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로 이어지는 우상화 놀음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5.04.24
rfeference_book_b 북한이 지난해 김정은 우상화 교육을 위해 배포한 초급중학교(중학교, 사진 왼쪽)와 고급중학교(고등학교)용 참고서의 표지.< 자유북한방송 제공 >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축포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게 있데요. 그 연구하는 거 그 누구도 못 풀었는데 김정은이 풀었다. 또 미국 대통령 아들분이 보트를 그렇게 잘 탄데요. 근데 그 사람하고 보트경기에서 이겼다. / ‘김정은 혁명 활동 교수지침서’라는 150쪽 분량의 자료에는 김정은이 3살 때부터 사격을 시작해 9살 때는 3초 내에 10발을 쏴 모두 명중시켰고. /김일성의 아들 칭찬은 아버지에 대한 김정일의 증오심을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도 하지요. 어떤 연구에서는 김정일은 자기 엄마의 죽음이 아버지 때문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잠재적인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을.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는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 기자는 북한이 새 학기를 맞으며 김정은 우상화 수업의 하나로 초급과 고급 중학교 학생들에게 김정은 혁명활동 내용을 가르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4월 1일 개교식 때 북한의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처음으로 받은 수업은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혁명활동’인 것으로 전했으며, 수업은 해당 교원들에게 지급된 ‘교수참고서’에 기초해 진행됐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지난 4월 9일 자강도의 한 교육부문 소식통은 ‘새 학년도부터 시작한 김정은의 혁명활동 수업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김정은의 출생과 성장에 대한 의심과 의혹만 잔뜩 키워놓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생들이 김정은에 대해 가장 궁금해하는 점은 김정은의 고향과 출생연도, 가정환경과 어떤 교육을 받았는가에 집중돼 있다며 그러나 ‘교수참고서’엔 이런 내용이 단 한마디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은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우상화의 놀음이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임채욱 선생: 북한에서 김정은 우상화 놀음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4월 새 학기를 맞아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받은 첫 수업은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혁명활동’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요.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상식 밖의 우상화 놀음은 망각될 수 없는 역사의 기록으로 남았는데 또 김정은이 세 살 때 운전을 했다는 식의 우상화놀음을 합니다. 3대로 이어지는 우상화 놀음에 같은 동포인 우리가 정말 부끄러워집니다.

한국에서 방영되는 채널 A 텔레비전 방송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한 한 탈북 여성의 김정은 우상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탈북여성: 변화된 것은 크게 없어요. 김정은이 올라서기 전에 청년 대장에 대한 칭송하는 노래, 그리고 축포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게 있데요. 그 연구하는 거 그 누구도 못 풀었는데 김정은이 풀었다. 또 미국 대통령 아들분이 보트를 그렇게 잘 탄대요. 근데 그 사람하고 보트경기에서 이겼다. 그런 내용도 나오고요.

임채욱 선생은 북한에서 우상화는 북한 공식 매체가 버젓이 나서고 있음을 설명해 줍니다.

임채욱 선생: 김일성 우상화의 한 토막입니다. 축지법을 써서 산을 마음대로 주름잡고 다녔다는 말 정도는 점잖은 편이고, 가랑잎을 타고 다니면서 전투를 지휘했다는 말도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이른바 김일성 장군이란 사람을 만났더니 아무데 가서 땅을 파보라기에 팠더니 금덩어리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말이 북한의 공식 매체에서 버젓이 보도되고 방송되었지요.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를 진행하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광진 연구위원이 지적하는 김정은 우상화 교육에 대한 지적입니다.

김광진: ‘김정은 혁명 활동 교수지침서’라는 150쪽 분량의 자료에는 김정은이 3살 때부터 사격을 시작해 9살 때는 3초 내에 10발을 쏴 모두 명중시켰고, 6살 때 승마를 배워 기마수보다 말을 더 잘 탔으며, 8살 때는 승용차로 포장이 되지 않은 도로를 질주했다고 나온 다네요. 또한, 시속 200km로 배를 몰아 외국 전문가와 경주에서 이겼다는 내용도 있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렇게 위대하고 뛰어난 사람이 어디서 태어났고, 가정환경은 어떤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하는 아주 초보적인 정보는 하나도 없다 내요. 아마도 하늘에서 낸 인물로 앞으로 만들려는가 보죠?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은 축지법을 쓰고 솔방울을 폭탄으로 만드는 신적인 존재로 우상화되어 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은 일반인은 평생에 한 번도 할지 말지 한 홀인원을 골프코스 한 회전에서 11개씩이나 했다죠. 솔방울 전설도 아마 세습되는가 봅니다.

임채욱 선생은 북한에서 자행된 우상화는 결국 신비로 포장되어 진다고 설명합니다.

