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영의 질문있어요] 북한에도 음식 배달 앱이 있나요?

조미영-탈북 방송인 xallsl@rfa.org
2022.10.31
[조미영의 질문있어요] 북한에도 음식 배달 앱이 있나요? 서울 시내에서 배달대행 종사자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연합

앵커 : 모든 것의 시작은 질문질문을 통해 한국사회와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합니다청진 출신 탈북 방송인 조미영 씨가 진행하는질문있어요가 이어집니다.

 

(음악 up & down)

 

“안녕하세요. 천안에서 살고 있는 30대 남자입니다. 저는 회사가 천안이라 부모님 집을 나와 이곳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데요. 집에서는 거의 밥을 안 하다 보니, 음식은 늘 배달 앱을 통해 시켜서 먹습니다. 북한에도 혹시 음식 시키는 배달 앱 같은 것이 있나요? 있다면 북한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가장 많이 배달시키나요?”

 

(음악 up & down) 

 

아, 배달 앱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네요. 저 역시 배달 앱을 많이 애용하고 있는데, 사용하면서 이런 배달체계가 북한에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늘 생각하거든요. 오늘도, 거의 모든 한국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배달 앱에 대한 설명 먼저 드리고 또 북한의 배달문화에 대한 질문에도 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앱'이라고 하면 응용프로그램을 말한다는 것, 이제 여러분도 많이 알고 계시죠? 그래도 한번 더 설명 드리면 한국에서 말하는 배달 앱은 식사류부터 음료, 술, 아이스크림까지 온갖 먹거리를 파는 음식점과 음식을 사려는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응용프로그램을 칭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가능한 지능형손전화기, 한국에서는 스마트폰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스마트폰에 '배달앱', 응용프로그램을 내려 받습니다. 대표적인 배달앱으로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잇츠' 등이 있습니다. 깔아놓은 앱을 실행시키고 음식을 주문할 때, 가장 먼저 내가 음식을 받으려고 하는 곳의 주소를 입력을 해둡니다. 그러면 인터넷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위치를 파악해 그 근처에 있는 음식점들이 쭉 보여지게 되는데요. 각 음식점마다 음식의 사진과 설명, 그리고 가격까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고 결제를 진행하게 되는데, 결제완료가 되면 음식점에 주문이 전해지고 음식점이 음식을 다 만들면 주변에 있는 배달원이 음식점에서 음식을 받아서 제가 원하는 곳까지 배달해주는 그런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최대한 여러분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 드려보려고 했는데, 그래도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으시겠죠? 특히나 ‘결제는 어떻게 하나요?’ 물어보실 텐데, 은행 계좌를 통한 입금이나 배달을 받으면서 직접 결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미리 배달 앱에 등록해 둔 카드를 통해 바로 결제를 합니다.

 

몇 년 전부터 북한에서도 나래카드 등 카드를 통한 결제방식을 이용한다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얼만큼 썼는지가 기록으로 남게 되는 카드 사용이 북한에선 쉽게 대중화 되지는 않는 듯 합니다. 이곳에선 배달 앱을 이용해 카드로 결제하여 음식을 주문하는 저는 매번 기록으로 남아있는 저의 주문 목록과 금액을 보면서 이번 달도 많이 썼다는 생각과 함께 북한에서 이렇게 사용했다간 안전원한테 한번 정도는 불려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하거든요.

 

돈을 벌 수 있는 일거리도 돈을 쓸 수 즐길거리도 많은 한국에서는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죠. 노동력과 시간을 들여 음식을 하지 않아도 먹고 싶은 것을 그때그때 집 앞까지 바로 배달 받을 수 있는 배달 앱은 그래서 한국사람들에게 필수 응용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오늘 질문에 답을 해드려야 할 텐데, 북한에도 배달 앱이 있냐고 하셨는데요. 답이 애매합니다. '없지는 않습니다'라고 말을 해야 할 것 같거든요. 음식점 배달 앱으로는 대표적으로 '옥류'를 얘기할 수 있을 텐데요.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음식 중 하나는 옥류관의 냉면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모든 앱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누구든 자유롭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한국과 달리 북한의 응용프로그램들은 모두 인트라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때문에 인트라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만 '옥류' 같은 배달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평양사람들에게는 음식 배달 앱이 있는 거고, 지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음식 배달 앱이 없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다행히 최근 지방들에서는 음식 배달 앱은 아니더라도 전화 주문을 통해 물건과 음식을 배달해 주는 배달문화가 점점 더 활성화되고 있다고 하니 그래도 번거롭고 힘든 일이 조금은 줄어든 것 같아 반가운 마음입니다. 북한에서 음식 장사는 가장 돈이 없는 사람들이 시작하는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장사라고들 하죠. 하지만 북한에도 인터넷이 열리고 배달 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면 두부밥만 만들더라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텐데 아쉽습니다.

 

출연 조미영, 에디터 이예진,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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