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아이폰 사용 금지 확대 … 탈중국 지속하면 퇴출 가능 경고
- 중국의 과도한 통제로 몰락하는 홍콩
- 중국 SNS, 홍콩 '아시아 금융 중심 유적지'
- 주식시장 역사적 침체, 상업 부동산 공실률 역대급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이 시간 진행에 김명성입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 애플 사의 아이폰 등 외국산 스마트폰 즉 타치폰 사용 금지령을 확대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시장 중국.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17.4%를 점유하고 있는 애플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이폰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남한의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하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애플의 아이폰 등 외국산 스마트폰 사용 금지령을 확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보도했습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의 23개 성 가운데 최소 8개 성의 행정기관과 국영기업이 지난 한 두 달 사이 직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자국 즉 중국 기업이 만든 스마트폰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저장성, 광둥성, 장쑤성 등 경제력이 높은 지역을 비롯해 세계 최대의 아이폰 공장이 있는 허베이성에서도 이뤄졌습니다. 또 8개 성의 주요 도시뿐 아니라 소도시의 작은 공공기관 직원들에게도 구두로 동일한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지난 9월 베이징과 톈진 지역의 공직자에게 내려졌던 외국산 스마트폰 금지령이 확대된 것인데요, 당시 중국 외교부는 이 같은 지시가 없다며 전면 부인했으나 결국 거짓으로 드러난 셈입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INS - “중국은 애플 등 외국 브랜드 휴대전화의 구매·사용을 금지하는 법률과 법규, 정책 문건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근 아이폰 관련 보안 사고가 폭로된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해 피해가 적잖을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얼마나 많은 정부 기관이 직원들에게 이 같은 지침을 내렸는지 불분명하지만, 중국에서 성장을 지속하려는 삼성과 애플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미중 간 첨단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미국이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자 중국 정부는 자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최근 화웨이가 자국산 주요 부품을 사용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중국도 과거 구글과 페이스북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검열을 거부하자 자국 내 접속을 차단해 퇴출시킨 바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도 중국에서 짐을 쌌고,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은 중국에 진출도 못했습니다.
이같이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애플이 위기관리 차원에서 중국 내 공장을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옮기며 탈중국에 앞장서자, 중국이 중국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애플에 경고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이런 갈등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주는 영향은 아직 없어 보입니다. 9월 말, 중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도시에서 아이폰 최신 기종, 아이폰 15가 출시됐는데요. 인터넷 구매 예약 사이트는 접속자가 많아 멈춰 섰고 중국 대도시의 아이폰 판매점 앞은 새벽부터 장사진이었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아이폰의 가격은 4년제 대학 졸업자 한 달 노임과 맞먹는 정도인데요. 북한 주민들은 몰래 본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분명 한 번쯤을 봤을 겁니다. 김정은 책상 위에 놓인 애플 사의 컴퓨터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아이폰은 북한에는 아직 일부 최고위층에게만 허용되는 금역의 타치폰입니다.
### 프로모 ###
2020년 중국은 홍콩 내 반중국 활동을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을 제정했습니다. 홍콩 경제는 보안법 시행 이후 외국자본과 엘리트 인력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장기 침체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지난 11월 28일에는 홍콩 증시 항셍지수가 31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 증시의 가권 지수에 추월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요즘 홍콩을 가리켜 ‘아시아 금융중심지 유적’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국제금융도시로서 홍콩의 위상이 이미 유적지, 즉 과거의 영광이 됐다는 의미인데요. 금융의 중심지이자 해상 운송의 중심지, 홍콩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이양된 홍콩의 정식명칭은 중국인민공화국 홍콩 특별행정구입니다.
홍콩은 해외에 14개 경제무역대표부를 두고 있는데, 미국에는 워싱턴DC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3곳에 있습니다. 미 의회는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1997년, 홍콩경제무역대표부에 미국 내 국제기구에 준한 면책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홍콩을 중국의 한 특정 도시가 아닌 자치권을 가진 특수 지역으로 보고 압수수색이나 재산 몰수 등을 당하지 않을 권리를 인정하고 일부 조세를 면제하는 등의 특권을 부여한 것입니다.
그러나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지난 11월 29일, 홍콩경제무역대표부(HKETO)에 부여해 온 이 같은 특권과 면책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안에는 홍콩에 특권을 부여하는 게 적절한 지를 바이든 대통령이 판단해 30일 내에 의회에 설명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적절하다는 판단으로 근거를 제시해도 의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홍콩경제무역대표부는 180일 내에 폐쇄 수순을 밟게 된다고 합니다.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하원 외교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했으며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당)은 “홍콩은 더는 자치권도 없고 민주적이지도 않다”면서 “홍콩대표부가 누려온 외교적 지위는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콩무역대표부는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벨기에, 일본 등지에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이 법이 통과된다면 다른 서방 국가에서도 비슷한 조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이름난 홍콩의 상업용 부동산이 전례없이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당국의 통제 강화와 미중 갈등으로 아시아 금융중심지로서의 위상이 타격을 받아 외국계 은행들이 대거 철수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도 중국의 통제 강화로 홍콩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거래가 둔화됐고 이들 금융기관이 철수하면서 공실률도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중국에서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악화되면서 외국계 은행들이 홍콩에서 사업을 축소하는 영향도 큽니다. 홍콩에는 중국 투자를 위해 진출한 해외 금융기업들이 전체 사무실 임대 공간의 30%를 차지하는데 미중 간의 갈등과 중국 정부의 반 시장 정책으로 외국계 금융사들은 축소 또는 철수를 준비 중입니다.
홍콩의 높은 빌딩 꼭대기에 이름을 걸었던 도이치방크, 스탠다드 차타드 그룹 등도 사무실을 비우거나 도시 외곽으로 이전했으며 항공 물류 회사 페덱스는 홍콩에 있던 아시아 태평양 본사를 싱가포르로 조만간 이전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런 외국 기업들의 공백을 중국 기업이 대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당국의 과도한 통제로 국제금융중심지의 지위를 잃은 홍콩의 상황은 북한 당국의 단속과 통제 강화로 몰락한 돈주들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가정맹호(苛政猛虎) 즉,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과 북한의 독재 정치가 과도하게 시장경제를 단속, 통제하면서 기업가들이 위축되고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고 있는데요,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 제작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