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변창섭
주간논평 소개, 이 시간에는 북한 핵문제 진전에따라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에 관한 다양한 사설부터 소개해드립니다. 이어 한성열 전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의 미군철수론과 관련한 사설, 또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씨가 본 6자회담의 허와 실에 관한 논평도 소개해드립니다.
오는 18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베이징에서 다시 열리는데요, 이를 계기로 한국전 종전 선언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얘기가 요즘 부쩍 많아지고 있죠? 그 핵심은 현재의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인데요, 이에 관한 사설도 다양한데 어떤 내용들입니까?
네, 남한 연합뉴스는 시론에서 앞으로 평화체제 논의의 핵심은 종전선언, 그리고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여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론은 남북이 종전을 선언한다면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누구냐는 논쟁을 종식시키고 남한이 향후 평화협정 논의의 주체가 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정전협정의 당사자로 돼 있는 미국과 북한이 할 경우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 즉 미국과 북한이 하는 방법은 북한이 선호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앞으로 평화협정 논의과정에서 남한이 소외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론은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미국민을 대화 상대로 삼고 남한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남북관계 등을 감안할 때 소탐대실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한 정부가 오는 8월15일 광복절을 전후해 한국전 종전선언 제안을 검토할 것이란 얘기도 나왔는데요, 이에 관한 사설도 살펴주시죠.
네, 남한 조선일보는 대통령 집무실인 청와대 관계자가 ‘남북정상회담과 남북한, 중국 미국이 참여하는 4자 정상회담 개최, 한국전쟁의 종전서언 제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면서, 그 발상의 무모함과 조급함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우선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의 전문에 해당하는 내용을 미리 발표하는 일종의 정치적인 선언이라면서, 이는 평화협정과는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한반도 안보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큰 움직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과 미국이 50년넘은 적대관계를 청산한다는 것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지위에도 영향을 끼치며, 한미동맹이 전제하는 위협이 사려졌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신중함을 촉구했습니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이룩되려면 그에 앞서 먼저 북한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죠?
그렇습니다. 남한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북한의 돌출 변수가 없다면 올 하반기에는 북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두갈래 협상이 동시에 벌어질 것이라면서 잘만 되면 휴전 후 60여년간 지속돼온 한반도 냉전체제가 해체되는 역사적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그러나 평화체제에 앞서 북한의 명실 상부한 핵 폐기가 급선무라고 주장했습니다. 헤럴드 경제도 사설에서 남한 정부의 평화체제 정착 방안은 북한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전제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이어 방코델타 아시아은행의 북한자금 인출문제로 4개월간 지연된 6자회담이 오는 18일 재개되는 데다 북한 핵시설 불능화의 의미나 일정 합의가 불투명하고, 더구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실험 등 군사적인 긴장관계를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한국전 종전 운운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문화일보도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이 6자회담 9.19 공동선언의 합의사항임은 물론이지만 그 합의의 실현을 위해서도 북한 핵 폐기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 또한 말할 나위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한성열 전 유엔주재 차석대사가 엊그제 영국 런던을 방문해 남한에 주둔한 미군을 철수해야 핵을 포기하겠다고 발언에 관심을 끌었는데, 이에 관한 사설도 좀 알아볼까요?
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한 전 대사가 주한미군철수론을 다시 꺼낸 것은 협상용 카드일 수 있다면서, 북한은 앞으로 핵무기 폐기는 고사하고 핵시설 불능화까지 가는 길에도 수많은 관문을 만들어 하나하나 통과할 때마다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설은 특히 한 전 대사가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핵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것은 북한이 이 문제를 핵협상에서 본격적으로 거론하겠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엔 남한 국민대 초빙교수로 있고, 저희 방송의 객원 논평가이기도 한 안드레이 란코프 박사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6자회담의 허와 실에 대해 지적한 논평을 좀 살펴볼까요? 그의 주장은 북한을 제대로 보려면 핵같은 군사문제가 아니라 북한 사회내부에서 벌어지는 동향이라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란코프 박사는 조선일보에 실린 논평에서 북한의 동향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평양의 핵외교보다 북한 사회안에서 벌어지는 내부적인 변화를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금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북한 핵문제 협상은 100년 뒤에 나올 역사 교과서에는 각주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 외교중심주의 경향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긴 안목으로 보면 북한에서 활기찬 장마당의 등장이나 남한 가요의 확산과 같은 북한 내부의 현상이 별로 인상깊게 보이지 않지만 역사적인 맥락에선 정상회담이나 6자회담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래는 바로 북한 주민들이 사는 집에서, 또 그들이 다니는 장마당이나 시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