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북한 우주발사체 재발사는 언제?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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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25일 성공적으로 발사돼 지난 며칠 한국 내에서도 축하 분위기가 넘쳤는데요. 누리호 발사 6일 만에 북한이 정찰용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우연 같지만은 않은데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의 국가우주개발국은 31일 오전 6시 27분경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됐던 군사정찰 위성 ‘만리경 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켓인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로켓은 1단계 분리 이후 2단계 발동기(로켓 엔진)의 어떤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 서해에 추락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쉽게 말해서 발사에 실패를 한 것이죠. 국가우주개발국은 추락 원인과 관련해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 발동기 체계의 믿음성(신뢰성)과 안전성이 떨어지고 또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 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시인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은 재발사도 예고했습니다. 북한의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은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 가지 부분 시험들을 거쳐서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예진: 일단은 서둘러도 너무 서둘렀던 것 같습니다. 지난 30일 북한 군부 2인자인 리병철이 예고한 6월 발사가 아니라, 하루 만에 기습적으로 발사를 했는데요. 북한이 이렇게 서두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김금혁: 사실 이번 북한의 위성 발사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누리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한국이 한발 앞서 나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여기에 조바심을 느낀 김정은 총비서가 무리하게 위성 발사를 독촉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북한은 지난달 18일, 정찰위성 1호기 제작이 완성됐다며 ‘계획된 시일 내’ 발사할 것이라고 예고했고, 이달 16일, 발사체에 탑재 준비가 완료됐다며 김 총비서가 ‘차후 행동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보름여 만에 실제 정찰위성 발사에 나서게 된 셈입니다. 앞서 전문가들은 통상 위성 발사를 하기 위해서는 발사체 이동과 조립, 연료 주입 등에 3, 4주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을 해서 북한의 첫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시점이 아무리 일러도 6월 중순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인공위성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발사가 가능한 만큼, 김 총비서의 ‘차후 행동 계획’이 곧장 발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지배적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 모든 예상을 깨고 31일 새벽 발사를 단행을 했고, 충분한 준비와 기술적 검증이 미비한 상태에서 발사된 로켓은 결국 추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서두른 이유는 오는 7월 27일, 북한에서는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이라고 표현을 하죠. 전승절 70주년을 대대적으로 경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전승절 70주년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대대적인 경축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또 기념 열병식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죠. 만약 북한의 정찰위성 1호기 발사가 성공했더라면 이는 군사 부분에 있어서 상반기 최대 성과로써 내부 결속의 계기가 될 전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실패로 끝나면서 북한의 경축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듯한 모양새가 된 것입니다.
이예진: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가급적 빠른 기간 안에 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게 얼마나 빠를 것으로 전망됩니까?
김금혁: 북한의 ‘가급적 빨리’라는 말을 보면, 당초 일본 해상보안청과 국제해사기구에 5월 31일부터 6월 11일까지 발사할 수 있다고 통보한 이 기간 안에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내부적으로 빠르게 실패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이미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고 수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따라서 2차 발사 또한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큰 셈이죠. 이미 북한 최고 지도부가 다 나서서 발사를 공언한 마당에, 시간이 그들이 예상한 것보다 지체된다면, 그것 또한 지도력에 큰 타격이 되는 만큼, 북한은 최단 시일 안에 성공을 거두고 싶어 할 것입니다. 한국의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처음에 예고했던 6월 11일 이전에 또 발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면서 “우리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군 관계자들은 과거 사례로 비추어 봤을 때, 단시간 안에 2차 발사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한국 해군이 나서 추락한 로켓을 인양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이 되었는데요. 추후 잔해를 인양해 보면, 실패의 원인이나 북한의 기술력 등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렇게 북한의 기술력이 유추가 된다면, 그들이 빠른 시일 안에 발사가 가능할지, 불가능할지에 대한 여부도 나올 것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예진: 북한이 당당히 재발사까지 예고한 상황이지만, 사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국제사회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이 뭘 믿고 이렇게 강하게 밀어붙이는 걸까요?
