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우리 한국의 드라마가 세계의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는 우리의 노래 K-POP과 함께 K-드라마로 한류의 두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이후 이번에는 ‘파친코’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크게 주목 받고 있습니다.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시고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파친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4대에 걸친 가족사
드라마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 갯마을에서 태어난 여성 ‘선자’를 중심으로 한국⋅일본⋅미국을 가로지르는 4대에 걸친 가족사를 담는다. 강인한 여성 중심의 가족 서사라는 점에서 박경리의 ‘토지’를 연상시킨다는 평도 나온다.
드라마는 어린 선자, 젊은 선자(김민하), 오사카에 사는 노년의 선자(윤여정)까지 70년 넘는 세월을 담아낸다.
선자 부모부터 선자, 아들, 손자까지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4대에 걸친 삶을 그린다. 1910년대부터 1989년까지 시대는 물론이고 선자의 손자가 일하는 뉴욕부터 오사카, 부산까지 공간을 수시로 넘나든다. 이 같은 구성은 이야기 전개에 역동성을 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파친코'는 한국의 아픈 역사와 자이니치(재일동포)라는 이민자의 삶을 본격적으로 다룬 드라마를, 전세계에 인터넷 망을 통해 공개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낸 '파친코'는 총 8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이달 8일까지 애플TV+를 통해 5개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이달 29일까지 매주 금요일 한 편씩의 에피소드가 공개될 예정이다.
[참고자료:'파친코' 에피소드5 공개…낯선 땅에서의 새로운 여정, ‘이데일리’, 2022.04.08]
재미동포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가 원작
드라마 ‘파친코’는 재미동포 이민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소설 ‘파친코’는 2017년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작이었던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BBC '올해의 책'에 꼽히는 등 화제를 모았다.
768p에 달하는 대하소설 ‘파친코’의 시작은 1989년, 이 작가가 대학생이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일본에서 한국인과 함께 일한 미국인 선교사의 강연을 우연히 듣게 된다.
선교사는 열세 살 소년이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 자살한 사건을 통해 재일 조선인이 당했던 차별과 멸시를 설명한다. 이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떨칠 수 없던 그는 2007년, 일본인 남편과 함께 일본에 거주하며 재일 조선인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드라마 '파친코'의 세계적인 인기몰이에 힘입어 이민진(54)의 원작 소설도 국내 서점가를 점령했다. 4월 첫 주 국내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파친코'는 일제히 상위권에 진입했고, 예스24에서는 1·2권이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이례적으로 영어 원작 소설의 판매량도 동시에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예스24 외서 순위에서도 방탄소년단(BTS)이 표지를 장식해 1위에 오른 시사잡지 '타임'에 이어 2위와 3위를 각각 미국과 영국에서 출간된 페이퍼백 '파친코'가 차지했다.
단행본 기준으로는 '파친코'가 국내외 시장의 정상을 모두 차지한 셈이다.
[참고자료: [여성동아] 파친코’ 원작자 이민진이 ‘한국인’에 천착하는 진짜 이유 2022.04.04]
할리우드의 오랜 관습과 통념을 깨뜨린 드라마
드라마 ‘파친코’는 HBO 수석부사장 출신 마이클 엘런버그의 제작사 ‘스튜디오 레스’가 오스카의 주인공 윤여정, 아시아 톱스타 이민호와 다양한 국적·배경의 배우들과 함께 한·미·일 3개 언어로 완성했다.
미국 영화의 중심인 할리우드 주류 제작사는 백인 주인공이 아닌 드라마에 큰돈을 투자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 흥행이 불투명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자막에 거부감이 크다는 통념도 강했다. 하지만 외신은 이 드라마의 예산이 넷플릭스의 영국 왕실 이야기 ‘더 크라운’이나 최근 시상식을 휩쓰는 HBO맥스 드라마 ‘석세션’ 등 대작과 동급이라고 전한다.
