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춤

서울-김인선 xallsl@rfa.org
2020.09.01
711.jpg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앞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안녕하세요. ‘여기는 서울’ 김인선입니다.

 

꺾이지 않는 코로나비루스의 여파로 남한에선 다시 한번 일상을 잠시 멈춥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8월 30일 0시부터 9월 6일 밤 12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음식점, 학원, 실내체육시설 등 생활에 밀접한 장소에 대한 제한이 생겼습니다.

 

대형 커피음료전문점의 경우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에서는 음료를 비롯해 음식섭취가 금지됐고 포장 판매만 가능합니다.

주점을 포함한 음식점과 빵집의 경우 낮 시간에는

정상적으로 영업이 가능하지만 밤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과 배달만 허용됩니다.

 

좀 더 강화된 조치로 모두가 불편하고 힘들지만

나와 내 가족, 이웃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협조하고 있습니다.

탈북민 지원단체들 역시 잠시 멈춤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오늘 ‘여기는 서울’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가운데

탈북민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단체들의 근황을 전해드립니다.

 

인서트1: 온라인 전시+ 공연 소리

먹의 농담과 단목이 적절하게 구사되면서도 실제로 구름 같고 또 실제 마음 같습니다. / (판소리) / 질문이 들어왔는데요~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들.

공연장과 전시장이 문을 닫으면서 작가와 배우는 무대를 잃고 관객은 볼거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탓하기보다는 대안을 찾았는데요.

미술관람부터 연극, 가수들의 공연까지 모두 온라인 상에서 이뤄집니다.

관객들의 반응은 댓글로 대신하면서 말이죠.

이제 온라인 전시는 인공지능과 3차원 기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공연의 경우엔 실시간 생방송, 관객과의 대화방 소통 등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서트2: (뮤지션 인터뷰) 공연이라는 게 관객과의 나눔입니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을 통해서 즐기게 되는데~ / 앞뒤에서 다들 주시하고 계시니까, 시선 처리도 사실 힘들고 그랬는데, 금방 적응이 되더라고요. 아, 앞으로 흐름이 이렇게 가지 않을까.

 

탈북민 지원단체들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온라인을 활용합니다.

직접 찾아가서 만날 수 없다면 인터넷과 기능성 휴대 전화를 100% 이용하는 거죠.

가족 없이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들과 학교를 갈 수 없는 탈북 청년들까지

외로움을 덜어주고 친구, 이웃, 탈북 지원 단체 등

모두를 이어주는 건 인터넷과 휴대전화입니다.

특히 사진보다는 동영상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인서트3: (이종주/통일부 인도협력국장) 문화를 매개로 탈북민들과 지역주민들이 만나는 공간으로 기획됐습니다. 탈북민과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나실 수 있는 생애 나눔 대화라든지 …

 

지난 5월, 지역 주민과 탈북민이 소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개관을 한 ‘남북통합문화센터’ 안에는

전국 8도의 아리랑을 소개하는 통일문화체험관, 기획전시관

그리고 3만 권의 장서를 갖춘 평화통일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습니다.

초기엔 코로나비루스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도록 참여자의 숫자를 제한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백영현 센터장의 말입니다.

 

인서트4: (백영현) 사정이 좀 좋을 때는 소규모의 대면도 했었거든요. 일대일 상담이라든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방역의 기준을 지키면서 가능한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아주 심각하기 전, 1단계 때에는 저희가 (대면 프로그램을) 운영을 했습니다. 위험성이 높은 것은 온라인으로 했고 소규모이고 이 정도는 괜찮겠다 판단되는 부분은 대면, 비대면을 병행해서 시행해 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대면이 힘들다 보니까 지금은 거의 온라인으로 전환을 했다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된 프로그램은 동영상으로 제작돼 통합문화센터 홈페이지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볼 수 있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도 공개됩니다.

그 중 가장 인기있는 건 남북의 음식과 요리법을 소개하는 ‘남북요리톡톡’ 이라고 하네요.

 

인서트5: (동영상 인서트 부분) 남북이 요리로 소통하는 시간, ‘남북요리톡톡’입니다. 저는 25년간 북한에서 북한요리를 먹었고 지금은 맛있는 거 천지인 대한민국에서 6년차 미식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북한에서 온 애미나이 윤설미 입니다. 반갑습니다. / 북한에서 국영식당을 운영했고 이제는 남한에서 평양냉면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양강도 대표 윤선희 입니다. / 남한 대장금으로 불리우는 전순주인데요. 지금 대한민국 기능장으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남북을 대표하는 요리전문가들이 주제에 맞춰 음식을 만들고

탈북민 윤설미 씨가 조리과정을 지켜보며 음식에 담긴 남북의 문화를 소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인서트6: (동영상) 대구 따로 국밥이라는 게 있어요. / 따르 국밥? / 따로 국밥! / 따로따로~ / 네. 그렇죠. 이게 유래가 있는데 6.25때 대구로 내려간 양반들이 국을 시켰어요. 그런데 전쟁 통이니까 국에다 밥을 말아서 드리는데 양반을 국에다 절대 밥을 안 말아서 드셨거든요. / 아~ / 그런데 그 와중에도 따로 달라! 해서 생긴 게 따로 국밥이라는 음식입니다.

 

매년 진행되던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온라인 영상을 준비하는 곳도 있습니다.

민간 통일운동단체,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새조위’에서는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상담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신미녀 대표의 말입니다.

 

인서트7: (신미녀) 다섯 개 학교를 다니면서 통일 강연극을 해야 해요. 그런데 연극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니잖아요. 3개월 전부터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연극을 하려고 보니까 지금 이렇게 비대면으로 된 거에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우리가 유튜브를 만들 수 밖에 없었어요. 뭘로 우리가 공연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겠어요?

 

매년 진행했던 통일강연극을 올해도 운영해야 하는데 코로나가 새조위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통일강연극을 관람하는 학생은 2-300명 정도 되는데

실내 50인 이상 금지, 다중이용시설 운영 중단 등의

정부 방침에 따라 공연을 할 수 없는 거죠.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누구나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유튜브를 이용한 실시간 방송, 실시간 강연인데요.

당장 실행하는 덴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인서트8: (신미녀) 실방을 하려면 천명의 구독자가 있어야 해요. / (리포터) 아~ 유튜브 내에서도 구독자 수가 천명이 넘어야만 실시간 방송이 가능한 거에요? / (신미녀) 네. 유튜브 자체의 정책은 천 명 이내, 4천 시간 이내면 유튜버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죠.

 

그래서 요즘 신미녀 대표는 새조위 직원들과

다양한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답니다.

4천 시간 이상의 영상을 올리거나 구독자가 천 명이 넘어야 하니까요.

이렇게까지 온라인을 통한 활동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목표와 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인서트9: (신미녀) 탈북민에 대한 교육, 남한 사람들에 대한 통일교육, 남북한의 인식을 바꿔주는 거.. 그 3개가 핵심이에요. 유튜브를 시작해보니까 지역에서도 다 보더라고요. 부산에서, 전라도에서, 경상도에서.. 다 볼 수 있으니까요. 그 사람들이 유튜브를 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목표가) 계속 넓혀지더라고요.

 

-Closing-

새조위의 노력으로 실시간 온라인을 통해 강연극이 공개될 수 있을까요?

당분간 문을 닫게 된 탈북민 지원단체 곳곳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새로운 소통 창구를 모색하며 새로운 길을 찾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말이 어울릴 것 같네요.

위기를 기회로!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

 

<여기는 서울> 지금까지 김인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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