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드라마 인기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9.03.20
drama_family_b KBS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의 한 장면.
연합뉴스

-TV 드라마 ‘하나 뿐인 내편’  최고의 시청률로  인기

- TV 시청률 집계는 개인별 아닌 가구 대상 조사로 이루어져

-가족드라마 인기 비결은 애틋한 가족간의 정이 공감 주기 때문

-최근 인기 드라마에 한결같이 등장하는 간이식

-90년대 최고 인기 드라마는 ‘첫사랑’  시청률 65.8 % 역대 최고

-2000년대 초 사극 드라마 인기, 최고 시청률은 ‘허 준’

-2010년 이후 최고인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세대간 벽 뛰어 넘은 가족드라마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 특히 한 집안의 가장 혹은 주부 여러분이 매일 힘들지만 열심히 일하는 건 가족이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겠죠.

한 가족의 살아가는 모습, 여러 가지 역경을 견뎌내며 고군분투하는 모습, 혹은 가족 간에 얽혀 있는 갈등 이런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것이 텔레비전의 연속극, 이른바 가족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 가족과 비슷한 처지의 얘기가 나오면 마치 내 얘기처럼 여겨져 빠져들기도 하고 이리 저리 얽힌 얘기들이 풀려가는 과정에서 때로 위안도 주고 때로는 분노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면서 흥미를 더해 가는 게 텔레비전 가족드라마인데요,

요즘 남한 텔레비전에서는 이런 가족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오늘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에서는 요즘 남한에서 어떤 드라마들이 인기가 있는지 또 지난 시기 1990년대 이후 가장 사랑 받았던 가족 드라마들은 어떤 작품들이었는지 알아봅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북한 주민 여러분들도 남한 텔레비전의 여러 프로그램을 많이 보고 계시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그 중에도 드라마들을 많이 보신다고 하죠.

오늘 저희가 얘기 나누는 드라마들을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요즘 남한에서 한 가족의 얘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족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드라마가 인기가 있습니까?

‘하나 뿐인 내편’  최고의 시청률로  인기 몰이

김헌식 : 네, ‘하나뿐인 내편'과 '왜그래 풍상씨' 그리고 ‘눈이 부시게’ 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insert : 드라마 ‘하나 뿐인 내편’ 장면 sound’

김헌식 : 최수종 씨가 오랜만에 출연해서 눈길을 끌었는데요, 드라마 ' 하나뿐인 내편' 은 ' 28년 만에 나타난 친아버지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는 딸의 모습이 짠하면서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삶의 희망을 제발 찾기를 바란다는 기대감을 주기도 했었는데요, 계속 상승하는 시청률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insert : 드라마 ‘왜 그래 풍상 씨’ 장면 sound)

드라마  '왜 그래 풍상 씨' 같은 경우도 지난 2월 28일 방송된 32회 시청률이 20.0%를 기록했습니다. 주중 미니시리즈의 경우 주말극과 달리 시청률 10%만 넘으면 흥행 성공작으로 꼽힙니다.

(insert : 드라마 ‘눈이 부시게’ 장면 sound)

시청률이 20%를 넘은 ‘눈이 부시게’는 치매를 둘러 싼 삶·죽음·가족의 의미를 부각시켜 눈길을 끌었고 작품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예전에 국민어머니로 불렸던 김혜자 씨가 오랜만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장균 :  '하나뿐인 내편'과 '왜 그래 풍상 씨' 같은 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셨는데 시청률이 열 명 중 다섯 명이 보면 50%입니까? 아니면 가구별로 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TV 시청률 집계는 개인별 아닌 가구 대상 조사로 이루어져

김헌식 : 시청률이 집계되는 방식을 알아야 하는데요, 시청률 조사기관은 나이, 성별, 가구원 수 등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수천 가구를 선별해 시청률 조사 대상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어떤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50%라는 것은 조사 대상에 참여하는 가구 중 50%의 가구가 이 프로그램을 시청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청률이라고 말하는 것은 개인별이 아니라 이 가구 시청률을 일컫습니다.

