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취업 60대도 늦지 않아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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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북한이탈주민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한국에선 경력단절 여성들의 취업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임신, 출산, 육아로 경제활동을 중단했다가 재취업을 원하거나 경제활동을 한 적 없는 주부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한 취업교육 프로그램이 점차 늘고 있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탈북여성들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취업상담을 원하는 탈북자들 가운데 연세 높으신 분들도 많으신가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한국에 정착하면서 취직하면 취업 장려금 제도가 있지만 나이 드신 분들 경우에는 보호결정을 받을 때 시점으로 만 60세 이상이면 취업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해서 노령가산금을 지급받게 됩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60대라 해도 집에서 쉬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고 60대는 노인 축에도 끼지 못 하는 형편이잖아요. 우리 탈북자들의 경우에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비록 60살이 넘었다 하더라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입니다. 사실 50-60대인 경우에는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들다는 정규직에서 일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예진: 사실 한국에 와서 숙련된 기술이 없다면 5, 60대가 취업을 하기에 적당한 일자리들이 많지 않을 것 같아요.

마순희: 물론 맞는 말씀입니다. 젊은 사람들도 아니고 5, 60대인데 거기에 숙련된 기술까지 없다면 적당한 일자리를 찾기가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르신들만이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으니까 일하겠다는 생각만 있으면 일자리가 없어서 일하지 못하지는 않거든요.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북한에서의 경력이나 기술 등을 이용하여 전문직에서 일하는 분들도 계시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한국에 와서 교육을 받고 일을 시작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가장 많은 분들이 일하고 있는 일자리가 요양보호사일 것입니다.

이예진: 많은 분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에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노인 요양원이나 재가 시설에서 노인들의 건강을 돌봐주는 분들을 요양보호사라고 하죠. 자격증도 따야 하고요.

마순희: 네. 일정한 기간을 학원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후 자격증취득시험을 거쳐서 자격증을 취득하시면 언제든지 취업이 가능합니다. 요양보호사교육은 국비로 즉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곳이 많고요. 또 인터넷으로도 수강 가능한 곳도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것과 일반 간병인으로 일하는 것이 급여 부분에서나 일자리 찾는 부분 등에서 차이가 날 수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일하고 있고 가끔은 사회복지사나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시고 요양시설 등에서 일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여러 가지로 유리한 점들이 많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 것이기에 일상적인 상식으로라도 의학적인 간병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필요하고 또 가족을 간병하면서도 수당을 받을 수가 있어서 많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있고 가정집 도우미로 활동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파출부라고 하여 맞벌이를 하고 있어서 시간이 없거나 연로하셔서 가사 일을 하기 힘든 분들, 혼자 사시는 분들 집의 가정 일을 대신해주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일들도 지금은 여성발전센터나 복지관 혹은 여성일자리 찾아주는 기관들 등에서 일정한 교육을 받고 파견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또 여성분들 경우에는 청소 미화원으로 일하는 분들도 많으시고 남성분들 경우에는 아파트나 빌라 관리직 혹은 경비직으로도 많이 일하고 계십니다.

이예진: 자격증을 따야 하는 요양보호사 말고는 대부분 단순 업무인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요. 그렇게 일자리를 찾는 5, 60대 탈북여성들 가운데 일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가요?

마순희: 그렇습니다. 일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거의 일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족들이 함께 나와서 손자, 손녀들을 돌보는 일을 맡아서 하시는 경우도 있고 건강이 안 좋아서 일을 못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회사에 나가지 않고 가정 일만 하는 전업주부라고 하죠. 전업주부로 있던 여성들인 경우에는 일하러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현상도 있습니다.

며칠 전 한 아파트단지에 살고 있는 지인이 전화가 왔는데 꼭 좀 만나서 할 이야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시간을 내서 약속 장소에 갔더니 40대의 부부가 11세, 9세 두 자녀를 키우면서 살고 있는 집이더라고요. 그 여성은 한국에 나온 지 12년이 넘었는데 나와서 얼마 안 되어 결혼을 했답니다. 연이어 아이를 둘 낳다보니 애들을 키우느라고 한 번도 일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벌어 오는 돈으로 집안 살림만 하면서 남들이 회사 다니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남의 얘기로만 들으면서 ‘나는 회사 안 다녀도 애들이랑 잘 살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만족하고 살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생각이 많아지고 자신의 생활이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침마다 남편 출근시키고 애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집안청소, 시장 봐오기, 그리고 쉬는 시간에 고작해야 TV를 보는 것이 생활의 전부라는 거죠.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움직이고는 있는데 식구들이 들어오면 뭔가 당당하지 못하고 혼자만 놀고 있다는 생각에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들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 옆집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탈북자들을 위한 잡지 ‘동포사랑’을 보게 되었답니다. 한국에 온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이 성공적으로 잘 정착하면서 자기계발을 해나가고 있는 사례들은 그 여성분에게 너무 충격적이었답니다. 그동안 나는 해놓은 일이 무엇인가 생각하니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밥맛도 없더랍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나도 뭔가 해 봐야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동포사랑에서 저의 상담 기사를 읽고 한 번 상담 받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해서 그 분이랑 이야기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가는 길이 서로 다를 뿐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 여성분은 밝게 자라고 있는 두 자녀가 있는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다면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여 대학과 대학원을 나와서 사회활동하고 있는 어떤 분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 누구나 화려한 성공사실 뒤에는 말 못할 사연과 아픔도 다 가지고 있다고 설명해드리면서 이제부터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게 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예진: 네. 더 늦은 건 아니라는 거죠.

마순희: 네. 행복의 기준이 서로 다르긴 하지만 먼저 공부하고 가정을 이루는 거나 먼저 가정을 이루고 애들도 어지간히 키우고 지금부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랑 순서가 바뀌었을 뿐이고 너무 자책할 일이 아니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자신이 준비하지 않으면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좋은 일자리를 찾기는 어려울 테니까 지금이라도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는 정보들을 알려주었습니다. 우선 부업으로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쉬운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직업훈련이나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알려 주었습니다.

이예진: 한국에 정착해서 일부터 해야겠다 마음먹으신 분들도 있지만, 이렇게 결혼부터 해야겠다는 분들은 나중에 자기 계발을 위해서라도 일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언제 시작하든 늦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구직활동에 나선 취업 초보자들의 얘기를 좀 더 들어봅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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