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혁명과 한반도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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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혁명 100주년 기념 시위에서 공산당 지지자들이 레닌의 초상화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지난 11월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혁명 100주년 기념 시위에서 공산당 지지자들이 레닌의 초상화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문화산책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겨준 전통문화가 광복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지금도 생성돼 오는 서울문화 평양문화의 단면들을 살펴봅니다.

TEASER: 북한은 2009년 헌법에서 공산주의를 빼고 김일성 주의를 내세웠지요. 그러면서도 주체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하고 있어서 유사 공산주의국가라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12월도 중순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한 달이 채 안 남았는데, 2017년 올해는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임채욱 선생: 네, 그렇습니다. 올해는 러시아에서 황제를 쫓아내고 공산주의 체제를 세운지 100년이 되는 해가 되죠. 전 세계적으로 번지던 러시아혁명의 물결은 지금 사라지고 그 혁명이 추구하던 사회주의, 공산주의 세력도 약화됐지요. 하지만 남북한에는 지금도 그 여파가 영향을 끼치고 있지요.

그런 뜻에서 오늘은 러시아혁명이 남북한에 가져온 영향과 향방을 북한문화평론가 임채욱 선생과 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혁명의 성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임채욱 선생: 러시아혁명이 왜 주목되느냐 하면 그게 바로 공산주의 세상을 만들려는 혁명이기 때문이지요. 아시다시피 러시아혁명은 두 단계로 진행되죠. 먼저 100년 전 2월, 왕정을 끝내게 한 2월혁명이 일어났고 그 뒤 10월에 다시 볼쉐비키에 의한 혁명이 일어나서 마르크스 레닌주의 체제가 세상에 나타난 것이지요. 2월혁명은 국민의 생존에 필요한 식량조차 해결 못하면서도 가혹한 통치를 한 전제군주 때문에 일어났다면 10월혁명은 마르크스 사상에 따라 노동자 계급의 해방과 프롤레타리아 독재정권을 세우려는 급진파 공산주의자들이 정권을 탈취한 것이지요. 두 혁명 다 마르크스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일으키고 이끌었지만 2월혁명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았다면 10월혁명은 급진적이고 과격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은 것이지요. 여기에서 2월이나 10월은 그 때 러시아가 사용한 율리시스 달력으로 친 것이고 오늘날 그레고리우스 달력으로는 3월과 11월이지요.

한 때 도도하게 흐르던 러시아 혁명의 물결은 소련이 망하면서 세력이 약화됐지만 아직 공산주의를 추구하는 나라도 남아 있지요?

임채욱 선생: 지금 전 세계에 공산주의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4나라입니다. 중국, 베트남, 라오스, 그리고 쿠바입니다. 이 4나라는 헌법에 일당독재체제인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실시한다고 밝히고 또 제도상으로도 공산주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나라들은 경제체제는 시장경제를 추구하더라도 정치체제는 일당독재를 그대로 지키고 있지요. 그리고 한 때 공산주의를 했던 나라들은 동유럽 여러 나라들을 비롯해서 열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는 되지요.

북한은 공산주의국가가 아닙니까?

임채욱 선생: 북한은 2009년 헌법에서 공산주의를 빼고 김일성 주의를 내세웠지요. 그러면서도 주체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하고 있으니 유사 공산주의국가라고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소련이 망하는 것을 보고 러시아혁명도 그렇게 허망하게 끝나는데 남북한에는 아직 그 그림자가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채욱 선생: 마르크스 레닌주의에 따른 혁명은 한 나라의 혁명으로 끝나지 않는데 문제가 있었지요. 국제공산당 조직을 통해 다른 나라에 수출을 했지요. 1921년경 중국에 공산주의 사상에 따른 공산당이 들어서고 한반도에도 1925년이면 공산주의자들이 공산주의 운동조직을 만들고 그게 일제로부터 벗어난 뒤 분단으로 이어지는 정치세력으로 되는 것입니다.

올해 남북한에도 큰일들이 있었지요? 어떤 이는 혁명이 났다고까지 말하더군요.

임채욱 선생: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 정권이 들어서는 마치 혁명적인 일이 일어났지요. 혁명이 아니라 혁명적이라고 한 것은 이런 정치행위가 체제의 변혁이 아니란 데 있지요.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돼서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고 새로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 행사가 있어도 혁명은 아니지요. 어떤 사람들은 이른바 촛불데모로 인해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촛불혁명이 일어난 것이라고 하지만 혁명은 아니지요. 북한에선 올해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했지만 정치적으로는 특별한 변화는 없었습니다. 다만 지난 10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7기 2차)에서 중앙위원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면서 통치자 한 사람의 권력을 더 공고하게 했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여전히 혁명을 수행해야 하는 ‘계속 혁명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계속 혁명론은 무엇인지 설명을 좀 해주십시오.

임채욱 선생: 마르크스나 레닌이 말하는 공산주의는 사회주의 단계를 거쳐서 오는 것입니다. 사회주의도 여러 단계의 혁명과업을 거쳐야만 달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사회주의를 달성한 다음, 공산주의 사회가 완전히 될 때까지도 끊임없이 혁명을 계속해야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북한에서는 이것을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 것으로 보고 이것이 실현될 때까지 주체사상으로 무장해서 혁명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958년에는 이를 강조하려고 ‘계속 혁신’, ‘계속 전진’ 같은 구호를 만들기도 했지요.

계속 혁명이니 하면서 북한주민들은 혁명으로 날이 새고 밤이 가는 생활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하나요?

임채욱 선생: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하니까 언젠가는 그 끝이 보이겠지요. 러시아는 공산주의 정권이 망한 후에도 매년 10월혁명 기념일인 11월 7일 기념 군사퍼레이드를 실시해 왔는데 2005년부터는 이를 폐지해버렸습니다. 실제로 올해 11월 7일 군인 5000여명이 모스크바에서 퍼레이드를 했지만 이것은 혁명기념일과 관계가 없어요. 독일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날을 기리는 퍼레이드였습니다. 이를 보면 뭔가 집히는 게 있습니다.

통일문화산책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기획과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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