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데이에 돌아보는 캐나다의 자연환경

토론토-장소연 xallsl@rfa.org
2021-05-31
Share
빅토리아 데이에 돌아보는 캐나다의 자연환경 마을 공용 카누가 놓여 있는 캐나다 온타리오의 한 호숫가 마을
RFA PHOTO/장소연

지난 5 24일은 이곳 캐나다에서 공휴일인 빅토리아 데이었습니다.

빅토리아는 지금으로부터 200여년전에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알려졌던 영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여왕으로 영연방국가인 캐나다는 이 빅토리아의 생일을 법정 공휴일로 정했습니다. 그렇다고 북한처럼 요란한 행사를 하고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쉬기 위해 만든 5월의 공휴일이라는 의미가 더 큽니다.

겨울이 긴 캐나다는 이 빅토리아 데이를 기점으로 하여 본격적인 여름철에 들어가는 날로 여기고 축포를 터트리며 호숫가에서 즐긴다든가 또는 가족들과 짧은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저도 3일간의 긴 휴식일을 맞아 제가 살고 있는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다섯 시간 거리에 있는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 있는 작은 호숫가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북한으로 말하면 함흥에서 청진까지 갈만한 거리를 자동차로 왔다갔다 한 것인데요.

오타와는 프랑스계 이민자들이 주로 정착한 퀘백, 몬트리올과 영국계 이민자들이 주로 살고 있는 온타리오 주의 경계에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로 천혜의 자연이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물론 캐나다는 어디를 가나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늘 볼 때마다 감탄 하는 것이지만 북한에서도 많이 자라는 나무나 풀 그리고 꽃들을 이곳에서 볼 때는 특히 생각이 많아집니다.

5월에 들어서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잔디나 길가에 깔린 민들레 입니다. 잔디는 일부러 심지만 민들레는 심지 않아도 잘 자라는데 5월초부터 시작해 길가는 온통 민들레 꽃으로 황금주단을 깝니다.

물론 이곳에서는 누구도 민들레를 캐서 먹지도 않고 민들레가 먹을 수 있는 풀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히려 민들레는 잔디의 미관을 방해하는 풀로 여겨서 푸른 잔디밭을 가꾸는 사람들은 무조건 민들레를 캐서 버리기도 합니다.

캐나다에서 특히 흔히 볼 수 있는 봇나무, 이깔, 들쭉 등 나무가 있는 숲속에 들어가면 북한으로 말하면 혜산이나 백두산 근처 고산지대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캐나다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자연의 그림도 호숫가에 봇나무가 서있는 그림인데 이것도 역시 북한에서 유명한 삼지연 봇나무 그림을 연상시킵니다.

특히 봄철에 이곳 숲에는 고사리, 고비, 참나물 등 산채들이 많이 납니다. 그것도 깊은 산중도 아니고 주변 공원 산책로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산나물을 채집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 되어 있습니다.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법으로 규정한 것 인데요.

자연에서 스스로 나서 자라는 식물들을 사람이 함부로 채집 못하게 국가가 금지한다는 것도 북한사람들 입장에서 상상 못할 일이죠?

꽃은 아무리 예뻐도 절대 꺾지 않는데요. 이것은 자연환경을 훼손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감상을 못하게 하는 나쁜 행위라고 이곳 캐나다 사람들은 생각한답니다. 또한 아무리 산속이라도 절대로 소리를 치거나 즐겁다고 노래를 부르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는 짐승들이 놀라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한 가장 일반적인 예절입니다.

사람들은 운전하다가 게사니나 오리, 너구나 등 동물가족들이 무리지어 길을 건너는 것을 보면 반드시 차를 세워 길을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 줍니다.  

제가 여행한 조그만 산속 마을은 곳곳에 크고 작은 호수들이 있고 그 호수를 집들이 둘러싸고 있는 그림 같은 마을이었는데요. 언뜻 보기에 그냥 자연스러운 숲속에 있는 마을 같지만 마을사람들은 다 비용을 내어 숲에 잡나무들을 베어내고 공동길의 잔디를 깎아서 함께 마을을 이쁘게 가꾼다고 전했습니다.

그런 예쁜 숲속길을 한참 걷노라니 지금쯤이면 산나물을 뜯으러 산야를 헤매고 산비탈을 벗겨 밭을 만드느라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고향 사람들이 떠올라 걸음을 가볍게 옮길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소연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