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이름이 바뀌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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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캐나다 토론토시가 시 중심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의 하나인 던다스 거리의 명칭을 바꾸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던다스 거리는 이곳 캐나다 토론토시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거리중 하나로 토론토 대학교를 포함한 고등교육기관과 정부기관들, 금융기관, 미술관과 극장, 차이나 타운, 수림공원 등을 연결하는 캐나다 최대 중심 거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제1차 세계대전이 있은 때부터 세워진 이 거리는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 이 거리의 이름은 18세기 영국의 유명한 정치인이며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던다스의 이름을 따서 지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토론토 시민들이 이 거리의 명칭을 바꿀 것을 시에 청원하면서 온라인 청원서에는 7,000명이 넘는 시민이 동참했습니다.

던다스 거리의 개명을 요청하는 청원서에는 헨리 던다스는 대영제국의 노예제도 폐지를 방해하는데 일조한 인물로서 대서양 횡단 노예무역의 폐지를 늦추고 50만 명 이상의 흑인을 노예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노예제가 연장되는 과정에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인종불평등과 착취의 제도를 보전하기 위해 힘써온 사람들의 역사성을 부정하는데 이제는 나서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캐나다 사람들은 공공의 거리 이름과 기념물에 국민의 가치가 반영되기를 원한다면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가치가 없는 이름은 제거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토론토의 존 토리 시장은 이 청원에 호응해 반인종 차별주의자가 설자리는 없다며 거리 이름 수정을 정식으로 시의회에 건의했습니다.

토리 시장은 이것은 역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의 역사상 어두운 장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토론토의 라이러슨 대학의 학생들은 원주민 인종 구분 교육법을 실시한 라이어슨의 이름을 딴 대학의 명칭을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최근 토론토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는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딴 공공장소의 명칭을 바꾸려는 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현상에 대해 북한 주민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 명칭으로 불리는 것은 무엇이나 최고의 예우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김일성종합대학, 김일성상계관인 등 명칭뿐 아니라 꽃에도 김부자 이름을 넣었지요. 하물며 어딜 가나 김일성, 김정일이 다녀간 곳이면 꼭 표시를 해놓습니다.

북한은 또한 전국 곳곳의 군이나 시의 이름을 김부자 정권에 충실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량강도 신파군을 김정숙 군으로 후창군을 김형직군으로 바꾸고 북한 최대의 철생산 기지인 성진 제강소를 김책 제철소로 바꾸었지요.

던다스처럼 거리 이름에 김일성의 이름을 붙인 것은 북한지역보다도 외국이 더 많습니다. 캄보디아의 프놈펜, 시리아의 다마스코스, 모잠비크의 마푸투 등 주로 친북성향의 국가들에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을 딴 거리가 있고 심지어 공원도 있습니다.

이런 수많은 건물들과 거리 등에 김부자 정권이 자신의 권력과 명성으로 비록 이름은 새길 수 있지만 언젠가는 인민들의 청원으로 이렇게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번에 토론토에서 진행되는 거리 명칭 변경안이 시의회에서 확정될 경우 개명 작업에 따른 비용은 630만 달러가 소요되며 주민 97만 명과 사업체 4천 500개의 주소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는데요.

토론토시는 이 밖에도 어두운 과거사와 연결되어 있는 인물의 이름을 사용한 60여 곳의 도로명칭을 수정해야 할 사례로 지적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