이장균 : 그러니까 50%의 시청률이라고 하면 우리 동네 절반 정도의 가구,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이 드라마를 봤다 이렇게 추산할 수 있는 거니까 그것만 해도 참 대단하네요, 두 집에 한 집은 봤다 이런 얘기니까..

‘하나 뿐인 내편’ 이라는 드라마와 ‘왜 그래 풍상 씨’ 가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나요?

가족드라마 인기 비결은 애틋한 가족간의 정이 공감 주기 때문

김헌식 : ‘하나 뿐인 내편’ 같은 경우에는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가 살인 혐의를 가진 아버지이기 때문에 참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데 그런 가운데 아버지는 딸을 생각하는 마음이 애틋하고요, 물론 결론은 살인범 누명을 벗게 되는 행복한 결과로 끝나게 됐는데 서로를 생각하는 애틋한 가족애가 부각이 돼 인기를 끌었고요,

‘왜그래 풍상씨’는 오빠, 큰 형이 등장을 하죠. 유준상 씨가 맡았던 역할인데 가정을 행복하게 이끌어 가려는 애를 쓰는 맏이의 역할에서 가족드라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눈이 부시게’ 같은 경우는 알츠하이머라는 치매 질환을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가족을 생각하는 어머니,딸이 교차하는 애틋한 가족애가 심금을 울리면서 치매를 새롭게 부각을 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드라마였습니다.

(insert : 드라마 ‘눈이 부시게’ 장면 sound / program ID)

이장균 :  예전에 텔레비전 드라마 뿐만 아니고 영화, 심지어 외국영화에도 단골로 자주 등장했던 게 주인공이 백혈병 같은 희귀병으로 죽음을 앞 둔 가운데 연인 혹은 부모와 자식 간에 펼쳐지는 얘기로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최근에는 희귀병 대신 드라마에 간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고요?

최근 인기 드라마에 한결같이 등장하는 간이식

김헌식 : 그렇습니다. 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  '왜 그래 풍상 씨' 그리고 일일극 '비켜라 운명아'까지 모두 간 이식을 둘러싼 이야기가 전개돼서 이쯤 되면 '간 파동'이 아니냐 이렇게까지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왜그래 풍상씨' 에서는 철부지 동생 넷을 건사하느라 몸은 물론 마음의 피골까지 상접한 유준상이 역을 맡은 이풍상이 결국 간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게 됩니다.

간이식을 하면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지만 동생들에게 간이식을 해달라는 말을 하기 힘든 고민도 있고 그런 가운데 여러 가지 갈등이 전개됩니다.

‘하나 뿐인 내편’에서도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장고래에게 자신의 간을 내어준 강수일, 최수종 씨가 맡은 역할이었습니다.

‘비켜라 운명’에서는 급성간경화로 간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인공의 라이벌인 사람이 갑자기 이식을 결심하면서 적에서 친구로 거듭나는 매개고리로 간이식이 등장해서 간 이식에 관련해서 드라마가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이장균 :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웬 간 이야기가 이렇게 많은 드라마에서 나오느냐 간파동이다 이런 말도 나올 만 하군요. 여기에 대해 여러 의견들이 많을 것 같아요?

김헌식 : 가족드라마는 중장년 층들이 많이 봅니다. 그래서 너무 희귀한 질병을 등장시키면 잘 와 닿지 않는 측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간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굉장히 피로하고 힘든 과정 속에서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아무래도 우리 고단한 서민들의 삶을 역으로 대변해 줄 수 있는 것이고요, 또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간이식이 제대로 잘 되면 살아날 수가 있어요.

그런데 다른 희귀병 같은 경우는 힘들죠. 결국에는 가족 간의 따뜻한 정, 행복한 결말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서 간이 등장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실제로 이런 드라마들을 보면 결국에는 다 간이식을 합니다. 결말이 좋게 나는 거죠.

그런 연유에서 간이식이 등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어쨌든 많은 가족 구성원들이 현실에서 보고 싶어하는 소망과 꿈이 뭔지를 거꾸로 짐작할 수 있게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시간을 되 돌려서 90년대로 한번 가보겠습니다. 90년대에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어떤 드라마들이 있나요?

