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현재를 보는 중국 여행, 과거로 가는 북한 여행
2024.06.27
- 외국 관광객 유치 나선 중국… 비자 면제 18개국으로 확대
- 관광객 유치 나선 북한의 실적?
- 북한 방문 러시아 관광객 “과거로 순간이동”
- 한국에서 중국 국적 근로자 17명 화재로 사망
- 애도 분위기 속 “중국 노동환경이 더 열악”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중국이 최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비자 면제 국가도 대폭 늘릴 예정인데 관광객 확대가 경제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을까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지난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이 출입국 방법을 최적화하고자 더 많은 국가에 비자 면제 환승 정책을 확대하고 주요 국가로부터 오는 항공편을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고품질 여행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인데 통신은 앞으로 인기 관광지·식당·호텔·공항 등 공공장소의 외국어 표지판을 개선해야 하며 지도와 내비게이션 앱에서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량 호출 서비스를 개선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북한에도 한국이나 중국에서 사용하는 제품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자동차 운전기사들이 사용하는 ‘길동무’라는 앱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중국은 내비게이션 앱에서 길 안내뿐 아니라 차량 호출 서비스까지 제공해 외국인들의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비자를 면제하는 국가를 지속적으로 늘려 최근까지 모두 18개국에 비자면제 조치를 취했습니다. 지난 12월에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말레이시아 등 6개국이 지난 3월에는 스위스, 아일랜드, 헝가리, 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6개국이 15일 이내의 단기 체류의 경우 비자가 면제됩니다.
특히 이중 뉴질랜드와 호주, 폴란드는 일방적 비자 면제입니다. 리창(李強) 총리는 이달 중순 뉴질랜드와 호주를 방문해 각각 일방적 비자면제 조치를 시행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24일 중국을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폴란드 국민들에게 일방적 비자면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보통 비자 면제는 당사국 호상(상호) 간의 합의로 양국에서 모두 면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방적 면제 조치의 경우에는 한 국가만 면제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폴란드의 경우 폴란드인이 중국에 입국할 때만 면제되고 중국인이 폴란드에 입국할 때는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폴란드 같은 경우에는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으로 무기를 지원한 사실상 ‘러시아의 적대국’으로 평가받는데요, 시 주석은 이런 폴란드에 일반적 비자 면제 조치를 취한 겁니다.
중국이 이렇게 해외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중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 규모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국 당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찾은 관광객은 8,200만 명으로 코로나 직전인 2019년의 약 56% 수준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홍콩·마카오 이외 지역에서 온 관광객은 1,380만 명에 그쳤습니다. 특히 미중 갈등 고조와 중국의 안보 강조 기조 속에서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중국을 찾는 외국인 수가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의 비자 간소화 정책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1분기 중국의 외국인 입국자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는데요, 비자발급 건수는 118.8% 증가한 46.6만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자면제 입국 외국인수는 266.1% 증가한 198.8만 명이었는데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외국인들이 중국을 여행하는 이유는 현재 중국의 발전상과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서인데요, 반면 북한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의 목적은 흘러간 과거의 모습을 체험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과 밀착 관계를 이어가는 러시아 관광객 97명이 지난 2월 북한을 관광했는데요, 일리야 보스크레센스키라는 러시아 관광객은 당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과거로 순간이동을 한 것 같았다”며 “북한을 보면 옛 소련 시절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떻게 살았을 지 알게 된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또 다른 러시아 관광객은 북한 관광에 대해 ‘감옥에 갇힌 기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렇게 북한 관광에 대한 평판이 안 좋게 나오면서 이후 러시아에서는 북한 관광 신청자가 점점 격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서방세계의 여행자들뿐만 아니라 혈맹인 러시아나 중국인들에게도 인기 없는 관광지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방문 시 연간 100만 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지만 북한에 가겠다는 관광객 숫자가 적어 동북3성의 공무원들과 기관들에 북한관광을 강요한 바 있는데요, 3박4일 여행일정보다 북중 국경지역 도시를 당일로 둘러보고 귀국하는 당일 관광객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여행의 기본인 이동의 자유가 없고, 전기나 수돗물조차 제대로 안 나오는 북한 호텔에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기 싫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김정은 총비서 주도로 평양과 유명 관광지에 현대적 건물을 짓고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매력 없는 관광지, 위험한 관광지로 평가되는 북한에 관광을 갈 관광객은 별로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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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한국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리튬 전지 제조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외국인을 포함해 18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 가운데 17명이 중국 국적자로 확인됐습니다.
INS – 박순관, 주식회사 아리셀 대표 : 사죄드립니다. 사죄드립니다. 6월 24일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와 관련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게 되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중국 매체들도 이번 참사를 비중 있게 보도하며 한국의 노동 환경을 문제 삼고 나섰는데요,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현장을 방문해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피해자 구출과 치료, 사고 처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내용과 김 지사가 중국 측을 도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사고 후 처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합의한 내용을 중점 보도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과 소통한 내용도 비중 있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INS - 싱하이밍/주한 중국대사 : 중국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화재를 교훈 삼아 다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길 바랍니다.
이와 함께 중국 매체들은 한국의 노동환경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는데요, 글로벌타임스는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 있는 중국인 근로자들은 임금과 복리후생 측면에서 한국 근로자보다 열악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매체는 이어 “이번 사건의 사후 처리에 있어 한국 기업과 정부가 한국인들과 다르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내 중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타국에서 들려온 비극적 소식에 중국의 온라인 여론도 들끓었습니다. 중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 바이두의 해당 콘텐츠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중국인들의 댓글 수천 개가 달리며 사고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이 주제는 뜻밖에도 중국의 노동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전환됐는데요, 중국의 노동 환경이 더욱 열악한 상황에서 한국을 비판할 처지가 되냐는 반발심리가 확산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중국 누리꾼은 “중국 공장에서 일하면 보통 시간당 10위안(1.37 달러)을 받는다”며 “한국의 최저 시급은 51.6위안(7.8달러)이다. 외국에서 일하려는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느냐”는 글을 남겨 수백 개의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한 조선족 직원은 신경보에 “한국인들은 공장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급여는 시간당 7.9달러로 비슷한 급여의 다른 직업에 비해 노동 강도가 낮고 퇴직금과 수당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 누리꾼은 “중국 공장에선 35세 넘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며 “왜 중국 젊은이들이 해외로 나가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비판은 공감받을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다른 누리꾼도 “중국에선 젊은이들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지만, 선진국은 임금이 높고 근로 인력이 적어 의지가 있다면 60~70대가 돼도 일할 수 있다”며 “올 4월에 방문했던 한국 거래처엔 70대 운전기사가 여전히 운전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외국 기업 급여가 중국보다 2~3배는 높아 부지런히 돈을 모으면 몇 년 후 지방 도시에 집을 마련할 수 있다”며 “나도 한국에 가고 싶다. 하지만 가고 싶다고 쉽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토로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 같은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최근 냉각된 한중 관계로 인해 한국 관련 사건사고에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되고 있습니다.
노동 환경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토론을 보면 북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역점사업으로 올해 ‘지방 건설 20×10’ 정책을 추진되고 있는데, 북한은 공장 기업소의 노동 환경을 말하기 이전에 이 공장을 짓는 건설 돌격대의 노동 환경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노동자들이 일하며 받는 시간당 임금과 노동 환경, 이 두 가지는 아주 중요한 인권 문제 즉 인간의 기본 권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정리,제작:이현주
에디터:양성원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