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드라마 전성시대

워싱턴-이장균 leec@rfa.org
2018-08-29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연합뉴스 제공

-안방극장 법정다툼 한창

-최초의 법정드라마는 1980년 MBC의 ‘홍변호사’

-소시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악인이 처벌받는 권선징악 내용이 인기 비결

-현직 판사가 직접 작가로 등단하기도

-너무 많은 법정 드라마, 식상하다 소리 안 들으려 차별화에 안간힘

-법의 중요성, 형평성에 대한 관심 커 법정드라마는 계속 나올 것

-북한주민에게도 법정드라마는 만인에게 공평한 법에 대한 인식 심어줄 수 있어

(program title music)

이장균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이 시간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남한의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난 정부의 여러 잘못을 바로 잡고 또 관련 책임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많은 재판이 열리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재판  외에도 우리 주변의 각종 사회범죄 혹은 가정문제로 인한 갈등 속에서 벌어지는 법정 재판은 항상 큰 사회적인 관심사이기도 한데요, 그러다 보니까 법정에서 펼쳐지는 여러 사건에 대한 재판을 둘러싼 얘기들이 드라마로도 많이 제작이 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법정드라마 인데요, 오늘은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법정드라마에 대한 얘기를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insert :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장면 sound )

이장균 : 저는 드라마를 자주는 안 봅니다만 간혹 보는 법정드라마, 재판과정을 통해서 치열하게 공방이 오가고 그 뒤에 여러 가지 얽힌 얘기를 풀어가는 그런 얘기들이 흥미를 끄는 요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드라마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요즘 이런 법정드라마가 아주 이례적으로 많이 쏟아져 나와서 법정드라마 전성시대라고 불리고 있다고요?

안방극장 법정다툼 한창

김헌식 :  그렇습니다. 요즘 안방 극장, 텔레비전에서는 정의감에 불타는 판사 검사 변호사들의 활약상이 한꺼번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1994 박봉숙 변호사, 2005년 변호사들,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 ‘마녀의 법정’, SBS ‘이판사판’ 등 이전부터 법정은 드라마의 배경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TV 속 법정 배경이나 법조인 주인공 드라마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데요,  최근 KBS2 월화드라마 ‘슈츠’부터 시작해 MBC ‘검법남녀’, tvN ‘무법변호사’, JTBC ‘미스 함무라비’까지, 법정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일주일에만 무려 네 편이 방송되기도 합니다.

또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라는 드라마도 다시 주목 받고 있는데요, 이전에도 수많은 법정드라마들이 제작됐지만 이처럼 한꺼번에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꽤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예전과는 다른 특징들도 있어서 그런 점들을 오늘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장균 : 북한에도 물론 법은 있지만 남한처럼 원고와 피고 검사와 변호사간에 벌어지는 치열한 공방이라든가 재판을 앞두고 엄정한 수사가 진행된다든가 이런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법정에서 그냥 판사가 판결을 내리면 끝나버리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죄를 지은 사람이 어떤 때는 엉뚱한 죄목으로 너무나 과한 처벌을 받는 경우도 우리가 보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에 억류된 외국인 특히 미국인이나 남한 사람들의 재판과정에서 결정된 사항이 보도가 돼서 저희가 알게 됩니다만 죄목 자체도 납득이 안 가는 경우가 많고 그 판결을 보면 말도 안 되는 10년, 15년의 노동교화형 이런 처벌이 순식간에 결정이 돼버리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남한에서 펼쳐지는 이런 법정얘기는 북한주민 여러분에게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남한의 드라마를 보시면서 이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최근에 이렇게 봇물을 이루고 있는 법정드라마는 사실 전에도 있었죠?

최초의 법정드라마는 1980년 MBC의 ‘홍변호사’

김헌식 : 네, 한국내에서 최초로 법정드라마가 제작됐던 건 1980년, MBC ‘홍 변호사’입니다. 아마 지금 젊은 변호사들은 거의 모를 텐데요.  인권을 중시하는 홍 변호사, 배우 박근형씨가 역을 맡았었죠, 이 홍변호사가 매회 하나의 사건을 맡아 영웅적인 활약을 펼친 끝에 승소를 이끌어내는 상황극 드라마였습니다.

그 뒤에도1994년 SBS에서 ‘박봉숙 변호사’같은 법정드라마가 방송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실제 변호사들이 자문에 대거 참여했습니다.