90년대 최고 인기 드라마는 ‘첫사랑’  시청률 65.8 % 역대 최고

김헌식 : 네, 혹시나 이런 드라마들 놓치셨으면 구하실 수 있으면 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말씀 드리겠는데요,

(insert : 드라마 ‘첫사랑’ 장면 sound)

김헌식 : 1996년부터 방영되어 총 66부작으로 이듬해 4월 20일에 종영한 KBS2 드라마 ‘첫사랑’이 있는데요, 최수종 씨, 그리고 한류스타 배용준 씨가 나왔던 드라마입니다.

65.8%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요, TV를 보유한 100 가구 중 65 가구 이상 시청을 했다는 의미로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는  64.5%, 1992년 ‘사랑이 뭐길래’는 64.9%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사랑이 뭐길래’는 중국에서 엄청난 한류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기도 하죠. 이순재 씨가 출연했고 최민수 씨가 맡은 대발이 역이 큰 화제가 됐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첫사랑’ ‘사랑이 뭐길래’ 같은 경우는 가족주의 드라마죠. 그래서 가족애와 선악대결, 그러니까 나쁜 사람을 혼내주는 재미가 있었는데요, 배용준, 이수정, 최수종, 최지우 씨가 출연해서 눈길을 끌었었던 드라마들입니다.

배용준 씨나 최지우 씨는 그 뒤에 드라마 ‘겨울연가’로 한류스타가 됐었고 그 이전 이들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첫사랑’이기도 합니다.

이장균 : 그렇군요. 90년대에 시청률이 60%가 넘는 드라마들이 있었다는 게 참 놀랍네요. 이제 2000년대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2000년대에는 어떤 드라마들이 인기가 있었나요?

2000년대 초 사극 드라마 인기, 최고 시청률은 ‘허 준’

김헌식 : 이 때는 사극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허 준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MBC 드라마 ‘허 준’이 최고시청률 63.7%로 2000년부터 2009년 사이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했습니다.

(insert : 드라마 ‘허 준’ 장면 sound)

김헌식 : 이 당시 한의학 열풍이 엄청나게 불었습니다. 한의학에 관련된 다양한 업체들이 호황을 누렸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드라마 ‘태조 왕건’이 시청률 60.2%, ‘대장금’이 57.8%로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대장금;은 ‘허 준’의 영향으로 의학소재로 나왔는데 무엇보다 한식을 소재로 궁궐의 수라간 나인들의 삶을 통해 큰 감동을 줬던 작품이죠.

대장금은 아시다시피 한류드라마로서 세계 수십 개 나라에 수출이 됐고 또 주연배우 이영애 씨를 한류스타로 만들었던 드라마입니다.

이장균 : 2010년까지 사극이 많이 등장했고요, 2010년 이후에 또 대단한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있었지요?

(insert :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장면 sound)

2010년 이후 최고인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세대간 벽 뛰어 넘은 가족드라마

김헌식 : 네,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인데요, 전형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 주제인데요, 196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경제 개발기에 가난한 집에서 자란 주인공 김탁구가 온갖 역경을 딛고 최고의 제빵인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다뤘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빵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크림빵, 곰보빵, 앙금빵 등 70년대를 대표하는 추억의 빵들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복고적 향수를 자극했습니다. 이 덕분에 젊은 시청자부터 부모님 세대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으면서 무려 6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하나 뿐인 내편’을 보더라도 얼마든지 세대간의 벽을 뛰어 넘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라고 하면 여러 매체가 있는 상황 속에서도 50%를 넘는 가족 드라마 제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전망할 수 있겠습니다.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가족의 얘기를 담아내는 드라마는 수익을 내야 하는 방송사 성격상 상업적인 흥미를 강조하는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꼭 그런 것 만은 아니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가족의 힘겨운 삶, 그리고 세대 간에 겪는 갈등 등을 잘 이겨냄으로써 가족의 진정한 의미, 한 가정의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우쳐 주는 드라마도 많습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들도 이런 남한의 가족드라마를 보시면 남한에 사는 사람들의 가족 얘기, 가정 얘기들을 적나라 하게 보실 수 있고 남한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헌식의 열린 문화 여행 오늘은 최근 남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족 드라마에 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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