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지금] 스키장을 혼자 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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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곳 캐나다는 추워도 너무 춥습니다. 이럴때 신나는 사람들이 있죠. 겨울 체육을 즐기러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겨울의 나라 캐나다에서 볼 수 있는 스키장에 대한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최근 영국의 한 매체에서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을 혼자 쓰고 있는 러시아 여성의 모습을 공개했는데요. 빅토리아라고 부르는 이 여성은 넓디넓은 사람하나 없는 스키장에서 혼자 스키를 타면서 “호텔도 매우 편했고, 깨끗한 객실 등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당구도 치고 스케이트도 탔다”라고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사진과 글을 올렸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인터넷 사회관계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실 분들이 많아서 잠시 설명해 드리면 이것은 개인 신문, 개인 방송과 같아서 자신만의 인터넷 온라인 공간에 자신의 일상을 사진과 함께 올리면 친구나 여기에 연결된 사람들이 순식간에 함께 볼 수 있는 방식을 말합니다.

북한에서는 쇼설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 금지가 되어 있지만 이 여성은 특별히 외국사람인데다가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을 홍보하려고 그대로 놔두고 있다고 해외언론은 전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고 어이없어 했겠지만 북한에 대해 잘 아는 저는 화가 났습니다.

마식령 스키장을 지을 때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땀을 흘리면서 맨 잔등으로 돌을 나르면서 지었습니까? 이것은 굳이 탈북민들의 증언이 아니더라도 북한이 조선중앙방송에서 직접 내보낸 마식령 스키장 건설 기록영화를 본 사람은 다 알겁니다.

그렇게 인민들이 고생해서 지어놓은 스키장에 지금 사람들이 맘껏 와서 즐겨도 모자랄 판에 오직 외국인 한명이 혼자 그곳의 온갖 시설을 즐기고 외국에 자랑한다니 북한사람들이 알면 얼마나 기막힐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절레절레 흔들어집니다.

사실 이곳 캐나다에서도 스키나 스노우보드는 좀 비싼 겨울 취미생활에 속합니다. 겨울의 나라 캐나다 사람들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국민운동이다라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선 리프트, 즉 스키장에서 사람을 산 위쪽으로 옮겨주는 케이블카는 토론토만 해도 주변에 여러개 됩니다. 그런 곳에 시간당 이용가격은 30달러에서 하루에 백달러도 넘습니다. 캐나다는 돈을 굳이 지불하지 않아도 무료로 겨울 체육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너무 많아 상대적으로 스키나 스노우 보드 타는 것이 비싼 취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많은 사람이 겨울에 한번쯤은 스키장에 맘껏 신나게 눈속을 질주하면서 재미있게 놀러 가는데요. 캐나다는 세계 최고의 스키장이 두개나 있을 만큼 멋진 스키장이 꽤 있는데요. 토론토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블루마운틴 스키장에 가면 한마디로 설국에 온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밤에도 불을 대낮같이 켜놔서 스키뿐 아니라 불꽃놀이 얼음공예 등 다양한 볼거리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은 겨울뿐 아니라 여름에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데요. 블루 마운틴 아래에는 빨갛고 파란 지붕의 유럽식 건물들을 지어놓은 상가들이 있는데 그곳을 지날 때면 환상의 겨울 동화나라에 온 느낌이 듭니다. 아마 북한도 이런 캐나다의 모습을 본따 북한에 최대의 스키장을 지었나 싶은데요.

북한은 대북제재를 어기면서 까지 마식령 스키장 곳곳에 제설기, 눈자동차 등 캐나다와 북유럽의 고가 장비들을 마련해 스키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스키장을 혼자서 다 쓰면서 재밌다고 자랑하면 당장에 사회적 지탄을 받아 망신 당할 것 입니다. 특히 북한의 마식령 스키장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사람들이 알게 되면요.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 담당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