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구원이 곧 통일”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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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RFA 서울지국에서 만난 국제펜망명북한작가센터 이지명 이사장.
지난 17일 RFA 서울지국에서 만난 국제펜망명북한작가센터 이지명 이사장.
RFA PHOTO/노재완

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한국에는 탈북자들로 구성된 국제펜망명북한작가센터가 있습니다. 여기에 소속된 탈북 문인들은 북한 인권과 통일을 주제로 많은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이지명 국제펜망명북한작가센터 이사장을 모시고 국제펜망명북한작가센터의 활동 내용을 들어봅니다.

기자: 이사징님, 안녕하세요?

이지명: 안녕하세요.

기자: 좀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지명: 네, 고맙습니다.

기자: 얼마 전 중국 하얼빈과 연변 지역을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여기는 어떤 일로 다녀오셨습니까?

이지명: 남북 작가들과 함께 다녀왔는데요. 이들은 한국소설가협회와 통일문화포럼에 소속된 회원들입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특별히 영화감독 두 분과 영화 제작사 대표님도 동행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알고 싶고 탈북 루트를 알고 싶다고 해서 안내도 할 겸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기자: 방금 영화감독과 함께 다녀오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답사는 영화 제작과도 관련이 있습니까?

이지명: ‘밀정’을 만든 영화사 대표 이진숙 씨와 ‘만추’의 김태용 영화감독, 그리고 강이관 감독이 동행하셨는데요. 이진숙 대표님과 김태용 감독님은 북한 문화재와 관련한 영화에 관심이 많으시고요. 강이관 감독님도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황해도 연백 출신의 실향민이라서 할아버지와 관련한 영화를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자: 작년과 재작년에도 동북3성 일대를 둘러보셨잖아요. 그때는 어디를 보고 오셨습니까?

이지명: 2015년에는 압록강 답사를 했습니다. 압록강 하류인 단동을 시작으로 백두산까지 다녀왔습니다. 2016년에는 6월에 다녀왔는데 그때는 백두산을 출발해서 화룡을 거쳐 두만강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이쪽에서는 북한의 연사와 무산 지역을 봤습니다. 그리고 도문, 훈춘을 지나서 러시아 국경인 하산 주변까지 갔는데요. 맞은편에 북한 두만강역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자: 이사장님은 고향이 어디십니까?

이지명: 저는 함경북도 청진입니다.

기자: 탈북자로서 중국에서 북녘땅을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궁금합니다.

이지명: 지난해 8월과 9월 초 사이에 북한에서는 대수해가 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서 보니까 지금까지도 수해 흔적이 남아 있더라고요. 눈이 쌓여있는데도 말입니다. 2015년 압록강 답사를 시작으로 쭉 봐 왔지만 북한은 거의 달라진 게 없습니다. 오히려 더 황폐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민둥산은 여전하고 주변에서 어렵게 밭을 일구며 사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기자: 최근 탈북 작가들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이지명: 우리 탈북 작가들이 국제펜클럽에 가입된 지도 만 4년이 넘었습니다. 올해까지 하면 5년째인데요. 탈북 작가들이 여기에 가입됐다는 자체만으로도 북한 인권을 위해 글을 써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망명북한작가센터를 통해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룬 작품들이 계속 나와야 합니다. 국제펜클럽 가입국이 155개국이거든요. 북한의 현실과 독재체제의 심각성, 인권의 참혹함 등을 작품 활동을 통해 알리는 게 저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탈북 작가들이 산발적으로 활동하는 것보다는 이처럼 연대성을 갖고 활동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최근에 나온 작품, 장해성 씨의 ‘비운의 남자 장성택’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속감을 갖고 서로 도와가면서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희는 없는 것을 꾸며내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현 상황을 그대로 조명해서 북한 인권의 실태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야겠지요.

기자: 탈북한 뒤 한국에서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남한에서 작품 활동하는데 힘든 건 없습니까?

이지명: 힘든 건 많죠. 솔직히 가장 힘든 게 생계유지입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습니까. 또 분단된 상황에서 가족을 두고 온 저희 탈북 문인들이 결국 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옥수수죽도 없어서 살기 힘든 참혹함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거지요. 그래서 저희는 생계유지를 위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 글을 쓰고 반대로 밤에 일하고 낮에 글을 쓰고 그렇습니다.

기자: 예전에 북한 인권의 실상을 증언하는 자리에서 “북한 정권이 붕괴해도 남북은 곧바로 통일되지 않을 것”이란 말씀을 하셨는데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뭡니까?

이지명: 지금도 북한에서 참혹한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그 원인은 독재정권 때문입니다. 3대 세습독재가 무너지지 않고서는 북한의 인권은 절대로 개선될 수 없고, 북한이 개혁 개방으로 나올 수도 없습니다. 북한 정권이 무너졌다는 것은 정권이 바뀐다는 얘깁니다. 그렇지만 정권 붕괴 자체가 통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미국이나 한국 등 국제사회가 물리적인 힘으로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합니까. 아니지 않습니까. 남북이 합쳐지는 것만이 통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독재정권 하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는 2천 40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을 구원하는 것이 진정한 통일이고 성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러면 남북통일을 위해 이사장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십니까?

이지명: 앞으로 할 일이 참 많습니다. 탈북 문인들이 망명북한작가센터를 조직하고 국제펜클럽에 가입해 활동했을 때 북한 당국이 크게 반발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심금을 울리는 증언문학 하나가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세계 인사들과 한국인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탈북 문인들의 이런 활동을 반대하고 싫어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할 일이 많다는 거죠. 올해도 저희는 문학 작품을 더 열심히 쓸 예정이고요. 또 이런 작품들을 잘 번역해서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한국의 많은 문인들이 북한 인권을 주제로 문학 작품들을 창작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 일도 하려고 합니다.

기자: <통일로 가는길>, 지금까지 국제펜망명북한작가센터 이지명 이사장을 만나봤습니다. 이사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지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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