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 ‘국제관광지구’ 공사 제자리걸음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04.13

고립과 은둔의 나라로 알려진 북한,

하지만 오늘날, 인공위성이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어느 누구나 북한 전역을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위성사진은 북한의 변화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됐는데요, 'RFA 주간프로그램 - 하늘에서 본 북한', 북한을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오늘의 북한을 살펴봅니다.

위성사진 분석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입니다.

- ‘국제적인 관광도시 조성’을 목표로 북한 당국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 건설 공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 년 가까이 기초 공사와 새 건물 몇 개만 겨우 짓고 있는데요, 자금과 노동력 부족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후 매우 느린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요, 아마도 건설 공사를 활발히 추진할 만큼 자본이 넉넉하지 않고, 노동력도 다른 곳에 먼저 투입돼 공사가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갈마거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갈마비행장도 아직 모든 공사를 끝마치지 못했는데요, 오늘날 위성사진에 따르면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라는 북한 당국의 기대가 언제쯤 현실화될지 불투명해 보입니다.

-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 지난해 이후 느린 진척

- 1년 가까이 기초 공사에 일부 건물은 1층만

- 자금 부족하고, 노동력도 다른 곳에 우선 배치 이유

- 인근 갈마비행장도 공사 마무리 안 된 듯

- 대북제재 분위기에서 경제․관광개발구 타격 이어질 듯

미국의 상업위성이 지난 2월 26일에 촬영한 강원도 원산시 갈마거리의 모습입니다.

이곳은 북한 당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를 만들기 위해 일반 주택을 모두 철거하고 기초 공사를 시작했는데요, 관광지대에 걸맞은 초호화 건물과 공원, 휴양시설 등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이후 공사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요,

2016년 2월 26일에 촬영한 원산시 갈마 거리. 북한 당국이 착공식에서 국제적인 관광도시 조성을 외쳤지만,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이 주장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2016년 2월 26일에 촬영한 원산시 갈마 거리. 북한 당국이 착공식에서 국제적인 관광도시 조성을 외쳤지만,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이 주장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지난해 5월, 원산지구 건설 착공식을 대대적으로 거행한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Curtis Melvin] 지난번에 살펴본 이후 공사에 거의 진전이 없습니다. 일부 지역에 두 개 건물 공사만 진행됐는데, 그것도 1층 공사만 이뤄졌을 뿐입니다. 지난해 준공식을 크게 보도한 이후 거의 진척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성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해 착공식이 있은 이후 어느 정도 기초공사는 이뤄졌습니다. 갈마거리 중간에 아파트가 들어설 3곳의 공간이 눈에 띄고, 위쪽으로 두 채의 건물이 새로 지어지고 있지만, 1층 공사만 했을 뿐입니다.

이 밖에도 곳곳에 약간의 공사를 시작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큰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멜빈 연구원의 설명인데요, 자금과 노동력 부족 때문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Curtis Melvin] 지난해 이후 매우 느린 변화를 보이고 있는데요, 아마도 건설 공사를 활발히 추진할 만큼 자본이 넉넉하지 않고, 노동력도 다른 곳에 먼저 투입돼 공사가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 관광지구 공사가 끝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갈마거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갈마비행장도 아직 모든 공사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갈마비행장은 군사용과 민간용을 위해 대형 활주로와 공항 터미널, 비행기 격납고, 관람석 등을 재건․확장하고 한글과 영어로 ‘갈마’라 써놓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새 단장에 나섰는데요,

북한이 개건 확장한 원산 갈마비행장. 아직 대형활주로 공사가 끝나지 않았고, 건물 내부 공사도 여전히 진행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갈마비행장과 관광지구 건설의 부진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꿈은 계속 멀어지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북한이 개건 확장한 원산 갈마비행장. 아직 대형활주로 공사가 끝나지 않았고, 건물 내부 공사도 여전히 진행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갈마비행장과 관광지구 건설의 부진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꿈은 계속 멀어지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위성사진에 따르면 아직 큰 활주로 공사가 끝나지 않았고, 공항 터미널과 기간 시설에 대한 내부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멜빈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갈마비행장의 재건․확장 공사와 갈마거리에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의 조성을 계기로 연간 100만 명 이상의 대대적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위성사진에서 확인한 현재 진행 상황으로는 언제쯤 현실화될지 알 수 없어 보입니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북한 사회의 혼란 분위기 속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관광지구 개발은 오늘날 북한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전문가는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북한 정권이 공들여 온 경제 개발구 개발 전략에 큰 차질을 예상했습니다. 대북제재의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에 투자할 외국 기업이 있겠느냐는 건데요,

특히 북한과 중국이 공동개발하는 백두산 인근의 ‘무봉국제관광특구’와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 바 있습니다.

대대적인 선전과 착공식을 앞세워 야심 차게 추진했던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구’. 하지만 지난 1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국제적인 관광도시 육성이라는 꿈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 하늘에서 본 북한>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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