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에게 인기있는 체험행사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7-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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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최북단에서 생산돼 명품 사과로 인정받은 DMZ(비무장지대) 연천사과가 추석을 앞두고 본격 수확에 들어갔다.
경기도 내 최북단에서 생산돼 명품 사과로 인정받은 DMZ(비무장지대) 연천사과가 추석을 앞두고 본격 수확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한국에선 탈북민들의 다양한 체험과 교류를 돕기 위해 각종 행사가 조직됩니다.

요즘엔 가을을 맞아 자연과 함께 하는 행사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민들이 좋아하는 행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가을을 맞아 요즘 탈북자 분들이 굉장히 바빠진 것 같아요. 선생님도 일정이 많으시더라고요.

마순희: 맞습니다. 1년 치고 활동들이 활발하지 않는 계절이 별로 없긴 하지만 그래도 가을이 되니 저부터도 일정들이 굉장히 바빠진 것 같습니다. 당장 내일 2박 3일로 제주도에 여성단체 행사차 가야 한답니다. 그동안 제주도에는 여러 번 갔었지만 정작 한라산엔 못 올라갔는데요. 이번 일정에 한라산 등반이 있으니 꼭 올라가보려고요.

이예진: 좀 높아서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괜찮을까요?

마순희: 북한에서도 백두산에 올라갔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라산까지 올라가면 마음이 더 벅찰 것 같아요. 사실 북한에 살 때에도 가을이면 무엇 하나라도 더 거두어들이려고 바쁘게 보낸 것은 매 한가지였던 것 같습니다만 한국에서 바쁘다는 것은 그보다는 조금 다른 의미인 것 같긴 합니다. 먹고 살기가 아닌, 구경하고, 체험하고, 배우느라고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더 바빠진다고나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우리 탈북민들이 거의 대부분 대도시들에서 살고 있습니다만 북한에서는 거의가 중소 도시에서 살았거나 농촌에서 살았던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평양이나 여러 직할시에서 살다 오신 분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들도 농촌지원전투, 금요노동 같은 것을 많이 하다 보니 농촌이 낯설지가 않거든요. 그러다보니 옛날의 향수에도 잠겨보고, 자연도 만끽하고 싶어서 주말이나 휴가를 내서라도 농촌체험을 많이 한답니다. 농촌 체험이나 산행, 축제, 학술토론회, 운동회 등 여러 가지 행사들이 많습니다. 저희는 며칠 전에 금천구에서 조직하는 사과 따기 체험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 장소가 바로 DMZ, 즉 비무장지대인 파주였거든요. 사과 따기를 가면서 지나는 길에 있는 임진각에 들려서 망향제를 지냈습니다.

추석이 지난 지 한참 되었지만 북한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우리 탈북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헤아려서 합동차례를 지내고, 다시 버스를 타고 비무장지대로 향했습니다. 처음 떠날 때는 신났는데 모두가 임진각에서 눈물 속에 바라 본 북녘의 모습을 그려보는지 버스 안에 사뭇 정적이 깃들기도 했습니다.

이예진: 남다른 감회가 있으셨을 거예요.

마순희: 네. 언제나 그렇죠. 그래도 청초한 가을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춤을 추는 가을의 경치를 만끽하면서 비무장지대에 도착했습니다. 비무장지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증을 일일이 검열하고 철책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이예진: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거죠?

마순희: 네. 비무장지대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도 정기적으로 통행증을 발급받아서 드나든다고 하더라고요. 비무장지대라는 것을 망각할 정도로 평화로운 삶의 현장 그대로였습니다. 웃기는 것은 우리를 인솔하는 탈북민 대표가 다른 사람들에게 주민등록증을 꼭 가지고 가야 한다고 신신당부하고 정작 자신은 못 가지고 온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청의 공무원이 연대보증을 서고 통과하는, 그래서 한바탕 즐겁게 웃어 보았습니다. 사과 따기 체험을 하면서도 사과밭 주인의 설명에 의한다면 지뢰들이 매설되어 있어서 위험하니 지정된 통로 외에는 절대로 다니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비무장지대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던 우리들을 다시금 각성시켜 주더라고요. 사과향기에 취해서 새빨갛게 익은, 두 손으로 감싸기 힘들 정도로 커다란 사과들을 따면서 하루를 즐겁게 보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예진: 아무래도 비무장지대는 청정지역이다 보니 훨씬 더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겠네요. 이런 행사들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은데 어떤가요, 선생님?

