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국] 인구 세계2위 중국도 피해갈 수 없다
2023.12.28
-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
- ‘중진국 함정’ 빠진 중국
- 중국 내 한국, 미국 유학생 수 대폭 감소
- 한국 유학생 최고점이었던 2017년 비해 3% 급감, 영향은?
안녕하십니까. ‘오늘의 중국’ 진행을 맡은 김명성입니다.
북한에서도 저출산이 국가적 큰 과제로 등장한 가운데 중국 역시 고령화로 노동력 인구의 평균 연령이 40세에 육박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신생아는 감소하는 반면 중장년 인구가 계속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하는데요, 노동력 인구 감소와 노인 부양 부담 증가로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의 첫 소식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전 세계 인구 1위는 어디일까요. 당연히 14억 명인 중국을 꼽는 사람이 많을 텐데요, 2023년 세계 인구 1위는 인도입니다. 인도의 인구는 1억 2,860만 명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사망자가 출생 인구를 추월하면서 61년 만에 첫 인구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INS – (강이 중국 국가통계국 국장) 2022년 말, 중국 인구는 14억 1100만 명으로 85만 명 감소했습니다. 전체 자연 인구 증가율은 1,000명당 마이너스 0.6명입니다"
중국 매체인 제일재경은 지난 16일 중앙재경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인력 자본 보고’를 인용해 2021년 말 기준 중국의 노동력 인구 평균 연령이 39.2세라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노동력 인구 평균 연령은 1985년 32.3세였으나 36년 만에 6.9세가 늘어난 셈입니다. 노동력 인구 평균 연령이 중년인 40세에 근접한 것은 고령화된 중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농촌의 상황은 도시보다 더 심각합니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중국 농촌 노동력인구의 평균연령은 40.39세로 이미 40세를 초과했습니다. 경제가 낙후한 헤이룽장과 랴오닝, 지린 등 동북 3성은 각각 41.17세, 40.78세, 40.57세로, 중국에서 노동력 인구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지역 1∼3위를 차지했습니다.
2005년 이후 농촌의 젊은 노동력 인구가 도시로 대거 이주한 점이 도시와 농촌 간 노동력 인구 평균 연령 격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제일재경은 분석했습니다.
노동력 인구 비율 감소는 경제 성장률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중국의 노동 인구 감소 비율은 2010년 75.4%에서 2021년 68.3%로 급락했는데요, 이 기간 경제성장률도 5% 내외로 떨어졌습니다. 노동력 인구는 1978년 20.1세에서 2022년 39.2세로 높아졌고, 2050년에는 50세에 달해 미국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동력 인구 감소와 함께 고령화도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중국 민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2억 978만 명으로 그 비중은 14.9%였습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를 넘어서면 초고령 사회로 보는데 이런 기준에 의하면 중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입니다.
또 2030년대 초반에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령화에 따른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빈약한 사회보장 체계를 강화해 달라는 사회적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같은 중국 인구 감소, 고령화의 주요 원인은 당연히 저출산입니다. 중국은 7년 전, 35년간 펼쳐왔던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한 가정 당 두 자녀까지 허용했습니다. 다시 2021년에는 자녀를 3명까지 낳을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3자녀 정책 전환에도 저출산 현상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평균 출산율도 1960년대 초 6명에서 1.3명대로 낮아졌습니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시진핑 중국 주석까지 직접 나섰는데요,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일 중화전국부녀연합회에 “출산 증진 정책에 바탕을 두고 결혼·출산과 관련해 새로운 문화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또 경력 단절을 우려해 출산하지 않는 사례를 막겠다며 수유기 여성들에 대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비아냥만 샀습니다.
