히는 경기도 평택에서도 이러한 요격 준비 작업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관측 됐습니다. 미 해군 제7함대에 배속된 이지스 구축함 존 핀이 4월 21일 평택해군기지에 입항했고, 이에 맞춰 한국해군 제7기동전단 소속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과 범용 구축함도 평택해군 기지에 입항한 첩보가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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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핀 입항 당시 평택해군기지를 촬영한 모습(배경은 보안상 모자이크 처리). /사진제공:이일우

 

(이일우) 제공한 사진은 정보원 중 한 명이 촬영한 것으로, 존 핀(USS John Finn)은 4월 21일 입항해 주말까지 시간을 보내고 출항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의 고성능 이지스 구축함이 평택에 입항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인데, 이번 이지스함과 7전단 전개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추적, 탐지에 방어력까지, 완벽한 이도류 구축함

 

(진행자) 존 핀이라는 전함은 알레이버크급(Arleigh Burke-class) 이지스 구축함이라는 설명을 봤는데, 이지스가 뭔지도 모르니 이 전함이 얼마나 특별한 능력을 가졌는지 이해하기 어렵더라구요.

 

(이일우)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왕인 제우스가 딸인 아테네에게 준 방패인 '아이기스(Aegis)'에서 이름을 따왔다

 

미 해군에 이지스 구축함인 알레이버크급이 등장한지 거의 40년이 됐습니다. 현재까지 70척이 건조됐고, 앞으로 20척이 더 건조될 예정인데, 등장한지 워낙 오래됐다보니 성능 개량이 끊임 없이 진행됐는데, 존 핀은 63번째로 건조된 알레이버크급으로 세부 분류상으로는 플라이트 IIA 버전으로 분류되는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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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해군기지에 입항하고 있는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 존 핀. /사진제공-이일우

 

(이일우) 컴퓨터도 세대가 바뀌면서 하드웨어가 바뀌고 운영체제도 윈도우 95, 98, 나중에는 윈도우 10 이런 식으로 바뀌는데, 북한에서는 붉은별 1.0, 붉은별 4.0 이런 식으로 컴퓨터 운영체제 바뀌듯 이지스함도 레이더와 이를 다루는 소프트웨어가 계속해서 발전해 왔습니다.

 

한국해군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이지스 레이더는 SPY-1D라는 모델이고, 이번 존핀도 같은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지만, 운영체제가 다름. 한국은 베이스라인 7.1, 존 핀은 베이스 라인 9.0을 탑재하고 있고, 이와 별개의 시스템으로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이지스 BMD, Ballistic Missile Defense라는 추가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습니다.

 

한국의 이지스함은 미국 이지스함과 외형적으로 비슷하고, 레이더도 같은 레이더를 달고 있지만, 운영체제만 있고,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개별 소프트웨어인 BMD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탄도 미사일을 볼 수는 있는데 요격할 수 없는 깡통 모델입니다.

 

한국의 이지스함은 탄도 미사일을 보기만 하는 탄도탄 추적 임무를 수행할 때 모든 출력과 연산 능력을 탄도탄 추적에만 배정하기 때문에 동시에 다른 임무를 수행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탄도탄 탐지, 추적 임무를 수행하는 구형 이지스함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대함 미사일이나 항공기에 대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 이지스함을 보호하는 다른 이지스함이나 방공 구축함이 반드시 따라 붙어야 합니다.

 

한국은 이지스 시스템을 처음 구매할 때 미국과 일본 2개국과 공동구매했지만, BMD라는 옵션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 당시 공동 구매된 이지스함 중 유일한 깡통 이지스함을 가진 나라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수시로 BMD 능력을 가진 이지스함을 한반도에 보내 탄도탄 대응 능력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탄도미사일 킬러 존 핀, 인공위성도 요격

 

(이일우) 이번에 평택에 온 존 핀은 최신 이지스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있어 모든 버전의 SM-3 미사일과 SM-6 미사일, SM-2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탄도미사일 킬러로 잘 알려진 SM-3 미사일은 미군이 지금까지 실험했던 탄도탄 요격 무기 가운데 가장 명중률이 높은 무기입니다. 블록 1A와 블록 1B의 경우 900km급 사거리와 요격고도를 가지며, 블록 2A부터는 2,500km급 사거리와 1,500km급 요격고도를 가지고 있어 탄도미사일은 물론 저궤도 인공위성까지 요격할 수 있습니다.

 

SM-6 미사일은 최근 미군에서 다재다능한 미사일로 각광받고 있는 미사일로 370km 거리의 공중 표적을 요격할 수 있고, 하강 단계의 전술탄도미사일 요격도 가능함. 최근 개발된 최신형 블록 1B 모델은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 능력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평택에 전개된 존 핀은 SM-3를 쏘면서 탄도미사일을 잡고, 동시에 SM-2나 SM-6를 이용해 적의 대함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상대할 수 있는 통합공중미사일방어, IAMD 능력을 가지고 있음. 원래 서태평양을 담당하는 제7함대에는 이런 배가 없었는데, 지난 3월 2일부로 7함대에 배속된 최신 이지스함이 서해에 들어온 것입니다.

 

광개토대왕, 최영, 이순신, 세종대왕 총출동

 

(진행자) 존 핀의 배치에 맞춰서 평택 해군기지에 여러 척의 전투함들이 바글바글 집결해 있는 상황도 포착됐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어떤 훈련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지?

 

(이일우) 정보원이 평택항에서 식별한 군함은 존 핀 외에도 한국해군 제7기동전단 소속 이지스함인 세종 대왕함, 같은 전단 소속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인 최영함, 한국형 구축함인 광개토대왕급과 한국형 호위함인 대구급 등이 있습니다. 제7기동전단은 제주해군기지와 부산작전기지를 주거점으로 움직이고 가끔 서해나 동해 작전 지원을 나오는데 이번에는 한국형 구축함 두 종이 동시에 평택 기지에 전개했습니다.

 

세종대왕함은 북한이 위성 발사체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필리핀해 방향으로 발사할 경우, 이를 탐지, 추적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고, 최영함은 SM-2 함대공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 세종대왕함을 근접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전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존 핀의 임무, 북 위성발사체 파편 요격 추정

 

(이일우) 존 핀은 이들과 함께 서해상에서 북한의 위성발사체 또는 탄도미사일이 정상 궤도를 벗어나 남한 서해안이나 섬에 추진체를 떨어뜨리는 상황에 대비해 여차하면 이를 요격하는 임무를 부여받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은 지난 4월 17일에도 동해상에서 율곡이이함, 미 해군 이지스함인 벤폴드함,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인 아타고함과 탄도 미사일 대응 훈련을 실시한 바 있는데, 존 핀의 전개 시기를 고려 하면 미국이 한국, 일본과 함께 한반도 서해와 동해 양쪽에서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자주 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과 함께 했습니다.  

 

기사 작성 김진국,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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