‘파친코’가 ‘나르코스’(스페인어), ‘뤼팽’(불어), ‘오징어게임’(한국어) 등 흥행작의 뒤를 잇는다면, 이제 세계 시청자들은 비영어권 주인공의 다국적 이야기를 자막으로 기꺼이 소비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증명하게 된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미·일 삼중언어의 고예산 시리즈가 수퍼 영웅, 섹스, 극적인 액션 없이도 성공한다면 비슷한 시리즈에 청신호를 줘 연쇄 파장(ripple effect)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참고자료: 제작·감독·주연 모두 한국계… 첫 공개 ‘파친코’ 전세계 호평, 조선일보, 2022.03.28]
세계인들을 매료시킨 드라마 '파친코'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양대 산맥으로 자리한 가운데 애플TV+가 ‘파친코’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유망주로 떠올랐다.
파친코는 3월 29일 기준 키노라이츠 OTT 통합 랭킹 1위를 차지했다. 공개 당일부터 불거진 배우 진하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섬세한 연출로 평가받으며 단숨에 흥행작으로 오른 것이다.
공개 당일부터 약 일주일 간 유튜브를 통해 1화를 무료 공개한 전략도 먹혔다. 공개 일주일이 지난 시점 유튜브 조회수는 594만회로 높은 기대를 증명했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간 트위터 TV 시리즈 트렌딩 차트에서 ‘파친코’가 4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날 10만 9600건의 인게이지먼트를 얻은 파친코는 제94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ABC), 브리저튼(넷플릭스), 문나이트(디즈니+)에 이은 4번째 관심작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파친코의 선자역을 맡은 전년도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
이 또 다른 애플TV+의 오리지널 ‘코다’의 배우 트로이 코처에게 남우조연상을 시상하면서 파친코가 재조명됐다.
미국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비평가가 평가하는 신선도 지수는 98%, 대중이
평가하는 팝콘지수는 93%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또 다른 비평사이트 IMDb에서는 10점 만점 중 8.4점을 받았다. 총 1395명의 유저 중 무려 60%가 만점을 줬다.
[참고자료; '파친코' OTT 통합 랭킹 1위…애플TV+ 반격 먹혔나...한국경제, 2022.03.30]
“원작과 영상의 완벽한 결합”, 외신들 호평
“원작과 영상의 완벽한 결합”(롤링스톤), “쉽게 볼 수 없는 보석”(포브스), “아무것도 영원할 순 없지만 파친코만큼은 영원히 보고 싶다”(뉴욕매거진) 등 근래 보기 드문 찬사가 이어진다.
CNN도 파친코에 대한 많은 관심과 함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CNN은 지난 달 25일 ”‘파친코’는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상황과 좋은 대사들로 완성되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해당 매체는 작품에 대해 ″희망은 쫓기고 사랑하는 이들은 남겨진다”며 한국의 아픈 역사를 전하며 동시에 이민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는 "강렬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라며 '파친코'가 남다른 감동을 선사할 것임을 예고했다. 유력 비평 사이트 인디와이어(Indiewire) 역시 "섬세하고 부드럽게 전개되지만 강렬함이 공존한다"라며 '파친코'의 높은 완성도를 언급했다
이 밖에도 "'파친코'는 모든 것을 갖췄다. 목표로 하는 바를 명확하게 연출해낸 비주얼 스토리텔링의 승리이자 완벽하게 짜인 비전으로 시청자를 최종 목적지로 이끌며 감탄에 이르게 한다"(Collider), "강인하면서도 사려 깊은 시각으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난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승리와 트라우마를 모두 담아낸다"(Slant Magazine) 등 '파친코'의 섬세한 연출력을 향한 극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캐릭터의 흥미로운 서사와 배우의 탁월한 연기력"(IGN), "황홀한 연기"(Evening Standard) 등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도 눈에 띈다.
한편 "한 여성의 강인한 정신을 담은 시리즈 중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보석이다"(Forbes), "직설적인 매력과 고귀한 영혼이 담긴 이 매혹적인 시리즈는 크레딧이 올라간 이후에도 짙은 여운을 남긴다"(Decider),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최고의 시리즈"(Slash Film), "감동적이고 숭고하다"(The Atlantic), "장대한 서사와 글로벌한 캐스팅까지 갖춘 이 시리즈는 전 세계를 휩쓸 것이다"(Stylist) 등 '파친코'에 완전히 매료된 해외 매체들의 평이 이어져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전 세계 이민자들이 가진 '보편적 역사'
사실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 아픔과 재일교포가 일본에 정착하며 겪는 차별과 설움은 한국인만 아는 역사다. 해외에서는 낯설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시대 변화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난 설움,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한 ‘경계인’의 소외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전 세계 이민자들이 가진 ‘보편의 역사’이기도 하다. 일제 치하에서 이주하는 선자 모습이 전 세계 이민 가족 이야기로 확장성을 가졌다.
