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산책] 보릿고개

서울-윤하정 yoonh@rfa.org
2023.04.21
[음악 산책] 보릿고개 봄비가 내린 18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탑동시민농장에서 우산을 쓴 시민이 꽃잔디와 꽃사과나무 사이를 지나고 있다.
/연합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음악 산책> 윤하정입니다.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굴욕을 참을 줄 알아야 한다!’ 일본인 물리학자 고시바 마사토시가 노벨상을 받으며 한 말이라고 하는데요. 이 말을 되새기며 삶의 오랜 힘겨움을 이겨낸 한국인 시인이 있습니다. 바로 내년이면 등단 60주년을 맞는 신달자 씨인데요. 1943년생으로 반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를 써온 그녀가 이번에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이라는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전쟁과 평화라는 단어 때문인지 유독 눈에 들어왔는데요.

 

시에서 묘사된 작가의 부엌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다섯 개의 칼과 쇠뭉치 방망이, 날 선 가위, 냉동고의 얼린 고기부터 냄비 안의 푹 고아진 뼈까지.  게다가 서랍장엔 한 주먹 털어 넣으면 영원한 안식으로 가는 약도 가득하다고 해요. 시인은 이렇듯 죽음의 공포가 널려 있는 부엌에서 매일 평화롭게 밥을 먹는다며,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삶이라는 전쟁 속에 있지만, 그 속에서도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요

 

신달자라는 시인은 몰라도, 그녀의 시를 읽어본 적은 없어도 북한 청취자 여러분도 충분히 공감하지 않을까 합니다. 매일 전쟁 같은 삶, 하지만 그 안에서도 기쁨과 평화를 느끼고 그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계실 테니까요.

 

브라운아이즈의 희망으로 오늘 <음악 산책> 출발합니다.

 

BM 1. 브라운아이즈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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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윤하정,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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