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밀착하는 북러, 삐걱대는 북중
2024.07.04
- 북한 조선중앙TV, 중국 위성 통한 송출 중단
- 중국은 시진핑-김정은 기념판 철거
- 중국, 세계 최초 달 뒷면 토양 확보
- ‘중국판 스페이스X’ 액체 추진 로켓 시험발사 중 추락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북한이 최근 중국 위성을 통해 전 세계로 송출하던 조선중앙TV 서비스를 중단하고 대신 러시아 위성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은 다롄에 설치된 김정은 총비서와 시진핑 주석 간 친교를 기념하는 상징물을 철거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합니다.
지난 1일 북한 조선중앙TV를 수신해 오던 한국 방송사들과 정부 기관의 모니터 화면에는 ‘신호 없음’이라는 문구가 떴습니다. 북한이 그동안 중국 위성을 사용해 송출하던 조선중앙TV 서비스를 중단하고 대신 러시아 위성을 사용하면서 위성 신호 수신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조선중앙TV의 러시아 위성을 통한 송출 신호가 잡히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말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러시아 위성 주파수가 한국 내 특정 이동통신서비스의 주파수 즉 손전화 서비스의 주파수와 겹치면서 정상적인 수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국 위성통신 관계자들은 설명합니다.
따라서 주파수가 겹치지 않는 일부 지역에서만 조선중앙TV 수신이 가능한데 이동통신망 주파수는 워낙 광범위하게 구축돼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국 통신위성업체인 나사CNS의 신희태 대표의 말입니다.
INS - “중국 위성을 사용할 때는 조선중앙TV 신호 감도가 좋아 양질의 영상을 수신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러시아 위성을 사용하면서 국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신호가 수신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옵니다”
통일부도 이날 언론에 “북한이 중국 위성 사용을 중단하고 러시아 위성을 통해 방송을 송출하면서 한국의 일부 지역에서 수신이 제한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한국 방송사들과 정부 기관들은 북한 상황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 조선중앙TV를 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신해왔습니다.
북한이 러시아 위성으로 바꾼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방송을 중계하는 중국 위성의 사용 연도가 2027년 말까지 아직 3년 이상 남아있었다는 점 등에 비춰 최근 냉랭해진 북중 관계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북러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 나온 조치여서 주목됩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도쿄대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중국 톈진외대 국가지역연구원 겸임교수로 활동 중인 최경희 샌드연구소 소장의 분석입니다.
INS - “중국은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대결 구도로 비쳐지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핵 폭주를 이어가는 불량국가 북한과 동급으로 취급되는 것을 우려해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에 북한은 중국과의 경제 협력보다 러시아를 통한 군사·경제 협력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최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018년 5월 중국 다롄(大連)방문 당시 시진핑 주석과 산책하며 친교를 쌓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설치한 ‘발자국 동판’을 제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당시 김 총비서와 시 주석이 산책하며 담소를 나눈 다롄 외곽 휴양지 방추이다오(棒槌島) 해변에는 설치된 두 쌍의 발자국 동판이 지난달 초 갑자기 사라졌고 그 자리에서는 검은색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덮은 흔적만 남았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발자국 동판 설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현지에서는 북중 정상이 산책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두 정상의 발자국을 본떠 만든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선 발자국 동판 철거가 시 주석의 승인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와 함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해당 지역 방문 사진이 걸려있던 방추이다오 해변 인근 식당의 전시실도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중 간 이견은 지난해 7월, 정전협정체결 7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을 대하는 김정은 총비서의 태도에서도 드러난 바 있습니다. 당시 김 총비서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과는 회의장에서 마주 앉아 환담을 가진 것과 달리, 리홍충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과는 복도에서 만나 약식으로 인사를 나누는 등 홀대 논란이 있었습니다.
북중 관계가 삐걱거리는 가운데 한중 관계는 그동안의 소강상태에서 벗어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린데 이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전날인 6월 18일 서울에서 한중 간 고위급 외교안보대화가 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중국을 방문한 한국의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나 “한국은 중국의 가까운 이웃이고, 양측은 타고난 파트너”라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노력해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발전을 추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무역에서 북중 간 교역액이 전체 무역의 9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국은 북한 경제의 생명줄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혈맹인 중국이 한국과 가깝게 지내는 것에 대해 북한은 체제 존망의 문제로 보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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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달 뒷면 토양 채취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중국판 스페이스X’로 관심을 모았던 중국 민간 기업의 액체 추진 재사용 로켓이 시험 발사 중 추락해 폭발했다고 하는데요, 비싼 수업료를 치르는 중국의 우주 굴기 상황을 오늘의 두 번째 소식으로 전합니다.
지난달 28일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에 따르면 창어 6호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 채취 임무에 성공했다고 전했습니다. 창어는 중국말로 전례 동화 속, 달에서 사는 토끼를 의미합니다.
볜즈강 국가항천국 부국장은 “6월 25일 오후 2시 7분(현지시간) 창어 6호가 인류 최초의 달 뒷면 샘플을 싣고 네이멍구의 스즈왕치에 정확하게 착륙하며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채취된 달 뒷면 샘플을 통해 태양계 및 달 진화와 같은 과학적 신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창어 6호가 채집한 달 뒷면 토양은 1935.3g으로 토양 샘플은 중국과학원 실험실로 옮겨져 보존처리 및 분석 연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중국판 스페이스X’로 관심을 모았던 중국 민간 기업, 텐빙 테크롤로지의 액체 추진 재사용 로켓이 시험 발사 중 추락해 폭발했습니다. 스페이스X는 2002년 5월 6일, 전기 자동차 테슬라 사의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입니다. 발사에 실패한 로켓의 이름은 텐룽 3호로 미국 스페이스X의 주력 발사체인 팰컨9과 동급으로 알려졌습니다.
텐빙 테크롤로지는 지난 3월, 텐룽 3호 로켓에는 3차원 프린팅 스테인리스 엔진과 액체 질소 기화 가압, 액체 추진 완충기, 3중 컴퓨터 등 50개 이상의 신기술이 적용됐고 1단 로켓은 자율 귀환과 재사용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텐룽 3호가 올해 총 세 차례의 발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첫 비행 후 3년 안에 연간 30회 이상의 상업용 궤도 발사를 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우주 발사체 실패를 인정하고 재도전을 하는 반면 북한은 2일, 실패 가능성이 제기된 탄도미사일 발사를 두고 ‘초대형 탄두 장착 전술미사일의 최소 사거리 시험발사’라고 주장해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탄두 4.5t 미사일이 내륙으로 시험발사 됐다고 밝혔는데요, 발사 당일인 1일은 평양에서 김 총비서가 참석한 노동당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내륙 쪽인 평양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미사일이 내륙으로 잘못 날아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북한이 허위 주장을 펼친 것은 최근 잇따른 군사 활동 실패로 체면이 구겨지는 상황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은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리던 5월 27일,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다가 실패했고 또 지난달 26일에는 발사한 미사일이 공중 폭발하자 '다탄두 미사일 시험'이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미사일이 폭발해 파편으로 산산조각이 나는 장면이 한국군 감시 장비에 명확히 포착됐습니다.
1일 발사된 미사일이 내륙에 떨어졌다면 주민들에게 알려졌을 수 있고, 그에 따른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신무기 개발’이라 주장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정리,제작:이현주
에디터: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