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1)-정당도 후보도 많은 남한 선거

서울-윤하정 xallsl@rfa.org
201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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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금남시장 인근에서 중구성동구을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측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유세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금남시장 인근에서 중구성동구을 새누리당 지상욱 후보측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유세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전해드리는 <청춘 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남한에서 4월 13일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국회의원, 그러니까 국가의 중요한 사안을 결정할 권한을 갖는 국민의 대표를 투표를 통해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는 건데요. 북한에서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뽑죠? 하지만 남북한의 선거 방식은 무척 다릅니다. <청춘 만세> 오늘은 선거에 대해 얘기를 나눠볼 텐데요. 먼저 이 시간을 함께 할 세 청년을 소개합니다.

클레이튼 : 안녕하십니까. 미국에서 온 클레이튼인데 남한에 온 지 6년 됐습니다. 지금 한국 회사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예은 : 안녕하세요. 저는 강예은이고,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백수입니다(웃음). 잘 부탁드립니다.

수정 : 안녕하세요, 저는 강수정입니다. 북한 함경북도 해령시에서 살다 남한에 정착한 지 6년 됐고, 대학에서 언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진행자 : 네, 이렇게 미국 친구, 남한 친구, 북한에서 온 친구와 함께 <청춘 만세>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4월 달력을 봤더니 평일에 예년에는 없던 빨간 날이 있더라고요. 수정 씨 남한에 온 지 6년 됐으면 그 이유를 알겠죠?

수정 : 선거일입니다. 총선이라고 들었어요.

진행자 : 네, 4월 13일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라서 아예 그날을 공휴일로 정해 하루 종일 선거를 할 수 있게 하는 건데, 남한의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서 예은 씨가 아는 대로 얘기를 해볼까요?

예은 : 만19세 이상 투표권을 가진 일반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직접 투표를 통해서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고요. 1인2표제라고 해서 하나는 저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구 의원을 뽑고, 다른 한 표는 전국구라고 해서 전국을 대표하는 의원을 뽑아요.

진행자 : 남한에서 국회의원 선거는 4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예은 씨가 말한 것처럼 지역구가 253석이고, 비례대표가 47석, 그래서 총 300석의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투표를 하는 겁니다. 우리 사는 동네, 예를 들면 서울이 49석, 경기가 60석이고. (비례대표) 47석은 정당을 투표하면 그 정당에서 자기 후보들에게 자리를 주는 거죠.

클레이튼도 선거 하나요(웃음)?

클레이튼 : 저는 한국사람 아니라서 못합니다. 대신 편하게 쉬겠습니다(웃음). 아주 좋아요, 미국 같은 경우는 선거일에 안 쉽니다.

예은 : 그럼 미국에서는 투표를 많이 해요?

클레이튼 : 제가 알아봤더니 대선은 55~60% 정도 돼요. 다른 선거는 더 낮아요.

진행자 : 그래서 남한에서는 선거일을 공휴일로 정해서 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를 할 수 있게 하고, 올해는 사전투표제가 생겨서 당일에 어디 출장을 가거나 하면 투표를 미리 할 수 있게 해줍니다.

클레이튼 :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군인이라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있으니까 사전투표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 투표일이 50% 내외라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침인데, 대학가나 청년들 사이에서는 국회의원 선거에 관심이 있나요?

수정 : 거의 없는 것 같아요(웃음).

예은 : 젊은 사람들은 투표일이 4월이라 날씨도 좋고 해서 소풍을 가거나 그냥 쉬는 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정치라는 게 일반인이 접하기에는 어렵기도 하잖아요. 후보자를 다 알아야 하고, 그 사람들이 내건 공약들도 봐야 해서 그런 것들을 신경 쓰는 걸 싫어하지 않나.

클레이튼 : 사실 저는 정치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데 계속 뉴스에 ‘이 사람 타당한가?’ 이런 똑같은 것만 나오니까 지겨워졌습니다.

진행자 : 그렇죠, 요즘 선거에 관한 뉴스들이 많이 나오긴 해요.

