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세상에 부러운 것이 너무 많은 북한의 아동들”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2.06.02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세상에 부러운 것이 너무 많은 북한의 아동들” 북한 어린이들이 한복을 입고 공연을 하고 있다.
/AP

MC: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MC: 북한에서는 어린이를 ‘왕’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북한 아동들이 제일 많이 부르는 노래는 “세상에 부럼없어라”입니다. 북한 당국은 이 노래를 북한의 최고 명곡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어린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것이 많은 세대라고 안찬일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마침 엊그제 6 1일은 국제아동절이었으며 다가오는 6 6일은 북한 아동들의 정치조직인 소년단 창립 기념일입니다. 과연 북한의 아동들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동들인지 우리의 관심은 매우 큽니다. 해서 오늘 이 시간에는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것이 너무 많은 북한 아동들” 이런 제목으로 한국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이신 안찬일 박사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MC: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안녕하십니까 잘 지냈습니다.

 

MC: 박사님! 지난 1일은 일명 국제아동절이었는데 먼저 이 날의 유래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안찬일: 6 1일은 국제아동절입니다. 「국제아동절」은 '49.9.11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국제민주여성연맹이사회'에서 매년 6 1일을 어린이들의 국제적 명절로 제정한데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북한 독자적인 아동절이 아니라 사회주의권이 정한 어린이날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날 평양에서는 평양에 상주하는 외국인 여성 · 어린이들과 친선련환모임 행사를 가지고, 만경대 유희장에서 예술공연 및 체육경기 등을 하고, 각 도 · 시 · 군에서는 어린이들의 예술소조 종합공연과 체육 · 오락 경기인 자전거 경기 · 밧줄당기기 · 놀이감따기 · 통일기차놀이 · 글자붙이기 · 활쏘기 · 체조 등의 경기를 한다고 합니다. 북한 전체의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참가한다기보다는 평양의 소수만이 참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일반주민들이 휴일도 아닌 이날,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행사를 즐기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날이 공휴일인 남한과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MC: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아동들에게 제일 인기있는 노래가 “세상에 부럼없어라”라고 하는데 그 노래의 가사는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안찬일: , 세상에 부럼없어라 이 노래는 제가 북한에서 인민학교에 입학하던  1960년대 초반에 만들어졌습니다. 나름대로 사회주의가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이니 사회적 모순이 극대화되기 이전이라고 봐야죠. 노래 가사는 지금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1 /하늘은 푸르고 내 마음 즐겁다/손풍금 소리 울려라/사람들 화목하게 사는 내 조국 한없이 좋네/ (후렴)우리의 아버진 김일성 원수님, 우리의 집은 당의 품/우리는 모두다 친형제 세상에 부럼 없어라//등 김일성과 당에 대한 찬양일색입니다. 2절은 /우리 힘 꺾을 자 그 어데 있으랴/풍랑도 무섭지 않네/백두의 넋을 이어 빛나는 내 조국 한없이 좋네/ (후렴) 3 //동무들 다 같이 노래를 부르자/손풍금소리 맞추어/천리마 나래 펴는 내 조국 백화가 만발하였네//(후렴)에서도 아동들이 부르는 노래라기보다 어린 동심을 떠나 세뇌와 우상화를 선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이 노래는 1961년에 작곡가 김혁에 의하여 창작된 아동가요이며 198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자주 불렸습니다. 1960년대와 1970년대는 구소련과 동유럽사회주의 국가들의 차관과 무상원조로 배급과 생필품공급이 오늘날에 비하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MC: 그런데, 나중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요?