이장균  : 아무래도 작가가 법률전문인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변호사들의 자문을 많이 얻을  수 밖에 없었겠군요.  많은 드라마가 있지만 이런 법정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소시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악인이 처벌받는 권선징악 내용이 인기 비결

김헌식 : 일단 억울함을 간직하고 있는 소시민들의 한,억울함을 풀어주는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죠.  특히 범죄자들이나 권력자들이 힘을 이용해 법의 처벌을 받지 않는데 대해 징벌을 가해 진정한 권선징악을 보여주는 면에서 법정드라마가 인기를 끌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원고와 피고, 변호사와 검사, 변호사와 변호사,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판결을 내리는 판사. 무죄와 유죄를 판가름내기 위해 다투는 이들의 치열한 싸움은 긴장감을 주고 반전이 있기 때문에 손에 땀을 쥐고 볼 수 밖에 없는 측면들이 많이 있지 않나 싶고요,

무엇보다도 현실의 부조리를 해결해서 좀더 좋은 세상을 바라는 그런 심리, 대리만족의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런 법정드라마를 많이 보시는 것 같습니다.

(insert : 영화 ‘변호인’ 장면 사운드)

이장균 : 이런 법정드라마와 비슷한 게 수사드라마 아니겠습니까? 수사를 통해 사건 배경을 추적해가는.. 이런 것들의 인기가 또 법정드라마를 많이 탄생시킨 계기가 됐겠습니다만 이전에 나왔던 법정드라마에서 펼쳐지는 얘기 전개와 뭔가 달라진 점이 있나요?

김헌식 : 아무래도 말씀하신 수사물의 특징이 결합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전에는 진실을 밝히는 변호사의 활약, 반전 이런 데만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은 주로 추리 영역이 많습니다.

거의 변호사나 판사, 검사가 거의 탐정, 형사, 콜롬보 정도 수준으로 활약을 하고 특히 변호사나 검사가 위험에 상당히 많이 처해서 심지어는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고요, 오히려 범죄인으로 몰려서 처벌을 받거나 감옥에 갇히는 경우도 생겨서 예전처럼 단선적인 것이 아니고 상당히 역동적이 측면이 많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는 첩보물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액션부터 코믹한 장면 또 특수효과 등을 통한 다양한 시각적 효과까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장균 : 이런 법정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현상은 역시 사회적인 현상과 별개로 볼 수는 없다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최근에 남한에서는 굉장히 많은 정치적인, 사회적인 변화가 있었지 않습니까?  이런 여러 가지 사회적인 현상들이 드라마에 반영이 되고 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겠죠?

김헌식 : 그렇습니다. 2016년에 국정농단사태가 불거졌는데요, 대통령도, 최고권력자도 헌법과 국민의 뜻 그리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게 되면 탄핵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고요, 아무래도 부패를 심판하고 처벌하는 것은 법정이 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는 그런 내용들이 법정드라마에 많이 반영되고 있고 또 일정 정도 호응을 받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네, 역시 현실 반영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목을 하게 되는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까 변호사들이 등장하는 많은 드라마에 작가가 변호사의 자문을 많이 얻게 된다 이런 얘기를 하셨습니다만 최근에는 변호사 외에도 직접 재판을 진행하는 현직 판사가 드라마 작가로 직접 참여 하는 그런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평가가 좋다고 하네요?

(insert :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장면 사운드)

현직 판사가 직접 작가로 등단하기도

김헌식 : ‘미스 함무라비’ 라는 드라마인데요, 원작을 현직 판사가 썼던 책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문유석 서울중앙지법 부상판사가 2015년에 쓴 ‘네 이웃의 분쟁’이라는 제목의 법정 소설을 바탕으로 했는데 자신이 현직판사로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판사들이 크게 공감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지금까지 판사들이 나온 영화나 드라마 중 가장 현실을 잘 반영한 것 같다는 반응도 있고요, 재판과 그 과정을 묘사하는 세밀한 부분들이 거의 실제와 100%에 가깝다 이런 평을 받고 있습니다.

어쨌든 갈수록 시청자들이 시대를 잘 반영한 드라마를 원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판사가 쓴 작품을 가지고 이렇게 드라마를 만들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 같습니다.