김금혁: 먼저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북한에서 시도하는 모든 미사일 발사 및 위성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입니다. 일각에서는 ‘한국도 위성을 발사했는데, 북한도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는 반론이 있는데요. 위성 역시 탄도미사일 발사체 기술과 동일한 기술을 사용하고, 이 추진 로켓은 언제든지 미사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위반인 것입니다. 해당 결의는 북한의 거듭되는 핵실험과 군사 도발을 응징하기 위해 유엔에서 내린 것입니다. 북한은 시종일관 이러한 제재를 무시한 채 탄도미사일 발사를 진행해 왔던 것이죠. 이번 위성 발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가 쌓이면 쌓일수록, 북한을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모든 제재를 무시하고 도발에 나서는 배경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비호가 한몫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유엔 안보리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비호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안심하고 도발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충돌하고, 또 미러 관계도 악화될수록, 북한의 이러한 도발 행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습니다.
이예진: 북한의 위성 발사로 최근 한국 내에서 가장 크게 화제가 된 ‘누리호 3차 발사’가 화제성에서 밀리는 분위기입니다만, 누리호는 한국의 우주 역사를 다시 썼죠.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지난 25일 오후 6시 24분 한국의 전남 고흥 나로우주발사센터에서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발사된 지 약 40분 만에 성공적으로 목표 고도에 도달 후 궤도에 진입하였고, 탑재되어 있던 인공위성들을 안정적으로 사출하였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실용위성 운영 능력을 갖춘 7개의 국가 중 하나가 되었고, 앞으로의 우주 과학 기술 발전에 큰 디딤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 때쯤이죠. 누리호 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이후 한국은 꾸준하게 해당 기술을 발전시켜 왔으며, 단 1년 만에 실용위성을 탑재한 우주 로켓을 발사한 것인데요. 당초 25일이 아닌 24일 발사 예정이었지만, 발사 2시간 여를 앞두고 통신상의 문제가 발견되면서 발사가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누리호 기술진은 이러한 오류를 단 하루 만에 바로잡고, 다음 날인 25일 위성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예진: 누리호의 발사 성공 소식에 한국 국민들도 큰 관심을 갖고 기뻐했죠. 그 이유가 한국이 우주 도전 30여 년 만에 순수 한국만의 기술로 개발한 발사체인 데다가 한국이 직접 만든 실용위성들을 쏘았기 때문인데요.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과연 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볼까요?
김금혁: 이번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이 가진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축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기술 개발 3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만의 독자 기술로 만든 위성 발사체를 보유했다는 점입니다. 30년이라는 기간이 얼핏 보기에는 길어 보이지만, 앞서 기술을 개발했던 미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나라들의 경우 1950년부터 기술 개발에 착수하여 오늘날의 수준에 이른 것입니다. 한국은 자체적인 기술로 위성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 위성을 올려 보내기 위한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지금까지는 다른 나라의 로켓에 실어 보내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비용도 만만치 않고, 또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발사를 할 수도 없기 때문에 빠르게 기술 확보를 원하는 한국에게는 늘 걸림돌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발사체 개발 기술은 고도의 기술력과 과학을 요구하는 기술이었고, 국가 간 이전이 불가능하기에 한국은 처음부터 독자 개발을 염두에 두고 개발할 수밖에 없었지만, 단 30년 만에 그 모든 것들을 해낸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한국 우주과학의 커다란 성장세를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미래 우주 개발을 목표로 하는 수많은 우주 탐사 프로젝트들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화성 탐사를 목표로 발사된 미국의 스타십 우주선, 또 중국의 달 뒷면 탐사 등 세계 강국들은 미래 우주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이번 누리호 발사를 통해 한국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우주를 두고 펼쳐질 경쟁에 본격적으로 한국이 참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