예은 : 정치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 라고도 생각해요.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거든요. 그래서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진행자 : 수정 씨는 남한에서 6년 살았으면 그 사이에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가 다 있었거든요.

수정 : 네, 저는 둘 다 참여했어요.

예은 : 처음 대통령 선거 참여했을 때 느낌이 어땠어요?

수정 : 내 손으로 직접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진행자 : 뽑은 사람이 대통령 됐나요(웃음)?

수정 : 네, 됐어요(웃음).

예은 : 공약도 보고 투표하신 거예요?

수정 : 선거 운동할 때 서로 열띤 토론을 하잖아요. 그걸 듣고 투표했는데, 제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웃음). 5년 동안 뭔가 바꾼다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진행자 : 공약대로 되지는 않죠.

클레이튼 : 정치인들이 다 거짓말쟁이죠(웃음). 사람들이 듣고 싶은 대로 공약을 만드는 것 같아요.

진행자 : 그건 미국도 마찬가지인가요(웃음)?

일단 후보자 등록은 마감이 된 상태고, 3월 31일부터 4월 12일 자정까지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어요. 그럼 길거리 유세도 하고 텔레비전에 나와서 토론도 하죠.

수정 : ‘나 좀 뽑아주세요’ 구걸하는 거잖아요. 저건 아니다 싶었어요.

예은 : 아, 부정적으로 보는 거예요? 길 돌아다니다 보면 후보가 있고, 후보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노래를 하나 만들어서 그 후보에 대해 알려주거나 아니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후보가 직접 나와서 악수를 하거나 눈도장 찍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클레이튼 : 남한에 처음 왔을 때 크게 충격 받았어요. 선거 유세 하면서 길거리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똑같은 옷 입고 우리 후보 뽑아달라고 하고. 미국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아요. 미국에서는 대부분 큰 경기장 빌려서 정치집회 때 후보가 연설하거나 텔레비전 광고를 해요.

예은 : 저도 요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재밌는 발언들을 많이 봤어요.

진행자 : 사실 남한에서도 길거리에서 그렇게 선거운동 하는 걸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예은 : 왜냐면 다들 알고 있거든요. 진심이라기보다는 이 사람이 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서 이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최근에는 휴대전화로도 문자가 오더라고요. ‘누구누구 후보이고 공약은 이렇습니다, 꼭 뽑아주십시오.’

수정 : 북한에서는 이름 하나만 딸랑 내놓고 찬반 투표를 해요. 공약 같은 것도 없고, 그 사람 얼굴도 거의 몰라요.

예은.클레이튼 : 우와!

진행자 : 그런데 북한에서 누구를 뽑나요(웃음)?

수정 : 거기는 독재자니까 대통령 선거는 없죠. 그런데 북한에서도 군이나 지역 단위로 뽑는 사람은 있어요. 하지만 딱 정해줘요. 그러면 그것에 대해 찬성만 해주면 돼요.

클레이튼 : 경쟁 같은 거 아예 없어요? 후보가 한 명이에요?

수정 : 네, 어찌 보면 형식적인 거죠. 그래서 뉴스를 찾아봤더니 ‘북한의 선거 찬성 100%의 비밀’ 이런 기사가 나오더라고요.

예은 : 그러면 후보들이 당에서 뽑혀서 나오는 거예요?

수정 : 당에서 뽑혀서 나오면 저희가 도나 시, 군에서 선거를 하는 거예요.

예은 : 그런데 명목상으로는 다른 당들이 존재하지만 한 당에서 계속 나오는 거죠?

수정 : 그렇죠.

예은 : 조선 인민 민주주의 공화국이라서(웃음).

진행자 :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선거를 하지만 후보자는 한 명이고, 거기에 대해 찬반 투표만 하는 거죠. 그리고 80% 이상이 찬성이다.