‘파친코‘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 강점기를 겪는 한국이지만 그리고 우리 역사에 대한 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미국마저 이 이야기를 가슴 아프게 느끼는 듯하다.
CNN의 시니어 기자 브라이언 로우리는 ”‘파친코’는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상황과 좋은 대사들로 완성되었다”며 감상을 전했다. 특히 아버지가 딸 선자에게 ”세상의 부당함이 너를 비껴가도록 하기 위해 난 무엇이든 할 거야”라고 하는 장면과, 나이 든 선자가 눈물이 터지자 손자를 꾸짖으며 ”할머니의
눈물을 경시하지 마라. 그에게는 울 권리가 있다”며 말을 건넨 노인 등, 한 장면 한 장면 보이는 따뜻함과 애절함은 시대와 국가적 배경을 초월하는 힘을 가졌다.
-이민 세대는 정착 이후에도 또 다른 난관을 만난다. 가족 내 정체성 혼란이다. 고향에 대한 향수, 이방인 차별에 눈물짓는 할머니와 달리 손자 세대는 “시대가 변했잖아요”라고 말한다. 다만, 그 손자 역시 “멋진 수트를 입어도 ‘그들’과 다르다”는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코고나다 감독은 “한국 역사를 다루긴 했지만 우리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며 이민자들은 여전히 매일 생존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모두의 이야기이자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테레사 강 로우는 “파친코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여성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며 “젊은 여성이 한 가정의 중심이 되고, 그녀 이후 여러 세대가 이어지면서 그녀가 가정의 핵심에 올라선다.
당신이 누구든, 한국인이든 아니든 모든 이에겐 (저마다) ‘선자(윤여정 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가족에게 닥치는 고난을 억지 신파로 만들거나, 극적으로 과장하지 않는다. 덤덤하고 짧게 이어지는 장면을 통해 그저 그들이 어떻게 고통을 이기고, 희망을 바라보고, 모진 세월을 버텨내는지를 그려낸다.
할리우드 제작진이 되살려낸 바다 갈대밭 등 일제강점기 조선의 풍경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자연 다큐멘터리처럼 신비롭다. 활기 가득 찬 영도 어시장을 세공해 낸 제작진 솜씨는 박수를 보낼 만하다.
‘파친코’의 이런 시선은 당대의 풍광을 담아낸 영상 안에서도 드러난다.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보잘 것 없는 선자네 하숙집 풍광을 찍는 영상의 색감에서는 고전미가 느껴진다.
그저 낡은 것이 아니라 ‘시간의 가치’가 더해진 듯한 색감. 거기에는 이 드라마를 만든 이들의 '일제강점기 조선'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담겨있다.
가난해도 넉넉한 상을 내줄 정도로 정이 넘치고, 막걸리 한 잔과 노래 한 자락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풀리던 당대의 삶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 달까.
이것은 이 작품이 한국의 근현대사를 담고 있지만, 격동기로 인해 고국을 떠나야 했던 이민자들의 시선이 투영되어 있어서 나오는 것들이다.
윤여정 등 배우들의 연기도 호평 일색
미나리’ 윤여정, 한류스타 이민호, ‘파친코’ 합류 만으로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는 진하, 김민하 등의 출연이 이목을 끈다.
연기에 대한 호평도 많았다. 배우들의 열연도 빛난다. 극 중 윤여정은 1900년대 초 한국 배경에서 노년의 선자 역을 맡는다. 영화 ‘미나리’로 지난해 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그는 또 한 번 이민자를 연기한다. 극은 선자의 시선을 통해 전개된다
특히 대서사시를 안정적이고도 묵직하게 이끄는 늙은 선자 역의 윤여정은 이번에도 관록의 연기를 보여준다.
