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워싱턴의 홍알벗입니다.
해마다 여러 국제인권단체들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국가별 종교의 자유 순위를 매깁니다. 그런데,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 최하위권을 보면 매년 빠지지 않는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특히 북한은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가장 센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오늘은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종교 탄압국, 북한”이란 내용으로 이야기 나눕니다. 안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
MC : 혹시 박사님은 종교가 있으신지요?
안찬일: 저는 기독교를 믿고 있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26년이나 살았지만 기독교는 무조건 나쁘다는 사실 외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에서 만난 와이프가 기독교인이었습니다. 또 제가 나서 자란 신의주와 의주는 한반도에 기독교가 상륙한 유서깊은 고장입니다. 평양을 동양의 예루살렘이라고 부릅니다만 의주의 압록강은 동양의 요단강이었습니다. 의주에 상륙한 기독교는 정주와 선천, 안주를 거쳐 평양으로 내려와 예루살렘의 기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현재 3만 4천여명 탈북민들 중 대부분이 기독교를 선택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북녘땅이 기독교의 불모지가 되어 가는 것을 막고, 통일 후에 북한 주민들을 선교하려고 그러는 것입니다.
MC : 그런데 최근 북한의 김정은 총비서가 '기독교 박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데 무슨 내용인가요?
안찬일: 네,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자' 가운데 한 명으로 미국의 한 국제 기독교단체에 의해 선정됐습니다. 당연한 귀결이라고 봅니다. 이 지구상에서 북한 만큼 기독교가 탄압받는 나라는 찾아볼래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국제기독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가 지난 1일 발간한 연례 보고서 ‘올해의 기독교 박해자 2023’에서 김정은 총비서를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지난 2일 보도했습니다. 이 단체가 연례 보고서를 발표한 2021년 이래 3년 연속입니다.
MC : 혹시 김정은 총비서 외에 또 다른 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이 올라 있는지요?
안찬일: 네, 기독교를 박해하는 최악의 인물로 김정은 총비서 외에도 시진핑 중국 주석,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다섯 명이 지목됐습니다. <국제기독연대>는 올해의 기독교 박해자 외에도 기독교 박해국에 북한 등 10개국, 박해 단체로는 6개 단체를 선정했습니다. 보고서는 현재 20만에서 40만 명에 달하는 북한 내 기독교인들이 모두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믿다가 적발될 경우, 고문이나 장기 강제 노동, 심지어 처형을 당한다며,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수만 명이 감옥에 수용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보고서는 김정은 정권이 기독교를 미국 제국주의의 앞잡이로 북한 정권과 신성한 북한 지도부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에 대한 충성 외에 다른 충성은 금지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C : 그렇군요. 북한의 수도 평양은 '동양의 예루살렘'이라 부릴 정도로 아름답고 신앙심이 깊었던 곳 아니겠습니까? 이것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안찬일: 네, 벌써 오래 전의 일이지만 한반도가 둘로 갈라서기 전까지 북한 땅, 특히 평양은 말 그대로 '동양의 예루살렘'이었습니다. 100년도 훨씬 전인 1907년 1월 2일, 평양의 장대현교회에서 '방위량(邦緯良)'이란 우리 이을 가진 미국의 블레어(Blair) 선교사의 주관으로 성경 강의를 하는 사경회가 개최됐습니다. 그가 한국으로 들어와 언어 습득을 마치고 평양, 안주 등 5개군을 관할하는 본격적인 전도사역을 한지 6년 만의 일이었는데, 매일 저녁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약 1천 명 정도로 많았습니다. 그런데 집회에 참석하려면 짧게는 16㎞, 길면 160㎞ 이르는 아주 먼 거리를 걸어야 했기에 2주간 사경회에 참석한다는 것은 아주 고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선교사가 전하는 새로운 성경 이야기와 서양 문물에 대한 정보를 듣기 위해 주민들은 그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찾아온 것이죠.
M C : 그런 역사적 배경이 있었군요. 그런데 김일성 정권은 동양의 예루살렘 평양을 동양의 기독교 불모지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었을까요?
안찬일, 네, 맞습니다. 1885년부터 1910년까지 설립된 장로교회의 683개 중 관서지방에 있던 것이 362개로 전체의 과반수를 넘었습니다. 해방전까지 북한에는 약 3000개가 넘는 교회들이 있었지만 적어도 한국전쟁 뒤 단 1개도 살아남지 못하고 모두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역사적 배경과 김일성 정권의 등장 등을 볼 때 왜 오늘날 북한 당국이 기독교를 왜 그토록 두려워 하는지 설명이 필요합니다. 오늘 북한은 3대 세습의 봉건체제입니다. 애초에 사회주의 제도를 수림할 때도 기독교가 방해였지만 오늘 3대 세습의 북한에 다시 기독교 열풍이 불어닥치면 저 전체주의 체제는 마치 물먹은 담벽신세가 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독재자의 신격화라는 개인숭배 때문에 하나님의 자리에 수령님을 넣고 신정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MC : 그런데 북한에 지하교회가 등장하는 등 상당히 희망적인 소식도 들려오는데 과연 북한의 복음화는 희망을 가져도 될까요?
안찬 : 그렇습니다. 평양 정권의 기독교 탄압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그리고 제일교회 등 공식적인 3개 교회와 1개의 성당, 이 제도적 '백화점 교회'가 북한 복음화의 불씨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국경 지방을 중심으로 지하교회가 날을 따라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3국을 통해 성경과 찬송가가 반입되고 그 외 인적 네트워크로 기독교가 북한 각지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밥은 굶어도 하나님 말씀은 놓칠 수 없다'는 인민들이 날을 따라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반인민적 정책이 곧 북한 복음화의 촉매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MC: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안 박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찬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MC : 끝까지 함께 해 주신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에디터: 이진서, 웹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