임채욱 선생: 수많은 우상화 동상과 건조물들, 김일성, 김정일과 조금만 관련이 되면 나무, 돌, 의자, 책상까지 귀중한 보배처럼 신성시하는 현실이 여전히 이어지는 모습을 봅니다. 살아 있는 영웅신화 만들기는 결국 김일성 부자 어록은 성서처럼 되고 생일은 모두 명절이 되고 출생지는 성역이 되었으며 행적 하나하나가 신비스런 것으로 포장되었지요.

임채욱 선생은 북한 권력자자 김일성이 직접 나서 아들을 우상화시킨다고 들려줍니다.

임채욱 선생: 그런데 이러한 우상화에는 북한 당국만이 아니라 김일성 자신이 아들 김정일은 위한 것도 있어 주목되지요. 김일성이 말합니다. “김정일 동지는 문무충효를 겸비한 참다운 인민의 영도자입니다. 그는 탁월한 사상이론가, 정치가이고 충신 효자의 귀감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식자랑을 팔불출로 알고 자기 자식 자랑을 삼가는 것을 미덕으로 삼아온 민족인데 이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군요. 김정일 50세 생일 때는 김일성이 직접 한자 시를 지었다는 것도 알려진 사실입니다. 아들을 칭찬하는 이 시를 지으면서 김일성은 이렇게 말합니다. “김정일 동지는 나라와 인민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충신 중의 충신이고 아버지에게 효도를 다하는 효자 중의 효자입니다. 그래서 나는 1992년 2월 16일에 그의 생일 50돐을 맞으며 김정일 동지가 문무충효를 겸비하니 모두 다 우러러 본다는 내용의 송시를 지었습니다.”

아들인 김정일이 아버지 김일성 우상화에 앞장섰던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임채욱 선생: 아들도 아버지를 칭송합니다. “우리 수령님은 우리 인민의 수천 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맞이하고 높이 모신 위대한 영도자이시며 온 세계가 공인하는 인류의 태양이십니다” 이어서 또 “우리 수령님처럼 50년 동안 당과 국가수반으로서 당과 국가, 인민을 이끄시어 그처럼 빛나는 업적을 이룩하신 위대한 영도자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아들의 아버지 칭송은 어쩌면 후계자로서 당연한 면도 있지요. 그리고 아버지가 아들은 칭찬하는 것도 자기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세습 후계자로서의 능력과 품성을 좋게 심으려는 먼 배려에서 시작된 것일 수도 있지요. 김일성인들 아들자랑은 우리 전통에서 미덕이 아니란 것을 왜 모르겠습니까?

임채욱 선생은 김일성의 김정일 칭찬에는 무서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임채욱 선생: 그런데 한편으로는 김일성의 아들 칭찬은 아버지에 대한 김정일의 증오심을 완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고도 하지요. 어떤 연구에서는 김정일은 자기 엄마의 죽음이 아버지 때문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잠재적인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의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인륜적 도덕적 가치관도 버리고 자기 고모부를 기관총으로 처형한 철부지 김정은 우상화 작업은 결국 비극적인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민복: 글쎄 더 악랄하거나 똑같다고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역설적으로 보면 좀 저렇게 젊은 사람이 또 스위스 유학까지 한 사람이 그래도 좀 뭔가 다르지 않겠나라고 희망을 가졌다라는 기대감에 대해서는 정말 악랄하다고 할까요. 어떻게 장성택과 같은 자기 고모부를 다 기관총으로, 사실 기관총은 거의 뭐 포와 같은 건데 그런 걸로 산산조각을 낸다. 이것은 인륜적, 도덕적인, 인간적인 그런 게 없는 김부자 정권 속성 그대로 아버지가 야수성 때문에 정권을 유지했거든요. 그런 걸 그대로 모방할 뿐만 아니라 겉모습도 배 나오고 팔자 거름걸고 심지어 그 김일성이 입던 인민복 그대로 따라 입고 머리까지 그대로 따라 하고 걸음걸이까지 그대로 흉내 내려고 하고 연설할 때 제스처 취하는 것 이 정도로, 그러니까 저런 속성을 가진 그런 정권은, 통치자는, 물러나야 돼요. 그런 의미에서 참 비극입니다. 저 30살짜리가 뭐 알아가지고 외부 세상을 보고 들어간 사람이 자기 인간을 우상화하고 70살 80-살 되는 사람들이 그 앞에서 만세 부르게 만들고, 그걸 누린다. 그것이 인간의 재미나 행복이라는 생각하는 그 자체가 결국 카다피나 후세인 같은 운명이 불가피하게 차려질 때 그때 후회하지 말고, 어떤 기적적인 의미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대에서, 김일성 김정일 대에서 한 것들에 대해선 이건 지나간 거지만, 내 대에서는 잘못 된 거고, 내 대에서는 해 보겠다는 이런 의지가 있어야 되는데, 워낙 속성이 그렇게 되지 않는 정권이기 때문에 그것이 참 답답하고 그들도 참 기막힌 사람들인 거고 비극적인 종말을 겪을 것이 뻔합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기획,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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