더플레이리스트는 “이민자들의 회복력에 대한 방대한 서사를 숨 막히는 연기력으로 그려낸 윤여정. 전 세계 이민자들에게 보내는 헌사”라고 했고 선자가 지나온 길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윤여정의 열연 또한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윤여정은 현실적이고 담백한 연기로 타국에서 이방인으로서 선자가 겪었을 모진 시련과 이를 묵묵하게 견뎌냈을 회한의 세월을 담담하게 담아내 큰 울림을 자아냈다.
그들은 다시 한번 윤여정에 집중했다. 나이 든 선자를 연기한 그를 본 CNN은 윤여정의 살아있는 눈빛과 그 본인의 삶에서 비롯된 고난의 무게를 표현하는 연기를 극찬했다. 이미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는 윤여정에게 CNN은 ”또 다른 트로피를 추가로 거머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어쩌면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활짝 웃는 윤여정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참고자료; <매일경제> 2022.03.30. 오스카 점령 애플, 윤여정 ‘파친코’에 쏠린 관심[MK무비]
10대 ‘선자’ 역의 김민하, 신예지만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김민하는 남성이 권력을 쥐고 있는 두 문화권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리즈의 핵심 아이디어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그녀가 삶의 무게에 짓눌린 젊음을 받아들이고 비참한 현실을 결단력으로 변화해나가는 것이 놀랍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 뉴욕 타임즈 역시“불굴의 주인공 선자를 연기한 신인 김민하는 어린 부인으로, 어머니로 오스카 수상자 윤여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연기를 선보인다”고 평가했다.
김민하는 파친코의 핵심이다. 선자를 연기하는 세 배우는 유망한 아역 배우부터 오스카 수상자까지 캐릭터를 점차 진화시키는 임무를 가지고 있다.
김민하의 버전은 그중에 눈에 띈다. 김민하는 비교적 신인이지만 선자의 가장 힘든 해를 표현해 내야 한다. 그녀는 캐릭터의 순진함을 직설적으로 구현하고 점차 깰 수 없는 자연스러운 힘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참고자료; <스포츠서울> 2022.04.01. "윤여정과 어깨 나란히"…'파친코' 김민하 향한 외신 호평]
왐벽한 극중 인물 , 이민호 극찬 이어져
배우 이민호는 완벽한 극중인물에 대한 소화력, 새로운 변신 등을 선보인다. 이에 해외 주요 매체들의 뜨거운 호평 세례를 받고 있다. 극 중 이민호는 젊은 선자의 인생에 발을 들이며 궤적을 바꿔 놓는 한수 역으로 분했다. 이민호는 비밀스럽고 위험한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HOLLYWOOD REPORTER)는 이민호에 대해 "세련되고 위협적인 캐릭터를 뛰어넘어 한수라는 인물을 복합적이면서도 신비롭게 표현해낸 이민호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했다.
미국 연예 전문 미디어 쇼비즈 치트시트(SHOWBIZ CHEATSHEET) 역시 "이민호의 팬들은 한수를 연기하는 그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될 것"이라며 지금껏 보지 못했던 이민호의 연기 변신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미국 유명 매체 씨넷(CNET)은 "캐릭터에 대한 진정성과 섬세함으로 생기를 불어넣었다"며 이민호의 진심이 담긴 리얼한 연기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참고자료; <TV리포트> 2022.03.24. "냉혹한 위험 도사리는 눈빛"...외신, '파친코' 이민호 극찬]
‘파친코’ 제작에는 한국계 미국인 창작자들의 기여 커
할리우드 주류에 진입 중인 한국계 미국인 창작자들은 이 드라마의 ‘1등 공신’이었다. 수 휴를 비롯, 총괄제작자 테리사 강-로, 연출자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 배우 진 하 등이 모두 부모님이 한국 사람인 한국계 미국인이다.
강-로는 연예·스포츠·출판 종합미디어그룹 엔데버의 전신 WME의 첫 아시아계 파트너였던 할리우드 유력 인사. ‘테러’ ‘킬링’ 등 미 TV 드라마로 각광받던 수 휴를 설득해 소설 파친코의 드라마화를 맡겼다.