 

안찬일: 1990년대에 들어서며 동구권 공산국가들이 붕괴되면서 경제적 지원이 끊기고 체제유지를 위해 핵과 미사일개발에 막대한 돈을 탕진하여 심각한 경제난에 봉착한 북한정권은 고난의 행군을 겪었습니다. 수십에서 수백만의 기아와 병마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자 이 노래는 역사 속에 묻히는 듯하였습니다.그런데 창작된 지 50여 년, 노래가 불리지 않은지 20여 년이 지난 2016 6 1, 국제아동절을 맞으며 이 노래가 새롭게 등장하였습니다. 심지어 김정은은 김정일도 부르게 강요하지 않았던 이 노래를 7차 당 대회를 맞으며 김일성상과 김정일상을 수여했습니다. 북한정권은 2016 5 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서 이 노래가 “수령을 아버지로 모시고 온 나라가 화목한 대 가정을 이룬 사회주의 조국의 참모습과 당의 품속에서 참된 삶을 누려가는 우리 인민의 행복상을 격조 높이 구가한 영원한 수령송가”이며 “위대한 조선노동당에 대한 감사의 노래, 사회주의 찬가”라고 했습니다.

 

MC: 중요한 것은 노래가사보다 현실이라고 해야겠지요. 과연 북한 아동들은 오늘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찬일: 그렇습니다. 오늘 북한 청년들과 아동들은 이 노래가 세상에 너무 뒤떨어져 있다고 탄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사도 “우리의 아버지 돈버는 사람, 우리의 집은 장마당” 이렇게 고쳐 부르고 있습니다. 오늘 사실상 고난의 행군을 걷고 있는 북한에서 가장 삶의 고달픔을 겪고 있는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바로 아동들입니다. 우선 그들은 너무 배가 고픕니다. 한창 먹어야 할 나이에 죽을 밥 먹듯 하고 있으니 얼마나 배가 고프겠습니까? 한국이나 자유국가에는 식사 외에도 간식이 너무 많습니다. 과자와 사탕, 그리고 라면 등등! 북한 아동들은 이 흔한 것을 마치 ‘신의 선물’로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요즘 장마당이 생겨 사탕 과자와 엿 등이 팔리지만 그것도 돈이 있어야 사 먹지 아동들은 돈이 없으니 그야말로 그림의 떡입니다.

 

MC: 북한 아동들은 각종 놀이감 즉 게임기 등도 상당히 부러워할 것 같은 데 북한에서도 그런 것들을 아빠, 엄마가 척 척 사 줄 수 있는지요?

 

안찬일: , 평양과 대도시 어린이들은 게임기를 어느 정도 즐길 수 있습니다. 중국산이나 일본산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워낙 가격이 비싸 웬만한 가정이 아니면 그런 걸 사 주기 어렵고 아예 지방 어린이들은 그걸 구경조차 못한 애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니까 아동들의 두뇌 발달에서도 북한은 후진국을 면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MC: 김정은 총비서 시대에 들어와 유독 북한에는 고아원과 애육원 등이 많이 생겨났는데 이 모두 고아들을 수용하는 시설이라면서요? 왜 그렇게 고아원들이 많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안찬일: 물론 고아원, 애육원 같은 고아들을 수용하는 곳이 많이 생겨나 오갈데 없는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전에 고아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하는 일은 더 중요하다고 봐야겠죠. 북한에 고아들이 많이 늘어나게 된 원인은 1995년의 고난의 행군부터입니다. 부모가 아사하거나 행방불명되고, 심지어 아등들을 돌보기 어려운 무능한 부모들이 내다 버린 애들이 꽃제비가 되고 고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자식을 내다 버리는 사회에서 당국이 어떻게 그들을 먹여주고 입혀 주겠습니까

 

MC: 언제쯤이나 북한의 아이들도 여느 다른 나라 아이들처럼 자유롭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요?

 

안찬일: 북한이 개혁하고 개방되기 전에는 요원한 일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핵개발 등 무모한 군사도발을 당장 중지하고 인민들과 아동들이 부러워하는 경제복지보터 해결해야 합니다. 핵무기와 방사포는 결코 인민과 정권을 지켜 줄 수 없습니다. 또 소년단 창립일인 6 6일이 오면 북한의 아동들은 각종 정치행사에 동원되게 되는데 이런 것도 하루빨리 시정되어 마땅합니다.

 

MC: 박사님 고맙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안찬일: 넵 수고하셨습니다.

 

MC: 안찬일 박사의 주간진단, 진행에 홍알벗이었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진행 홍알벗,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