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 ‘좀비물’ 강세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20-08-05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사진은 서울 한 영화관에 내걸린 영화 '반도' 홍보물.
사진은 서울 한 영화관에 내걸린 영화 '반도' 홍보물.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진정국면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안심할 수 없는 장기간의 코로나 19사태로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 관광업계 등 여러 분야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문화예술계도 예외가 아닌데요, 그런 와중에서도 영화계와 극장가는 나름대로 여러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애기 이시간을 통해 전해드렸습니다만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든 요즘 극장가의 모습은 어떤지 오늘 열린문화여행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 모셨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국내영화시장 유럽영화 부상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19 여파로 기존 극장가의 주류였던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을 일제히 미룬 사이 소규모 유럽 영화가 그 자리를 채워 관객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20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31.2%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7%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극장이 지난 3월 17일 이후 영업 중단에 들어갔고 이로 인해 미국영화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대신 이 자리를 유럽 영화가 채웠다. 상반기 유럽 영화 상영 편수는 작년보다 128편 늘어난 236편이었고 개봉 편수는 작년보다 7편 증가한 99편이었다. 유럽 영화 상영 편수 증가는 3∼5월 개봉작 부족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기획전 등을 통한 유럽 영화 재개봉작 상영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반기 한국 영화 점유율은 2004년 집계 이후 최고치인 61.7% 기록

상반기 전체로 보면 역대 최고였으나, 월별로 보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계속됐던 3∼5월에는 10%대로 크게 하락했다.

한국 영화 점유율이 하락한 이유는 한국 영화 개봉 편수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 실질 개봉 편수는 1월 14편으로 작년 1월과 같았으나 2월에는 10편, 3월에는 7편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2월과 3월의 한국 영화 실질 개봉 편수는 각각 11편씩이었다.

4월과 5월에도 같은 추세가 이어졌다. 4월 한국 영화 실질 개봉 편수는 12편(2019년 4월은 18편), 5월에는 14편(2019년5월은 21편)에 불과했다.

그러나 6월에는 한국 영화 개봉이 차츰 늘어나면서 비중이 커졌다. 6월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72.1%로 껑충 뛰었다. 같은 달 한국 영화 실질 개봉 편수는 12편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9편보다 많았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개봉 예정이었던 미국의 헐리우드의 대작들의 개봉 일정이 다시내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미국 영화의 관객 점유율은 하락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 영화 점유율은 '반도' 등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이 개봉하면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반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흥행몰이

영화 ‘반도’는 개봉 첫 주말 대한민국,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5개국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하며 2000만불 매출을 올렸다.

이어 개봉 전부터 사전 예매율 1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태국에서도 개봉 첫날 13.2만불로 박스오피스 1위에등극, 기존 개봉 당시 1위였던 '부산행'과 '기생충'의 기록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한국 영화흥행 1위 기록을 경신했다.

태국 배급사 측은 '반도'는 관객이 원한 모든 것을 담은 영화다"라며 '반도'의 흥행원인을 분석했다. 영화를 본 언론매체와 관객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큰 화면과 큰 사운드 시설이 갖춰진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는 영화” 라며 속도감 넘치는 자동차추격전을 포함한 다양한 시각적 효과에도 긍정적 평가를 보였다.

태국보다 1주 먼저 개봉한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도 2주 연속 흥행 1위를 했다. 베트남 매체들은 " 오락영화로서 훌륭한 영화다"고 평가했고, 대만 매체도 "대규모 자동차 추격장면과 총격장면은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고 호평했다.

'반도'를 향한 아시아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몽골은 예정된 일정보다 앞당긴 24일 개봉을 결정했다. 개봉 전야상영과 조조 상영 매진이 이어지고 있어 몽골에서도 역대급 흥행이 기대된다. 국내 영화업계에서는 '반도'가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도 흥행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20 칸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강동원, 이정현, 권해효, 김민재, 구교환, 김도윤, 이레, 이예원 등이 출연했고 '부산행' '염력'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요즘 자주 영화에 등장하는 ‘좀비’는 아이티 등 여러나라가 믿는 부두교에서 유래

좀비(zombi,zombie)는 부활한 시체를 일컫는 단어로, 아이티를 비롯한 여러 나라가 믿는 부두교에서 유래했다. 부두교에 따르면 좀비는 부두교의 사제 보커(bokor)가 인간에게서 영혼을 뽑아낸 존재이다. 보커에게 영혼을 붙잡힌 사람은 지성을 잃은 좀비가 되어 보커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하며, 보커는 간혹 이 좀비들을 노동자로서 착취하거나 팔아버리기도 한다.