중국 당국은30% 미만인 모유 수유율을 2025년까지 5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중국 인터넷에서 여성들은 ‘우리가 소냐’며 격한 반응을 내놨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안팎에선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중국의 가부장적 문화에 바탕을 둔 여성정책을 편 것이 출산 기피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재 중국 권력의 핵심부로 시 주석을 포함해 24명으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여성은 한 명도 없습니다. 이는 2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 같은 인구감소와 노동력 인구의 고령화는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 경제가 넘어서야 하는 큰 걸림돌입니다.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양질의 인적자본 확보가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공산당 일당 독재인 중국의 국가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근본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1960년 101개 중진국 가운데 2008년까지 고소득 국가로 진입한 국가는 13개뿐이었다는 역사적 경험은 중국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시아에서 고소득, 선진국으로 진입한 한국과 일본의 경우 2~ 3만 달러 국민소득 단계에서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겪었지만 중국은 1만 달러 소득 단계에서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겪으면서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위기는 저소득 국가인 북한도 비껴가지 못했는데요, 북한은 2021년 기준 65세 인구 비중이 11.4%로 고령화사회와 고령사회의 중간지점에 놓여 있으며, 2039년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얼마 전 제5차 어머니대회에서 눈물을 흘리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소득 1000달러 수준의 가난한 북한이 저출산과 고령화를 겪으면서 대한민국 같은 선진국은커녕 중진국으로의 진입조차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에 흘린 눈물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핵 개발로 인한 대북 제재와 폐쇄적인 경제정책이 초래한 경제난에 저출산과 고령화의 위기까지 가중되면서 북한의 미래는 점점 암울해져 갑니다.
### 프로모 ###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중국으로 떠난 한국인 유학생이 6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중국 내 미국 유학생의 수와 중국에서 해외로 유학을 떠나는 학생의 수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과 중국 당국의 과도한 ‘코로나19’ 봉쇄 정책 또 반중 정서 확산 여파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5일 남한의 교육부가 발표한 ‘국외 고등교육기관 한국인 유학생 현황’을 보면 올해 4월 1일 기준 중국 대학·대학원 학위 과정을 밟거나 어학연수 중인 한국인 유학생은 총 1만5,857명으로, 지난해보다 6.5% 감소했습니다. 교육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1년 이래로 최대였던 2017년 7만3,240명과 비교하면 6년 만에 78.3%나 급감한 수치입니다.
또 2001년 10%를 넘긴 한국 내 중국 유학생 비중은 ‘중국 유학 붐’과 맞물려 계속 올라 2017년 전체 한국 유학생 중 30.5%를 차지했지만 이후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주춤한 데 더해,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유행 당시 엄격한 방역 통제 정책을 폈던 후유증으로 분석됩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으로 향하는 미국인 유학생도 줄고 있습니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만1천 명에 달했던 중국 내 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달 기준 350명에 불과합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4년 전과 비교하면 97% 급감한 수치입니다.
중국은 한때 미국 유학생들이 선호하는 유학 국가 중 한 곳이었습니다. 미 국무부가 매년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미국인들에게 중국은 서유럽을 제외하고 가장 인기 있는 유학 목적지로 여겨졌습니다. 미중의 정치적, 경제적 관계가 악화되는 국면에서 유학생들이 양국 관계 해소를 위한 중심축 역할을 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유학지로서 중국의 매력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는데요, 시진핑 주석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함께 중국 내 반(反)외국인 정서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미 국무부는 2020년 중국의 방첩법 강화 때문에 미국인이 자의적인 구금 위험에 노출됐다면서 중국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미국 내 분위기는 여행객뿐 아니라 유학생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내 여러 교육기관들도 하나둘씩 중국 유학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유학생 교류의 감소가 국가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중국을 견제할 젊은 ‘중국 감시자’들을 키워낼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북한도 올해 하반기 코로나로 인한 일부 국경 봉쇄 해제 이후 주중 대사관에 수용했던 북한 유학생 수백 명을 귀국시켰는데요, 평양에선 유학생들에 대한 엄격한 사상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지요. 한편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유학하던 중 2012년 탈북한 김금혁 씨가 최근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 인재로 영입됐는데요, 내년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북한 유학생의 한국 국회 입성, 새로운 기대를 갖고 지켜보게 됩니다.
오늘의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명성이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