“당신이 지금 이걸 하지 않는다면 당신 정도 높은 수준의 아시아계 미국인 창작자를 만나는 데 10년은 더 걸릴 거라고 했죠. 우린 지금 당장 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연출자 두 사람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코고나다 감독은 존 조 주연의 ‘콜럼버스’(2017)로 주목받았고, 저스틴 전 감독은 ‘국’(2017)으로 선댄스 영화제 넥스트 부문 관객상을 받고 ‘푸른 호수’(2021)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은 신예다.
극중 백선자의 손자 ‘솔로몬’을 맡은 배우 진 하는 ‘데브스’(훌루), ‘러브 라이프’(HBO맥스) 등에 출연했고, 뮤지컬 ‘해밀턴’의 시카고 프로덕션에서 부통령 ‘애런 버’ 역할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각본가·제작자 수 휴(Hugh)는 말했다. “이민 첫 세대가 고생한 바탕 위에 2세대는 자리를 잡으려 노력하고, 3세대는 예술가가 된다는 얘기가 있어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제작진뿐 아니라 리뷰에도 ‘부모와 조부모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감상평이 많았어요.”
[참고자료; 조선일보 2022.03.28. 제작·감독·주연 모두 한국계… 첫 공개 ‘파친코’ 전세계 호평]
끈질긴 우리 민족의 생명력을 잘 보여주는 드라마
선자네 하숙집에 기거하는 노동자들이 하루의 피로를 막걸리 한 사발과 우렁차게 함께 부르는 ‘뱃놀이’ 한 자락으로 풀어내는 대목은 첫 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다.
우리가 잃었거나 잊고 있었던 옛 조상들의 여러 면면들이 묻어나는 명장면이다. 어두워져 밤으로 들어가는 그 순간에 흥과 한이 더해져 터져 나오는 노랫가락은, 일제강점기의 어둠 속으로 들어온 시대와 그럼에도 노래를 멈추지 않고 이 어둠조차 버텨낼 조선인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은유한다.
이들의 노래는 그래서 술기운에 흥을 빌려오지만 나라 잃은 민초들의 한과 슬픔이 묻어난다. 그런데 이 장면 속에서 당시 조선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독특하다.
이들은 가난하고 배운 것도 없고 또 일제의 폭력이 두렵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도리’나 ‘삶의 지혜’를 분명히 가진 자존감 넘치는 모습이다.
이러한 시선은 선자(김민하)라는 인물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일본 순사들이 어시장에 나타나면 모두가 고개를 숙일 때 선자만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있는 장면도 그렇고, 한수(이민호)라는 돈 많은 어시장 중개인 앞에서도 결코 굴종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모습도 그렇다.
결국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그 격동기에 일본, 미국으로 떠돌며 생존해낼 수밖에 없었던 이민자들(재일동포, 재미동포 같은)의 삶을 다루면서,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이 어디서 근원하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따라서 그 근원을 보여주는 첫 회에 등장하는 조선인들의 모습은 중요하다. 그들은 이 작품 속에서 한마디로 가난하고 배우지 못했어도 문화적 자존감이 높은 당당하고 꼿꼿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참고자료; PD저널, 2022.04.01. '파친코', 핍박 속에도 당당했던 이민자들]
이민 속에서의 한과 가족의 의미를 다룬 드라마
드라마의 극본팀은 한'과 '정'은 한국계 미국인 사회에서도 많이 논의되는 내용이다. 불가분의 감정이다. 많은 시련(한)이 있지만 그와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따뜻한 '정'이라는 정서를 꼭 더하고 싶었다고 한다.
제작진은 한은 한국인에게 뼈에 한이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역사적으로) 한국인이라면 갖게 되는 트라우마가 있을 것 같다며 자신들은는 한국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이 정서를 공유하고 있고 이 작품을 그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사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또 선자가 임신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고국을 떠나 일본에 가는데 그 선택도 가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린 선택이며 가족이 우리를 지탱해주는 버팀이라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가족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족이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달린 기로에서 이런 선택을 내린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체성, 과거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작품 자체가 부모님 세대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과거가 겪은 어려움에 대해 전하는 헌사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역사는 생존이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선조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하며 그게 우리의 삶이라고 덧붙였다.
[참고자료; "우린 한국계 미국인…나와 가족의 이야기" '파친코'를 만든 사람들 [N인터뷰]
‘뉴스 1’, 2022.04.01]
진행 이장균, 에디터이진서,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