대중 매체에서 비추어지는 좀비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다시 부활한 시체를 일컫는 단어이다. 공포영회에 자주 등장하며 부패한 시체가 걸어다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잦다.

국내 최초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본격 좀비 영화 ‘반도’

영화 ‘반도’는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좀비를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가져온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강동원, 이정현 등과 함께 ‘부산행’ 4년 후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 영화이다.

4년 전, 좀비 바이러스가 나라 전체를 휩쓸어버린 재난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던 ‘정석’(강동원). 홍콩으로 도망친 그는 ‘바이러스 덩어리’ 취급을 받으며 거칠게 살아가고, 그 와중에 바깥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대한민국 반도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제안을 받는다. 제한 시간 내에 현금이 든 트럭을 확보해 반도를 빠져 나와야 하는 임무이다.

반도에 도착한 정석은 그러나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와 4년 전보다 더욱 거세진 대규모 좀비 무리의 공격을 받는다. 준이(이레), 유진(이예원)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한 정석은 김 노인(권해효)과 가족을 이뤄 살고 있던 민정(이정현)을 만난다. 굶주린 좀비가 들끓는 도심 속에서 살아남은 민정 가족과 반도를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기로 한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렸으며, 전편보다 더 확장된 세계관과더욱 커진 규모를 자랑한다.

한국에서는 낯선 소재 ‘좀비’,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소재 영화 드라마에서 진화

전통적으로 우리에게는 귀신이라는 소재가 익숙하다 . ‘여고괴담’ 시리즈로 대변되는 한국 공포 영화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 와중에 나온 영화 ‘부산행’은. 1100만 관객을 훌쩍 넘기는 대흥행을 기록했다.

일단 좀비의 탄생은 언제나 그렇듯 대충 넘기기에 좋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때문이었다.달리는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좀비와의 사투는 국내 관객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한국에서도 좀비 영화가 흥행할 수 있다’는 지표를 세웠고, 많은 제작사들은 너도나도 좀비를 소재로한 영화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극 좀비 영화 ‘창궐’이 등장했다. 현빈과 장동건이 주연을 맡았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큰 기대를 모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한국에서 좀비는 살아남기 힘든가라는 의문이 들 즈음 나온 좀비 영화 ‘킹덤’이 이를 뒤집고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함께 거론되며, 계급과 사회적 구조를 좀비물로 잘 풀어낸 한국의 또 다른 사회문제를 담은 작품이라는 호평도 있었다. 여기서 다시 한국에서도 좀비물이 될 수 있다는 동기를 부여했다.

뒤 이은 개봉영화 ‘살아있다’ 도 좀비 영화로 주목 받아

좀비물 영화 ‘살아있다’는 코로나19 여파로 극장관객수가 떨어진 상황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인터넷 방송을 하던 '준우(유아인)'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의 공격에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시를 목격한다. 좀비들의 거센 공격에 어쩔 수 없이 집에 고립된 준우는 혼자서라도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전기와 수도는 물론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고립되고 최소한의 식량마저 바닥이 나자 깊은 좌절과 절망에 빠진다.

바로 그 순간 건너편 아파트에 있던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이 신호를 보내오고, 준우는 유빈과 함께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선다.

이야기의 흐름만 놓고 보면 ‘살아있다’는 다른 좀비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인공인 준우와 유빈은 원인불명의 경로로 좀비들이 나타났을 때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는다. 그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고 상실감에 빠지기도 하고, 새로운사람을 만나 위로를 받기도 하며, 좀비들의 특징과 약점을 조금씩 알아채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한다.

해외에서 접목된 좀비라는 주제에 한국의 정서를 녹이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는 좀비를 한 소재의 영화가 더 나오게 될 전망이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