예은 : 남한은 정당이 여러 개 존재하거든요. 그래서 예전 대선 때 여러 후보들이 나왔어요. 참 특이한 후보들도 많았거든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공약도 내세워서 어찌 보면 남한은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가 이뤄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진행자 : 이번에 비례대표 47석 뽑는다고 했잖아요. 21개 정당이 신청했대요. 그러면 투표용지에 그 당을 써놓을 공간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투표용지가 33.5cm나 된대요.

클레이튼 : 미국은 사실 두 당 밖에 없어요. 실제로 여러 당이 있지만 공화당, 민주당 외에 다른 당은 힘이 너무 없어서 딱 두 개 당만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대선 때 가끔 후보 세 명인데, 실제로는 두 명이에요.

예은 : 유권자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성향이 있잖아요. 공화당은 보수주의고, 민주당은 개혁을 추진하는 편인데 혹시 어떤 당 지지하세요(웃음)?

클레이튼 : 그건 비밀입니다(웃음).

진행자 : 일단 여러분이 선거할 때 후보에 대해 알아야 하잖아요. 어떤 식으로 알아가나요?

예은 : 보통 뉴스를 통해 보거나 인터넷을 통해 후보에 대해 검색하고요. 남한에서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하잖아요. 특히 20~30대는 많이 사용하는데 그들을 위해서 어플리케이션이라고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자기 지역구을 검색하면 거기에 등록된 후보자들이 나와요. 후보별로 이름, 학력, 공약, 전과기록까지 다 나오더라고요. 유권자들이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집으로도 선거에 관한 전체적인 책자가 와요.

클레이튼 : 미국에서는 대부분 뉴스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주 궁금하면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도 있어요.

수정 : 저도 남한에서는 텔레비전으로 선거를 가장 많이 접했는데 북한에서는 핸드폰도 없고, 텔레비전은 정전되면 못 보고, 선거내용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인민반 회의라는 게 있는데, 60~80세대의 반장이 있거든요. 그 반장이 내일이 선거일이라고 알려주면 가서 투표하는 거예요.

북한에서도 선거일은 쉬는 날이에요. 축제 분위기예요. 남한에서는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가서 투표하고 와도 되잖아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양복이나 여성들은 한복 입고.

클레이튼 : 정말 다르네요.

진행자 : 대부분 텔레비전 토론 때 각 후보들이 내세운 정책들을 비교하면서 전체적으로 알아가지 않나 싶은데 여러분은 선거할 때 어떤 것을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택하나요?

예은 : 저는 대통령 선거를 해봤는데, 재외국민 투표라고 해서 러시아에서 했거든요. 대선이라서 최종 후보들이 텔레비전에 나와서 공약이나 정책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봤어요. 그걸 보니까 이 후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지도자로서 알맞은지 여부에 대한 확신이 서더라고요.

진행자 : 그럼 예은 씨는 공약을 보고 선택한다는 말인가요?

예은 : 네. 그리고 지금은 비디오 세상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얼굴이나 태도, 인상, 옷맵시나 동작도 지도자로서 알맞은지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진행자 : 사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외적으로 드러난 세련된 행동이 큰 장점이죠.

클레이튼 : 미국에서는 카리스마, 그러니까 권위 아주 중요해요. 좋은 정책이 있고 실현 가능한 공약이 있어도 카리스마 없으면 큰일이에요.

예은 : 그리고 지역마다 좋아하는 정당이 있어요.

진행자 : 우리가 ‘표밭’이라고 하죠. 예를 들면 경상도는 새누리당이 강하고,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고.

클레이튼 : 미국은 남부는 공화당 지지하고, 북부는 민주당 지지해요. 캘리포니아도 민주당 지지하고요.

진행자 : 탈북자들도 대체로 지지하는 당이 있죠(웃음)?

수정 :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웃음).

남한이나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서 이렇게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어떤 후보를 뽑든, 또는 아예 선거를 하지 않든 개인의 성향이나 자유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어떤 성향을 갖고 대체로 어느 정당을 지지할까요? 그리고 사람들이 선거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들어보죠. <청춘 만세> 지금까지 저는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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