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전쟁을 지켜보는 북한의 입장은?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3.10.26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전쟁을 지켜보는 북한의 입장은? 8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화염이 솟아오르고 있다.
/AP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워싱턴의 홍알벗입니다.

 

청취자 여러분께 ‘전쟁이란 단어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요. 6.25전쟁을 치른 우리 민족에게 전쟁이란 단어는 정말 공포스런 것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6.25전쟁의 도발자인 북한 정권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의 편에 서서 무기장사를 한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현대 전쟁에 대한 평양정권의 착각” 이란 주제를 갖고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안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

 

MC : 현재 지구촌에서는 크게 두 곳에서 전쟁이 진행중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하마스와 이슬라엘 사이 갈등과 분쟁이 바로 그것인데요. 과연 전쟁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까?

 

안찬일: 돌이켜 보건데, 1964년에 시작된 베트남 전쟁에서 초강대국 미국은 4류국가인 북()베트남을 상대로 단 한 차례의 전투에서도 패배한 적이 없었지만 전쟁에서는 졌습니다. 미국의 국내 반전여론으로 공산주의로부터 남()베트남의 보호라는 원래의 전쟁목적을 미국은 1969년 베트남 주둔 미군의 안전한 철수로 수정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세계 제2의 강대국이라고 모두가 인정하던 러시아가 3류국가인 우크라이나와의 전쟁과정에서 국가적 위상이 크게 추락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러시아는 그 수많은 전투에서 단 한 번도 빛나는 승리를 거두지 못한 체 패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전쟁수행 전략에 무슨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요? 거인 러시아는 왜 소국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고 있는 것입니까? 저는 그것이 러시아 군부가 전쟁수행과정에서 교전 상대국 우크라이나와는 달리 심각한 전략적 마찰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하마스는 저들이 먼저 전쟁을 도발해 놓고 그 책임을 이스라엘에 뒤집어 씌우는 생억지 전략으로 나가면서 중동의 불가마를 뜨겁게 달구어 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 당국이 6.25 남침전쟁을 도발해 놓고 아직도 그 책임을 한국에 전가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MC : 이런 국제적 분쟁 또는 전쟁이 주는 교훈이랄까요? 북한정권이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안찬일: 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칼 폰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는 책상 위에서 계획하는 이론상의 절대전쟁(Absolute War)과 실제전쟁(Real War) 간의 차이를 극명하게 제시한 최초의 군사 전략가였습니다. 그에 따르면 "전쟁에서는 모든 것은 간단하다. 그러나 가장 간단한 것도 어렵다." 왜 그럴까? 만일 전쟁지도자가 결코 전투를 직접 체험하지 않은 초보자라면 그는 끊임없이 경험하는 이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는 사령관에게는 왜 탁월하고 예외적인 능력이 필요한지를 이해하지 못하며, 전쟁의 수행에서 모든 것이 단순해 보이고 필요한 지식은 대단한 것 같지 않다고 합니다. 전략적 선택은 아주 분명해서 비교적 고등 수학의 가장 간단한 문제가 아주 인상적인 위엄을 가지며, 그러나 일단 전쟁이 실제로 발발하면 어려움들이 선명해지지만 그러나 이런 조망의 변화를 초래하는 미리 내다보지 못한 지배적인 요소를 서술하기는 아주 극단적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전선의 사령관이 군사전략을 철저히 내면화하지 않고 엉성한 전략적 개념들만을 기억하고 전쟁에 적용한다면 마치 외교관이 어설픈 외국어 실력으로 국가 간 외교와 협상을 수행하는 것만큼이나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합니다.

 

MC : 북한도 6.25전쟁 동안 이른바 남진의 길에서 마찰과 갈등이 엄청났다고 알려졌는데요?

안찬일: 그렇습니다. 1950년 9월 중순, 북한군의 실제적 전쟁수행자인 강 건 총참모장이 금강계선에서 전사했고, 이어 안동전투에서는 제12사단장 최춘국 대좌가 죽었습니다. 최춘국은 간호장교에게 멈추어 가는 자기 심장을 15분간만 연장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솓아지는 피를 막을 길은 없었습니다. 전쟁에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마찰은 훨씬 더 심각합니다. 마찰에는 일반적 마찰과 우연적인 마찰 등 2가지 유형이 있는데 일반적 마찰은 전쟁의 분위기를 만들어 그것들을 저항의 수단으로 전환하는 요소들이며 여기에는 위험성, 신체적 분투, 군사정보의 불확실성과 우연적 마찰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모르는 초보자들에게 위험성이 처음에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그러나 이런 기분은 전투현장에 가까이 가면서 변하기 마련입니다. 시체가 나딩구는 전선에서 우리들은 장교들이 은폐함으로써 자신들을 총알과 포격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하여 자기보존의 본능이 자아 극기와 의무감과 경쟁하면서 갑자기 누군가가 총을 맞거나 포격에 당하면 우리는 더 이상 차분하고 침착하기 할 수가 없음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부상당하고 쓰러진 전우의 목격은 초보자에게 충격을 주어 그의 위험성에 대한 처음의 감정은 그것을 피하려는 강렬한 욕망에 의해 대치되며 복수심으로 비약합니다. 시간이 가면서 우리는 위험에 좀 더 익숙하게 되지만 그러나 우리의 인지와 판단에 미치는 심각한 악영향을 결코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MC : 현재 지구 두 곳에서 발생한 전쟁을 지켜보면서 평양 정권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과연 북한 당국자들은 무슨 생각이 있는 걸까요?

 

안찬일: 한 마디로 평양정권만 생존하면 평화도, 인도주의도, 박애도 언제든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현 김정은 정권은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침략국가인 러시아의 품으로 그렇게 쉽게 기어들어갈 수 있단 말입니까? 북한 인민들이 그걸 보면서 과연 김정은 정권에게 박수를 보낼까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이 그동안 생산해온 재래식 무기들인 방사포탄이나 박격포탄 등을 러시아에 팔면 당분간 평양 정권의 고갈되어 가는 외화벌이에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 기대는 금물입니다. 절대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절대적인 응원과 원조 속에 전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칫 러시아가 곤경에서 벗어나고자 핵무기라도 터뜨린다면 그것은 곧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약하게 될 것입니다. 승자의 편에 서지는 못할망정 패자의 편에 섰다가 김정은 총비서가 전범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평양 정권을 알아야 합니다.

 

MC : 북한에서 전쟁을 지켜보며 오판이 없어야 할텐데요. 점에 대해 안 박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찬일: 1950년 6.25 남침전쟁 도발 당시 김일성 주석의 나이는 겨우 38살이었습니다. 현 김정은 총비서의 나이와 비슷하지요? 집권 후 지난 10여 년 동안 오로지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며 달려온 김정은 총비서의 생각은 전쟁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최근 한국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공언하듯 평양 정권은 종말입니다. 북한은 현대 전쟁을 수행할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못합니다. 텅텅 빈 식량 창고와 녹쓸은 무기들, 제대로 시동도 안 걸리는 수 천대의 탱크들, 굶주리다 못해 영양실조에 걸린 장병들, 과연 이들이 어떻게 전쟁을 치룬단 말입니까?

 

MC : 그렇군요.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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