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순서에서는 지난 13일 타결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관련해 다양한 사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이 지난 13일 마침내 타결됐습니다. 북한이 초기 단계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쇄와 봉인을 취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경제, 정치적 상응조치를 받도록 한다는 게 골자인데요, 이번 합의문에 대한 남한 언론의 반응부터 살펴볼까요.
대체로 남한 주요 언론들은 이번 합의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우선 조선일보는 이번 합의에 따라 북한이 매년 핵무기 1개분의 핵물질을 얻을 수 있는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시킨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설은 그러나 이번 합의에는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핵무기 제조용 핵물질의 제거, 그리고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깨고 비밀리에 개발한 우라늄 핵시설 폐기 조치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이어 북한이 이미 보유한 핵무기와 핵물질, 우라늄 핵시설이 규명되고 폐기되지 않는 한 한반도는 핵의 먹구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번 합의에 만족할 게 아니라 북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핵을 모두 폐기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 그 내용도 살펴볼까요?
그렇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일단 이번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북한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사설은 북한의 과거와 현재의 핵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도 없는 한 장의 이행계획서를 위해 과연 남한 정부가 이만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특히 남한 정부가 분담해야 할 비용을 평화비용이라고 하지만 북한 핵의 잘못에 대응해 물지 않아도 될 비용까지 물게 되지는 않았는지 철저히 되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북한이 과연 이번 합의를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표시하고, 대북 지원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촉구했는데 그 내용도 살펴볼까요?
사설은 우선 북한이 합의문에 나와 있는 영변 핵시설의 ‘핵불능화’라는 표현 대신 ‘임시 가동중단’으로 고쳐 부른 것이 단순한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왜곡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합의문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이번 합의에는 불확실한 요소가 산적해있다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남한 정부는 합의가 이뤄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재개하기 위한 협상에 나섰다며 비판했습니다.
사설은 특히 이번 합의로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을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 남한 정부의 판단인 듯하지만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정작 다른 나라들은 가만있는데 남한만 혼자 앞서 나감으로써 평등과 형평의 원칙에 따라 분담한다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남한이 부담을 더 지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엔 미국 등 서구 여러 나라 주요 언론의 논조를 살펴볼까요.
우선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부시 행정부가 이런 합의를 몇 년전에 타결지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제야 나왔는지에 대해선 곱씹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설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대화를 기피함으로써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북한처럼 핵개발 의혹을 받아온 이란에 대해서도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사설에서 이번 합의로 북한은 한때 미국이 ‘악의 축’으로 지목했지만 이번에 미국과의 ‘대타협’을 통해 굵직한 성과를 얻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보수지인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설에서 이번 합의는 기껏해야 지난 94년 북한과 미국간에 합의했던 제네바 기본합의문보다 약간 나은 수준이라고 깍아내렸습니다.
그 밖에 6자회담 참가국인 중국이나 일본 언론이 반응도 살펴주시죠.
중국의 인민일보는 이번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중요하고도 견실한 한걸음을 내디뎠다면서 이번 회담으로 칼과 화살이 난무하던 국면은 적극적인 대화를 하는 국면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은 사설에서 국제사회가 과거 수 차레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북한에 배신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 합의도 그대로 실현될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낙관이라며 경계심을 촉구했습니다.
사설은 특히 일본이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을 빌미로 대북지원에서 빠진 데 대해 6자회담 틀속에 마련된 일본과 북한간 실무그룹 회의에서 현안을 풀어가는 지혜를 찾을 것도 주문했습니다.
워싱턴-변창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