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한마당: 중국, 탈북 청소년을 돌보던 한국계 미국인 ‘필립 은’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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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원희 leew@rfa.org

중국에서 탈북 청소년을 돌보던 한국계 미국인 ‘필립 은’ 선교사가 지금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배움의 기회를 잃어버린 이들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중국에 와서 3-4년 동안 도망 다니고 숨어 다니고 하기 때문에 공부라는 것은 기억 속에서 없어진 거죠 그러다 한국에 오면 벌써 나이는 먹었는데 자기가 공부한 것은 까마득한 기억 속에 남아있어요

지난 1995년 북한에서 탈북자들이 중국으로 넘어오기 시작할 때부터 청소년들을 돌보고 있는 필립 은 선교사는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들어온 탈북 청소년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이들이 공부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기회가 있더라도 도중에 그만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 합니다.

한국에 와서 학교를 들어가려면 북한의 학력을 물어요. 어떤 아이가 20살에 왔는데 북한에서 인민학교 4학년에 다니다 왔다 그러면 인민학교가 북에서는 4년제니까 졸업을 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이니까 초등학교로 들어갈 수 밖에 없어요.

이러다 보니 학교적응을 못하고 탈락하게 된다고 합니다. 물론 길은 있죠.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통해 진학 할 수 있지만 검정고시를 본다는 것이 탈북 청소년 들 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초등학교 검정고시 합격해야지 중학교 검정고시 합격해야지 고등학교 검정고시 합격해야 하는데 혼자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죠. 부모가 있으면 시키는데 혼자 있으면 검정고시 보기도 힘들고 벌써 이 아이들한테는 노는 것이 몸에 배었고 사람피해가면서 먹고 사는 것이 몸에 배었기 때문에 앉아서 공부하려고 도무지 생각을 안 해요 그래서 어떻게 해서 한국에서 학교에 집어넣으면 거기에서 소외되고 또 왕 따 당하고.....

한국에는 학교적응이 어려운 학생들이 자주 대안학교로 가지만 역시 검정고시를 거쳐야 합니다. 그래도 대안학교에서 꾸준히 공부한 탈북 청소년들 중에는 대학교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대학에 들어갔다고 해서 제대로 졸업하는 탈북 청소년들이 드뭅니다.

이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서도 공부를 다 할 수 있나 성공률이 희박하죠. 대학에 들어가서 책 읽는 속도가 한국아이들보다 2-3배가 떨어지니까 2 년차가 되면 따라가기가 참 힘들어요. 그래서 중고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마침 부산에 있는 한 정규 사립 고등학교 에서 탈북 청소년들을 받아주어 몇몇 청소년들이 이 학교에서는 빠르게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 흩어져 있는 선교사 자녀들이 언어에 어려움으로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없으니까 선교사 자녀들을 데려다 제대로 교육을 시켜야 겠다 해서 학교를 세웠어요. 전원 기숙사 생활을 시키면서 미국식으로 가르쳐요. 그래서 교장선생님한테 탈북자 청소년들에 대해 얘기를 할 기회를 가졌는데 그분이 아 그러면 내가 탈북자들을 가르쳐 보겠다...

특히 각 개인의 장단점을 찾아서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해 가며 지도를 해 주어 시간이 지나면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다 보니 좋은 성과가 나와 본인들이 의욕을 갖게 된다고 은 선교사는 전합니다.

어떤 학생은 영어를 잘 하면 수학이 떨어지고 또 어떤 학생들은 전혀 영어를 접해 보지 못한 학생들도 있고 이런 학생들을 개개인 지도를 해가면서 잘 끌고 올라와요. 가서 보면 교장 선생님 부부가 너무 희생적으로 가르쳐 학교가 방학을 하면 다른 아이들을 다 집으로 가는데 이 탈북자 아이들은 갈 데가 없잖아요 그러면 교장선생님이 두 달 동안 다 자기 집에 데리고 있어요. 그래 가지고 한명 들어가고 6개월 후에 또 2명 들어가고 또 세 명 들어가고 그래서 그 학생이 나와서 소위 한국에서 일류대학도 들어가고 2류 대학도 들어가고 한동대도 들어가고 있어요.

처음에 탈북 청소년이 이 학교에 들어갈 때 은 선교사는 학교 측에 여러 가지 서약서를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아야 한다, 서약서를 다 쓰고 내가 양부모로 그 학생을 넣었는데 양부모가 과연 자격이 있는지 까지 검사를 하더라구요. 어려운 관문을 통과 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 학생이 6개월을 아주 잘하니까 그다음에 들어오는 학생부터는 수월해요

은 선교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탈북자들이 한국에 와서 잘 살기 위해서는 가정을 통해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중요하다며 건강한 가정을 갖는 일에도 관심을 기우리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에 오면 자기 혼자이기 때문에 외로움을 많이 타요 그리고 북한에서 결혼 했던 사람은 더 그립고 외롭고 그러니까 쉽게 만나요. 하나원에서도 쉽게 만나 쉽게 정들어요. 그리고 쉽게 동거를 해요.

그는 동거를 하더라도 동거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결혼식을 올려 주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 합니다.

2005년도에 처음에 4쌍 결혼식을 해주고 다음해에 5쌍 결혼씩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4월에 7쌍 결혼 합동결혼식을 했어요. 결혼식을 시켜주고 사는 것을 점검해 주고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자고 해서 돌아가면서 만나게 해요 오늘은 네 집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라 그냥 라면을 끓여도 괜찮으니까 점신준비하고 그렇게 돌아가면서 만나니까 참 좋아해요.

지금은 모두 16쌍이 결혼을 하고 잘 사는데 이중에는 이혼을 사람도 있다고 은 선교사는 아쉬워합니다.

잘 사는 사람도 있고 헤어진 사람도 있고 물론 헤어진 사람은 몇 명 안 되는데 그런 것 보면서 사랑으로 도와주는 것에 대한 경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청소년 들이나 결혼 적령기의 탈북자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도와 줄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이 앞으로 더 많은 탈북자들이 들어 올 때 꼭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이라고 선교사는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