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규상 leek@rfa.org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문화콘텐츠 진흥사업 중 애니메이션 산업 즉 만화영화 산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지금 이 음악은 미국 폭스 텔레비전에서 지난 1989년부터 18년 동안 인기 속에 방송돼온 만화 극 ‘심슨가족’의 주제곡입니다. ‘심슨가족’은 미국의 전형적인 한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사회적 풍자와 곁들어 꾸며낸 코메디 만화입니다.
이 만화영화는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돼 수백 개의 채널에서 방송될 정도로 전 세계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지난여름에는 극장 판으로도 만들어져서 관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기도 했는데요. 이 만화영화에서 기자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나면 그 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영화 스크린에서 올라가는데 그 수 백 여명의 이름의 절반 정도가 한국사람 이였다는 것입니다. 알아본 결과 ‘심슨 가족’은 100% 한국 사람들에 의해 그려진다는 것입니다. 이 만화영화는 지난 1987년부터 한국의 에이콤 스튜디오와 라프 드래프트 코리아 두 회사가 총 400여 편의 작화 부분을 담당해 오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업계 즉 만화영화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에서 방영되는 만화 영화의 30%에서 40% 가량이 한국에서 제작된다고 합니다. 물론 만화의 줄거리나 구성은 미국에서 시작되지만 삽화와 채색, 다시 말해 그림을 그리는 일들은 거의 한국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심슨 가족’을 제작하고 있는 라프 드래프트 코리아 미국 지사의 윤혜준 지사장의 말입니다.
윤혜준: 심슨 한편 제작을 한편 제작하는데 필요한 인원은 그림 그리는 사람들, 색칠 하는 사람들 그리고 편집하고 하는 인원들이 모두 70명 정도이다.
TV에서 방영되는 ‘심슨가족’ 1편의 길이는 22분입니다. 이것을 제작하기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20주에서 30주가 걸린다고 합니다. 만화영화 기획사가 각본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15주 또 하청업체가 그림을 그리고 영화로 제작하는 시간이 10주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애니메이션은 같이 인내와 많은 준비작업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는 하지만 성공한다면 캐릭터 즉 주인공을 모델로 한 장난감이나 다른 제품 생산과 판매로 이어 질 수 있는 고 부가가치 산업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첨단 산업에 한국의 애니메이션 업계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이러한 애니메이션 산업의 성장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전쟁으로 황폐한 맨땅에서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50년대 중반 한국의 만화가들은 미군이 쓰레기통에 버린 만화책을 주어다 공부하며 서양의 만화기술을 습득했습니다.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이교정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이교정: 우리나라 최초의 단편 애니메이션은 홍길동 전이다. 67년에 제작이 됐다.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한국의 애니메이터 들이 스스로 공부를 해서 시작한 것이다. 그 후 일본이나 미국의 제작 하청을 하게 된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선구자 신동헌 감독의 만화영화 <홍길동>이 큰 인기를 얻자, 70년대 들어서는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의 붐이 일게 됩니다. 이렇게 축척된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은 만화의 왕국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본으로부터 많은 제작 하청을 받을 정도로 성장하게 됩니다.
80년대에 들어서 한국은 세계 최대의 하청 제작국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당시 개발도상국 이였던 한국의 값싼 노동력이 이러한 만화영화 하청을 끌어온 이유 중에 하나지만, 만화영화 제작은 단순한 노동 집약적 작업은 아닙니다. 정부차원에서 문화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 문화콘텐츠 진흥원 배영철 팀장의 말입니다.
배영철: 한국의 애니메이션 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말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기술력은 많이 발달해 있다. 그 이유는 한국 사람들이 손재주가 좋기 때문에 또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컴퓨터로 이뤄지는 작업이다 보니....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IT와 통신에서 발달되고 있는 기반에 힘입어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도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5년 통계에 따르면 남한의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3천660억 원 미화로 약 3억 달러 규모입니다. 애니메이션 산업을 통해 외국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액도 만만치 않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자 협회 이교정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이교정:통계는 조금씩 변하지만 창작과 하청을 다 합치면 1억불 안 밖으로 수출하는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애니메이션 하청 제작의 선두 주자를 달리고 있지만 한국이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값싼 노동력과 무서운 속도로 기술력을 습득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한국의 독보적인 애니메이션 하청 시장을 파고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산업이 그렇듯이 가격 경쟁만으로 세계정상에 설수 없다는 진리를 한국의 애니메이터들은 이미 습득하고 있습니다. 심슨 가족을 하청 제작하고 있는 라프 드래프트 코리아 윤혜준 지사장의 말입니다.
윤혜준: 에니메이션의 품질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우선 그림이 좋다. 전 과정으로 볼때 그림도 좋아야 하지만 품질관리 즉 그림의 품질이 들쭉날쭉하지 않고 일정하다. 퀄리티 레벨을 잘 유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값싼 인건비만을 보고 하청을 주었던 미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결국은 품질 문제로 한국으로 하청을 돌린 사례가 빈번하다고 윤혜준 지사장은 말합니다.
그러나 무서운 속도로 한국을 따라잡고 있는 중국과 인도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자 협회의 이교정 사무국장은 남북 간의 애니메이션 협력 사업을 통해 한국의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교정: 북한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에 이미 포함 되어 있다. 북한도 남측의 애니메이션을 만든 다던가 이태리와 프랑스 작품을 만들고 중국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 흐름에 포함 되어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인력은 우수한 편이고....
업계 관계자들은 북한의 경제 규모에 비해 애니메이션 산업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고 평가 합니다. 또한 중국과 인도에 비해서 낮은 인건비라는 장점이 있어, 약간의 교육을 거친다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출 수 있을 것으로 평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과 남한의 애니메이션 시장이 결합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첨단 한반도 다음번 시간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