이장균 : 이렇게 많은 법정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사실 내용이 비슷비슷하다면 흥미를 잃게 되겠죠. 다 그게 그거다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같은 법정드라마라도 다른 드라마와는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애를 많이 쓸 텐데요, 어떤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나요?

너무 많은 법정 드라마, 식상하다 소리 안 들으려 차별화에 안간힘

김헌식 : 네,  SBS 수목드라마 ‘스위치’는 천재사기꾼 사도찬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런데 백준수라는 검사와 얼굴이 똑 같습니다.

그래서 검사역할을 대행하면서 악인들을 소탕하는 사기 활극입니다. 그래서 장근석이라는 배우가 사기
꾼과 검사를 오가는 일인이역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배우 장근석은 일본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많은 한류스타이기도 한데요, 일본에서도 방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KBS의 드라마 ‘슈츠’는 대한민국 최고의 로펌, 로펌은 변호사들이 모인 법률회사를 말하는데요, 이 로펌의 전설적인 변호사와 가짜 신입 변호사의 우정 아닌 우정을 다룬 작품입니다.

법률회사에서 벌어지는 성공과 실패, 권력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로 많은 인기를 끌었고요,

드라마 ‘무법변호사’의 경우에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무법 변호사가 절대 권력에 맞서며 진정한 무법변호사로 성장해가는 법정 활극드라마입니다.

특히 '무법변호사'는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일반적인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게 아니라 조직폭력배 출신의 변호사, 판사를 때리는 꼴통 변호사 등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습니다.

드라마 ‘검법 남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법의관이라는 직업, 그러니까 시체를 해부하는 일을 하는 전문직종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는데요,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법의학을 전면에 등장시켰기 때문에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친애하는 판사님께’라는 판사인 쌍둥이 형이 갑자기 실종되자 동생이 형을 대신해 판사로 행세를 하며 법정에 서서 통쾌한 판결을 시작하는 얼렁뚱땅 불량 판사 성장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music / program ID)

이장균 : 아무리 산해진미, 진수성찬도 하루 이틀이지 한달 두 달 계속 먹으라고 하면 질리지 않습니까? 이렇게 여러 가지 다양한 소재 흥미진진한 법정드라마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너무 오래 계속되고 너무 많이 보다 보면 자칫 식상 하다는 말도 나올 수 있겠죠?

법의 중요성, 형평성에 대한 관심 커 법정드라마는 계속 나올 것

김헌식 : 사실 법정물 같은 경우는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는 요소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법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고, 대부분 법이 조금은 강자보다는 약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법정드라마가 시청률이 높아진다고 하니까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관점으로 다룰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해 좀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법정드라마가 대부분 보면 너무 어두워요. 또 너무 무거운 메시지를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소재발굴이라든지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가 이런 부분을 먼저 고민하고 법정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냥 유행이니까 만든다 하면 시청자들은 많은 법정드라마들을 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안일하게 만든 드라마는 호응을 받을 수 없겠죠.

그래서 무엇보다도 법정드라마의 품질이 높아지고  서민들을 위한 다른 관점의 드라마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장균 : 이런 식상 하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너무 차별화에 매달리다 보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든가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갈 우려도 있는데요 그래서는 안 되겠죠.

앞서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남한의 이런 법정드라마들이 북한주민 여러분께는 잘 이해가 안 되는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법정드라마들도 자주 보시면서 익숙해지시면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는 엄청난 갈등, 정의와 불의의 치열한 싸움에서 흥미를 가지게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program title music)

북한주민에게도 법정드라마는 만인에게 공평한 법에 대한 인식 심어줄 수 있어

이장균 : 북한은  엄정한 수사라든가 공평한 법 적용이 없이 당국의 지시대로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북한주민 여러분께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남한의 법정드라마를 보시기 시작하면서 익숙해지시면 굉장히 흥미를 가질 만한 요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남한의 법정드라마를 통해서 법이 모두에게 정의롭고 공평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이런 인식을 북한주민 여러분이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듭니다.

김헌식 : 일단 법정드라마는 재미있습니다.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재미와 메시지가 있는 이런 드라마 많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장균 : 네, 보통 한 주에 이틀 정도 방영을 하는데 보고 나면 다음 주 기다리기가 많이 힘들지요. 궁금해서..

김헌식의 열린 문화여행 오늘은 남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법정드라마에 대해 이모저모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동아방송예술대학 김헌식 교수님 모시고 말씀 들었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