마순희: 네, 그렇습니다. 이번 사과 따기처럼 주중에 조직하는 행사들인 경우에는 회사에 다니는 분들은 거의 참가할 수 없기 때문에 거의가 자녀들을 키우는 전업주부들이나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많았고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 회사에 다니지 않는 분들도 몇 분 참여했습니다. 며칠 후에는 또 다른 단체에서 고구마 캐기를 간다고 하는데 그때는 주말이라 회사에 다니는 탈북민들도 많이 참여할 것 같습니다. 저도 얼마 전에 딸들이랑 함께 주말에 강화도에 놀러갔다가 고구마 캐기 체험을 해보았습니다. 드넓은 고구마 밭에는 저희들처럼 주말에 놀러왔다가 길 옆 농로에 차를 세우고 체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참 농로라고, 밭 가운데에 길이 나 있기는 하지만 모두 포장도로였어요. 차들이 서로 지나갈 수 있도록 넓게 나 있어서 불편이 없더군요. 고구마가 심어진 밭이랑을 만원에 몇 미터씩 떼어 주고 거기서 캔 고구마를 모두 본인이 가져가는 겁니다.

이예진: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9달러 정도 내면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정해지는 대로 캐서다 가져갈 수 있다, 이거죠?

마순희: 네. 주먹 같은 고구마들을 캘 때마다 여기저기서 좋아라 환성을 지르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정말 즐거운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고구마 캐기보다 고구마 순을 따느라 더 열성이었지요. 고구마 순은 데쳐서 말려 놓으면 고사리 못지않거든요. 그 외에도 농촌에 체험을 가면 고추도 따고, 옥수수도 따고, 아마 지금쯤이면 금년에 가을한 햇찹쌀로 찰떡도 푸짐하게 쳐서 먹고 또 햅쌀이나 찹쌀을 사오기도 합니다. 그냥 가서 구경만 하고 오는 행사보다 가을의 행사들은 무언가 자신이 직접 거두고, 캐고, 따는 등 체험할 수 있어서 좋고 무엇보다 올 때에는 푸짐하게 들고 올 수도 있어서 일석이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행사들도 정보를 알아야 참여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분들도 계셔요. 가끔 행사들이 끝난 후에 전화가 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누구한테서 들었는데 언제 어떤 행사가 그렇게 좋았다고 하는데 저도 좀 알려주시지 왜 알리지 않았는가’ 하는 전화랍니다. 사실 얼마 전에 서울 남부지방법원에서 탈북민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제가 탈북민으로 시민사법위원으로 활동하다보니까 20명의 탈북민들을 조직해서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그날 행사는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 근처에 있는 화담 숲이라는 곳에 법원식구들과 탈북민들이 함께 관람하는 행사였습니다.

이예진: 그런 행사들은 무료로 참석할 수 있는 거죠?

마순희: 네. 그렇습니다. 간 곳은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 리조트에 위치한 화담숲이라는 수목원이었는데, 숲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LG상록재단이 공익사업으로 조성한 수목원이랍니다. 경치도 아름답고 설비도 잘 되어 있어서 두 시간이 넘는 산책로를 산책하면서도 전혀 지루하거나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산에서 자라서 그런지 저는 고향과도 같은 생각이 들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높은 지대에만 살고 있다는 이끼며, 야생화와 야생초들도 많았는데 숲 해설가 선생님이 저에게 어쩌면 그렇게 잘 아시냐고 감탄까지 하더군요. 고향을 떠나서 거의 보지 못했던 고산지대의 식물이며 어릴 적 산에서 따먹던 진달래며 이름 모를 꽃들도, 새로운 이름으로 자라고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예진: 그렇군요. 사실 남한 사람들은 도시에 많이 사니까 자연을 즐기기 위해서 돈을 내고라도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는데 선생님에게도 굉장히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네요. 탈북민들에게 이런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행사들이 많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아 가끔 문제가 된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다음 이 시간에 알아보겠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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