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전문상담사가 되고 싶어요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4.12.18
counselling_expert_305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 양성교육'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새조위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예진입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할 것인가, 아니면 보람된, 의미 있는 일을 할 것인가? 사람들은 직업을 선택할 때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합니다.

탈북자들도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는 서울입니다. 탈북자 전문상담사가 되고 싶다는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 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마순희: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선생님께서 최근 탈북자들에게 좋은 정보들을 전하는 ‘동포사랑’이라는 소식지에서도 상담을 하고 계시고 갓 정착한 탈북자들에게도 좋은 말씀을 해주고 계시잖아요. 요즘 후배 탈북자들은 어떤 질문들을 많이 하던가요?

마순희: 네, 얼마 전에 동포사랑을 읽는 독자들 중에 저에게 상담을 받고 싶다고 글을 올린 분이 계셨는데요. 그 일을 통해서도 우리 탈북자들이 정착하는데 동포사랑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또 많은 분들이 관심 있게 읽고 계신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방에 살고 계시는 그 분은 한국에 정착한지 3년이 채 안 된 40대 중반의 여성이었습니다. 한 회사에서 2년을 일하고 계약이 종료되어 지금은 취업준비를 하면서 쉬고 있는 중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지방에는 서울에 비해 탈북자들이 많은 편이 아니어서 모든 지원이나 관련 사업들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관할 경찰서에서 탈북자들을 위한 행사를 하게 되었는데 본인에게 탈북자들 모임의 회장을 맡아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 단체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 보았더니 아직 정확한 단체를 무은 것은 아니고 그냥 탈북자들을 위한 사업을 할 때마다 함께 협조해 주는 의미라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회장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니 많이 부담되고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상담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포사랑을 보면서 전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게 되었고 자기도 그런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전문상담사가 될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분과 장시간 전화로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북한이탈주민전문상담사에 대하여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채용되는지, 그를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매번 공채, 그러니까 공개경쟁채용을 하잖아요. 공지를 통해서 채용공고를 내고 신청하면 서류심사에 우선 통과해야 하고 200문항이 넘는 인. 적성검사와 시험을 보고 합격자에 한해서 최종면접까지 거쳐서 입사를 결정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이예진: 남북하나재단에서 전문상담사가 되려면 여러 가지 자격은 되는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인지 많은 관문을 넘어야 하는군요.

마순희: 네. 매번 같지는 않지만 신청할 수 있는 자격기준에서 적어도 한국거주 3년 이상이 되어야 하고 학력기준이나 탈북자들 관련 사업경력 등 여러 가지 항목도 있다는 것을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분은 아직 3년이 안 되었기에 자격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전문상담사가 아니더라도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봉사동아리나 단체 등을 만들어서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이나 후배 탈북자들을 위해 서로 도움을 드리고 있는 사례들에 대하여서도 소개해주었습니다.

이예진: 전문상담사라고 하면 선생님처럼 탈북자들이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궁금해 하는 것들을 해소하도록 도와주는 직업을 말하는 거죠?

마순희: 네. 맞습니다. 남북하나재단의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 제도는 2010년부터 실시되었는데요. 사회에 진출한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심리 상담이나 의료, 교육, 복지, 취업지원 등 전문적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한국에 와 보니 북한에서는 들어 본 적이 없는 상담이니, 상담사니 하는 단어들이 많아서 처음에는 무엇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답니다. 부동산상담, 창업컨설팅상담, 진로상담, 의료상담, 심리상담, 재무상담, 교육상담, 법률상담 등 상담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잖아요?

이예진: 이게 탈북자뿐 아니라 남한 사람들도 이런 상담을 받으니까요.

마순희: 그렇죠. 상담이란 게 도움이 필요한 내담자에게 준비된 전문가가 서로 대화를 통해서 생활과제의 해결과 사고나 행동 그리고 감정 측면의 인간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학습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북한이탈주민들 특성상 어려운 일이 있거나 상담 받아야 할 일들이 생겨도 선뜻 누구를 찾아가거나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드물거든요. 그리고 북한이탈주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어느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로 종합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기에 하나센터나 정착도우미 그리고 여러 기관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자격 있는 북한이탈주민 전문가의 찾아가는 상담서비스인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북한이탈주민 전문상담사의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는 특히 부적응문제가 많을 수 있는 우리 탈북자들의 한국 초기정착기간에 더욱 필요한 제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전국적으로 100여명의 전문상담사들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는 저처럼 우리 북한이탈주민출신 상담사들도 있어서 북한이탈주민사회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정착역량 강화는 물론 후배들의 성공적인 정착과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이예진: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는 직접 탈북자를 찾아가서 맞춤 상담을 해준다는 거잖아요. 이렇게 탈북자들을 위한 전문상담사는 남북하나재단 말고도 다양한 기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계선 것 같더라고요.

마순희: 네 맞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남북하나재단에는 강원도로부터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100여명의 전문상담사들이 근무하고 있고 남북하나재단 종합상담센터에도 10명의 전문상담사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문상담사들은 하나센터나 복지관, 그리고 탈북자들의 정착에 도움을 주고 있는 여러 기관이나 단체들에 배속되어 전문상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재단뿐 아니라 다른 민간단체들이나 기관들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도 일반적으로 북한이탈주민 상담사라고 말하고 있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새조위라고 아시죠?

이예진: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의 준말이죠. 주로 탈북자들의 사회적응이나 취업 등을 돕는 단체잖아요.

마순희: 네. 국립의료원에는 벌써 2007년부터 북한이탈주민 상담실이 있는데요. 새조위에서 전문상담사교육을 받은 준비된 상담사들이 근무하고 있고 그 외에도 대전에 있는 충남대 병원, 인천적십자병원 서울의료원 등에 북한이탈주민상담실이 있고 거기서 전문상담사들이 상담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통과 학업에서의 차이를 극복하기 힘들어하는 탈북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학교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탈북학생전담 코디네이터”제도가 2013년 4월부터 실시되어 전국적으로 15명의 전담코디네이터 선생님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학교 안의 상담 선생님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마순희: 그렇죠. 전담코디네이터 선생님들은 전원이 북한에서 교원을 하던 분들로 탈북학생들과 관련된 모든 영역인 학교생활이나 심리정서, 문화 진로나 적성 등에 대한 관리를 맡아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데 한마디로 학생들 전담하는 상담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건강가정지원센터들과 보건소, 그리고 법률상담 기관들에도 북한이탈주민출신 상담사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정착과 지원에 관심하는 각 기관들과 민간단체 등에서도 북한출신 직원들을 많이 채용하고 활용하고 있어서 그들 자신뿐 아니라 사회적 통합과 탈북자 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제고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예진: 탈북자들을 위한 전문상담사, 모든 일이 그렇습니다만 하고 싶다고 누구나 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하지만 탈북자들을 위해 일하는 탈북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 이 시간에 어떤 일들이 있는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찾아가는 종합상담소. 북한출신 전문 상담사 마순희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마순희: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여기는 서울입니다.

지금까지 이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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