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공산권은 지금: 불가리아의 개혁


2006.06.02

동구권 여러 나라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구공산권은 지금’ 오늘은 불가리아의 개혁 노력에 대해 살펴봅니다.

우선 불가리아 하면 북한과는 공산정권 수립 뒤 외교관계를 가져오다 남한과는 지난 90년에야 수교한 나라인데, 불가리아도 소련의 오랜 압제하에 있다가 독립한 나라죠?

그렇습니다. 불가리아는 2차대전 말기에 접어들던 지난 1944년 소련에 의해 침공당한 뒤 2년 뒤 공산정권이 들어섰습니다. 불가리아는 전통적으로 농업에 치중된 농경제국이었으나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며 57년경에는 공업과 농업이 7대3 정도로 뒤바뀌었습니다.

불가리아는 급속한 산업화 덕에 공산정부 시절 철강과 화학, 전자, 군수 등 중화학 분야에서 다른 공산권과의 도움으로 발전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89년 공산정권이 망하고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로 바뀌면서 기존의 중화학 시설들은 경쟁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지난 89년 이후 농업과 공업 분야의 생산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서비스업은 크게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89년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한 불가리아의 경제 개혁 노력은 성과를 보았습니까?

사실 불가리아는 다른 동유럽국에 비해 경제개혁을 가장 늦게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불가리아는 경제 개혁에 착수할 당시 외채비율이 높은데다가 공산권간의 경제원조협의체인 코메콘 시장까지 붕괴하고, 또 주요 교역국이었던 이란과 이라크 등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로 인해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외채를 갚기 위해 외화소득의 4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사용했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어려움은 90년대 중반까지 계속됐습니다.

결국 불가리아가 경제 개혁의 기틀을 잡기 시작한 것이 90년대 중반 이후로 보면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과거 구여당인 민주세력연합이 97년 출범하면서 환율과 물가의 안정에 주력하는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또 이듬해에는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약 9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들여와 경제발전을 본격화하는 한편 체제 전환이후 처음으로 60억 달러에 달하는 중장기 정부투자 계획을 세워 추진했습니다.

이에 따라 98년부터 경제성장이 플러스로 변하고 소비와 소득, 일자리가 모두 증가했습니다. 경제가 안정 기조를 찾은 것인데요, 그 단적인 예로 지난 2000년 한해 약 11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가 불가리아에 몰려든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요즘 상황은 어떻습니까?

날씨로 비유한다면 ‘쾌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불가리아는 지난 2000년 5% 경제성장을 이룩한 데 이어 이듬해부터 지속적으로 5%대의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특히 2001년에 출범한 신정부는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펼치며 외국인 투자 노력을 강화하고 민영화 사업을 지속해가며 경제 성장률 목표를 6~8%로 높여 잡았습니다. 현재 보건과 교육 등 일부 분야에서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안정과 성장을 조화시키는 경제 정책이 뿌리내리면서 불가리아 경제는 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2004년 외국인 투자는 26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불가리아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을 끈다고 하는데요 무슨 요인이라도 있나요?

그렇습니다. 임금 수준은 다른 동유럽 나라들에 비해 낮으면서도 생산성이나 고급인력이 넘쳐나기 때문에 서방기업들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 통신분야의 경우 불가리아에는 고급 인력이 수두룩해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한 예로 지난 2002년 정보통신분야의 경우 외국인 투자액이 2억8천만 달러였으나 오는 2009년에는 5억6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현재 불가리아 일인당 국민소득은 8천5백 달러로 동유럽 여러 나라들 가운데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11%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입니다.

워싱턴-변창섭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