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논평 소개: 남북정상회담 합의내용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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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먼저 세계 주요 소식을 살펴보면 미국에서는 내년 11월에 열리는 대선을 앞두고 예비 후보들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현재 공화당에선 줄리아니 전 뉴욕주지사, 그리고 민주당에선 여성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여전히 선두라는 소식입니다. 아시아로 눈을 돌려보면, 중국은 올해도 10% 이상의 경제성장을 보이며 벌써 5년째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고, 최근 반정부, 친민주화 시위가 벌어졌던 버마에서는 군사정부가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탄압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미국측과 회담을 제의하는 등 유화 손짓을 펼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 주 남북한과 관련한 뉴스는 남북정상회담이었는데요, 미국의 언론논조는 전반적으로 냉소적인 분위기입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번 합의가 북한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에 치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특히 월스트리트 저널은 노무현 정권이 북한에 지금까지 제공한 지원액이 19억달러에 달하는데, 합의대로라면 남한 국민들이 앞으로 수십억달러의 추가 부담을 떠앉게 된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북한의 핵폐기와 관련한 명시적인 문구가 없어 아쉽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합의문의 실천 여부에 대해서도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미첼 리스씨는 평화 선언만해도 남한이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주도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겁니다.

또 남북경제 협력만해도 역시 냉소적인 분위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냈고, 지금은 조지타운대 교수로 있는 빅터 차 박사는 이번 선언문에 담긴 경제협력 사업들은 현 노무현 정부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경제합의를 보면 노무현 정부가 펼쳐온 대북 포용정책의 본질이 일방적인 지원정책임을 반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 연구원은 이번에 합의한 백두산 관광이 인기가 높겠지만 관광수입으로 확보한 현금이 북한의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진정한 개발에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끄네요,

그런데 이곳 워싱턴 정가의 소식을 상세히 전해주는 넬슨 리포트를 보면, 이번 합의를 보면 남한이 경제적으로 북한에 주는 게 많은 데 이걸 북한의 핵합의 실천과 연계된데 대해 미 정부 일각에서 실망감이 크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인지는 몰라도 4일 나온 미국 국가안보호의 고든 존드로 대변인 논평을 보면, 정상회담 자체보다는 북한의 비핵화를 유난히 강조하고 있네요.

이번엔 한국쪽으로 가보죠. 한국민들이 이번 정상회담이 처음이 아닌데다 노대통령 임기가 몇 달 안남은 시점에서 급하게 열려 그 정치적 배경을 두고 논란이 많아서 그런지 반응도 시들하고 부정적 평가가 많네요.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번 선언내용이 특히 북한 핵문제와 서해북방 한계선 문제 등에 있어 다수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대한 인권문제인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에도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조선일보도 이번 정상회담의 특징이 실질적으로 두달밖에 남지 않은 노무현 정권으로선 책임있게 감당하기 힘든 것이 분명한 긴 대북지원 목록이라고 지적하고, 이 목록은 결국 다음 대통령이 부담해야하는 명세서라며 혹평을 했습니다.

반면에 한겨레신문은 이번 정상회담 합의를 기대이상의 합의라고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신문은 서해에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추진하기로 한 것을 두고 평화와 경협을 아우른 것으로 평가를 했는데요, 이 대목에 관해선 부정적인 논조가 더 주류를 이룹니다.

단적으로 서울대 하영선 교수는 조선일보에 기고한 논평에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를 비롯한 남북한 공동번영의 항목이 북한이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려면 북한부터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이제까지의 선군 정치에 기반한 제한적인 협력을 넘어서서 개혁개방에 기반한 본격적인 협력을 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죠.

이번에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대북경협 비용이 무려 50조, 미화로 500억 달러가 넘는다는 연구분석도 나와 있는데요, 때문에 국민과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들리는데요, 세계일보는 이번 선언으로 경제적으론 퍼주기, 군사적으론 서해 북방한계선이 무력화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며 앞으로 국회가 문제되는 조항을 철저히 동의해 심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강경근 남한 숭실대 교수는 세계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행정수반에 불과한 대통령이 5천만 남한 국민의 생사를 가늠할 권한까지 부여받은 것은 아니라면서 이번 선언 내용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받으라고 요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