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오늘-부동산 투자 개발 열기
2007.06.21
워싱턴-이수경
최근 중국의 긴축 정책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즘 중국의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부동산 열기가 뜨겁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중국의 빈부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 사는 올해 32살인 오진룡(가명)씨는 최근 집값이 너무 올라 걱정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내 집 마련을 해야 하는데, 매달 약 1000위안, 미화로 약 150달러 의 돈을 버는 오씨가 아무리 생활비를 아껴 저축해도 평균 200,000위안 미화로 약 3만 달라 정도 나가는 베이징의 작은 아파트 하나 사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Feng씨의 부모님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베이징에 살던 부모님이 최근 오래된 옛집을 팔고 시설이 편리한 새 아파트로 이사하려고 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Feng: (for example, my parents want to move to apartment building and then they are encourage to purchase the house but they couldn't afford it.)
“저희 부모님은 방 두 개짜리 아파트로 이사를 하려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임대를 하려고 했으나 아예 구입하는 게 좋다는 권유를 받으셨습니다. 하지만 부모님 형편으로는 그 아파트를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파트는 250,000위안, (미화로 3만 3천 달러)이나 됐거든요. 일반 직장인인 부모님은 그런 큰돈이 없으셨고 정부로부터도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옛날이 좋았다고 말씀하셨어요. 한 10년 전만해도 정부나 직장에서 무상으로 집을 임대해 줬거든요. 우리는 그냥 유지비 정도나 내면 되었죠. 지금은 정책이 바뀌어서 더 이상 정부에서 집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Feng씨의 말처럼 중국은 과거 주택 무상 분배 제도를 원칙으로 해왔습니다. 중국인들은 운이 좋으면 조건이 좀 나은 집에서 살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곳에 살 수도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1998년 중국 당국은 주택 분배 제도를 역사무대에서 서서히 퇴장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2000년 주택분배 제도를 완전히 폐지함으로써 개인이 주택을 사고 파는 주택 사유화의 길이 열린 것입니다. 2005년도 중국 건설부 통계에 의하면 주택의 사유화 비중은 전체 약 73%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 후 주택 공급 방식이 분배에서 개인 간 매매로 바뀐지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큰 폭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 국가개발위원회가 내놓은 전국 각 대.중.형 도시 집값에 관련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하이와 센잰 베이징에서 새로 지은 아파트 판매가격이 지난해 비해 10 % 이상 올랐습니다. 특히 센잰은 지난 5개월 동안에만 평균 집값이 2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 상하이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부자들이 많이 사는 상하이는 요즘 미화 100-200만 달라를 호가하는 천문학적 가격의 최고급 호화 주택과 아파트들이 손쉽게 팔리고 있을 정도로 부동산 호황기를 맞고 있습니다.
베이징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체 century 21의 조선족 중개업자 한씨는 이처럼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이유는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서, 즉 시장에 내놓은 건물은 한정되어 있는데 건물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동산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수요가 워낙 많으니까요. 1, 2년 사이에 한 80% 100% 오른 집도 있고.
하지만 중국의 주택 공급이 실제로 부족한 상황은 아닙니다. 중국은 전국의 도시들이 주택 개발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택 건설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중국 대도시 어디를 가도 아파트나 빌딩 공사를 알리는 높이 솟아 있는 건설 장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 중국의 수많은 건설 공사 때문에 전 세계가 건축자재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실질적인 원인은 주택 공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부동산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즉 자기가 살집이 아닌 투자의 목적으로 집이나 건물을 사는 돈 많은 부자들이 늘었다는 얘깁니다. 중국은 한 사람이 집을 20채, 30채, 100채를 구입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중국의 부동산 세금은 주로 개발투자단계에만 집중 부과되고 개인이 집을 여러 채 보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단둥의 부동산 중개인 심춘옥씨는 이같은 법적 허점을 이용해 부동산으로 재산을 축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큰 도시에 있는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 많죠. 돈 여유가 있으니까 와서 하나씩 두 개씩 샀다가 돈이 오르니까 돈 좀 벌죠. 상하이 그런데는 평당 1만 위안 2만 위안씩 오르잖아요. 요 몇 년 집을 산 사람들은 다 돈 벌었죠. 시세가 계속 오르니까.
실제로 중국의 최고 부자들이 대부분 부동산 회사 소유주 출신인 것을 보면, 부동산이 중국 신흥 부자의 산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부동산 가격의 또 다른 상승 원인으로 외국인들의 투자 열풍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중국 상무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4년 한 해 동안 부동산 업계에 투자한 외국기업은 1800여 업체, 계약 금액은 약 135억 달러에 이릅니다. 또 외국인이 개인적으로 부동산을 사고 팔수도 있는데요, 중국에서 1년 이상 체류했고 합법적 체류 신분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차, 혹은 직장일로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특히 상하이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남한인들이 상하이의 고급 주택을 사는 매매가 두세 달에 한번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해 집값 비쌉니다. 고급 아파트는 평방 당에 3만 위안 하고요, 지금 특히 주재원들 마누라요 많이 하고 있습니다. 투자개념으로요.
한편, 중국정부는 최근 부동산 과열 현상이 계속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부동산 과열 현상은 물가상승, 빈부격차, 환경문제, 농지감소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관련 통제 정책들이 이렇다 할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제시장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이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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