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바라본 한반도 통일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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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 단체인 ‘우리하나’(대표: 박세준)가 민속명절인 추석을 맞아 지난 9월 23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북한 인권 사진전’을 열었다.
통일운동 단체인 ‘우리하나’(대표: 박세준)가 민속명절인 추석을 맞아 지난 9월 23일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북한 인권 사진전’을 열었다.
RFA PHOTO/노재완

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한국은 나흘간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주에는 추석을 앞두고 통일운동 단체인 ‘우리하나’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북한 인권 사진전을 열어 눈길을 끌었는데요.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9월 23일 오전 11시 서울 덕수궁 돌담길. 북한 인권 실상을 담은 사진들이 행인들의 시선을 끕니다. 외국인 10여 명이 한 줄로 서서 사진들을 보고 있는데요. 옆에선 탈북대학생들이 사진 내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온 유학생 일라헤 양은 탈북자들의 한국 정착에 관심이 많은 듯 계속 질문을 합니다.

일라헤(아제르바이잔 유학생): 북한 사람이라고 말하면 남한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지영 탈북자(대학생): 거기에는 3가지 분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들은 그냥 놀라요. 그리고 관심이 있어서 계속 물어보고요. 두 번째로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무섭다. 이상하다 이런 말을 하는데요. 혹시 간첩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친절합니다.

일라헤: 탈북자들은 여기서 다른 나라로 갈 수 있어요?

이지영 탈북자(대학생): 네, 갈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미국을 갔다 오고, 필리핀도 갔다 오고 그랬습니다. 또 동남아시아도 다녀왔고요.

외국인들은 한국에 온 유학생들로 대부분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듣고 말하기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이들은 주한 외국인유학생연합(ISAK)에서 나왔는데요. 평소 북한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국 정치와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선 남북 분단의 현실을 이해하고, 북한의 상황을 바로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자: 어느 나라에서 오셨어요?

류샤라(우즈베키스탄 유학생): 우즈베키스탄에서 왔습니다.

기자: 어떻게 해서 북한 사진전 행사에 참여하게 됐습니까?

류사라: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됐고요. 평소 북한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북한은 경제적으로 못 사는 나라로 알고 있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해서 북한 사람들을 만나 보니까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외국인들 역시 북한은 가깝지만 먼 나라입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북한. 어떤 시선으로 북한을 바라봤을까요? 이들은 북한 인권이라는 주제를 넘어, 남북통일을 담아냈습니다.

레일라(아제르바이잔 유학생): 아제르바이잔에 있을 때도 북한이 어렵게 사는 나라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요. 북한 주민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살고 싶어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남한과 북한은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당연히 통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남한과 북한만의 힘으로는 통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들, 특히 힘이 센 나라들이 남북통일에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탈북 대학생들과 외국인 학생들이 북한 인권의 참상을 담은 대형사진판을 삼각대 위에 올려놓자 지나가던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사진들을 뚫어지게 쳐다봤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북한 인권 유린 실태를 탈북자들과 낯선 외국인들에게서 들으니 더 신기한 모양입니다. 오랫동안 행사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한반도 통일을 설명하면서 세대 간의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서울 시민: 젊은 사람들은 이데올로기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분단 70년을 맞는 지금 이제는 발로 차버려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이념은 희미해져야 하고, 국제화 시대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3세대가 통일이라는 주제 아래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탈북대학생과 외국인들이 함께한 이 날 북한 인권 사진전은 통일운동 단체인 ‘우리하나’가 주최했습니다. 탈북자로서 우리하나를 이끄는 박세준 대표는 “한반도 통일의 미래를 이끌 세계 청년들이 시민들에게 북한 인권 실상을 알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표는 행사를 통해 즐거운 추석임에도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세준 우리하나 대표: 추석이 되면 우리 한국 사람들은 전통에 따라 고향에도 가고 성묘하러 가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해서 민족대이동이 이뤄지죠. 그러나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추석이라고 해도 고향에 갈 일도 없고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이방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외국인과 고향에 갈 수 없는 탈북 청년들이 모여 고향에 가는 사람들에게 북한 인권에 대해서 설명해주려고 이렇게 나왔습니다. 추석 연휴 기간 가족이 모였을 때 우리 일반 시민들이 북한 주민들도 좀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오늘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사진전이 열린 이 날 덕수궁 돌담길에는 많은 관광객이 지나갔습니다. 시원하고 화창한 가을 날씨 덕분에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았습니다. 점심시간을 전후해 열려서인지 산책하던 직장인들도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사진전을 관람한 외국인들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에 함께 마음 아파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통일의 염원을 담아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함께한 탈북자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기자: 오늘 외국인들과 만나 얘기를 나눴는데, 이분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이 좀 있나요?

이향미 탈북자(단국대, 행정학과 2년): 네, 굉장히 관심이 많더라고요. 오히려 여기 남한 사람들보다도 더 관심을 갖는 것을 보고 솔직히 놀랐습니다.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고요.

기자: 외국인들과 얘기하면서 가장 기억나는 말은 뭡니까?

이향미 탈북자: 특별히 기억나는 말은 없지만, 북한 사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전시된 사진들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그대로 알리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북한 내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과 그 안에서 치열하게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도 있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한국으로 목숨 걸고 건너온 탈북자들의 구체적인 증언들도 사진 옆에 적혀 있었습니다.

임믿음 우리하나 통일교육 간사: 오늘 북한인권 사진전 첫날인데요. 생각보다 시민들이 많이 찾아주셨습니다. 사진을 유심히 보면서 물어보기도 하시고.. 또 행사 참여를 통해 북한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았습니다. 시민들이 가장 관심 깊게 본 것은 공개처형이나 정치범수용소 같은 사진들입니다.

이날 사진전은 오후 1시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북한 인권 사진전은 23일과 24일 양일간 열렸는데요. 24일에는 젊은이들의 거리인 대학로에서 열렸습니다. 외국인들과 시민들은 사진을 통해 북한 인권을 그대로 느꼈습니다.

박세준: 지금은 한국어를 배우러 왔지만, 이 과정을 통해 북한에 대해서 알게 되고, 북한인권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될 것입니다. 또 통일이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나중에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가서도 북한을 알리고, 통일을 알리는 전도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외국인들조차도 북한 인권과 통일에 이렇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 우리 국민들도 자극을 받을 것입니다. 즉 외국인들도 북한의 인권이 개선되고 한반도의 통일을 이렇게 바라는데 실제 주인인 우리는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날 사진전에 참여한 외국인들은 남과 북이 오해와 편견을 걷어내고 서로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기대했습니다. 이들의 이러한 작은 관심이 세계 전역으로 퍼지는 날, 힘들다고 생각했던 한반도 통일도 곧 다가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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