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유튜브 폐쇄 당한 북한, 다음엔 외국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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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그동안 자주 화제가 됐던 북한의 유튜브들이 얼마 전 갑자기 폐쇄됐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 지난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측은 북한 체제 선전 채널들을 폐쇄했습니다. 폐쇄된 채널은 북한 당국이 운영한다고 알려진 '송아'(샐리 파크스), '유미'(올리비아 나타샤-유미 스페이스 DPRK 데일리), 'NEW DPRK' 등입니다. 이 채널들은 한국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국가정보원의 요청에 따라 지난 5일 한국 내에서의 접속을 차단한 바가 있는데 이 유튜브가 계정 자체를 폐쇄한 것입니다. 구글은 "적용할 수 있는 미국의 제재와 무역 준수 법률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당사 서비스 약관에 따라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검토 이후 자신들의 정책에 따라 채널을 폐쇄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규정에 따라 해당 채널들을 폐쇄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예진: 보도된 내용만 들어서는 의문점들이 다 해소되지 않는데요. 우선 북한의 유튜브들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못 본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를 좀 해볼까요?

김금혁: 북한 유튜브들은요. 얼핏 보면 북한에서 생활하고 있는 일반인들이 출연을 해서 평양이나 북한의 이곳, 저곳을 소개하고 또 흔히 말하는 맛집 탐방, 맛있는 레스토랑을 찾아간다거나 셰프의 음식, 요리사의 음식을 소개한다거나 혹은 일상을 공유하는 식의 정말 평범한 브이로그 형식의 영상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청자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북한에서 일반인이 그렇게 카메라 앞에 자유롭게 서서 할 말 다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결국 북한은 과거의 어떤 딱딱하고 어두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마치 정상국가인 것처럼 일반인으로 위장한 철저히 교육받은 인물들을 내세워서 북한을 홍보할 목적으로 이런 유튜브 채널을 만든 것입니다. 코로나 시기 북한에서 식량난이 급증하고 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자 북한은 이런 유튜버들을 내세워서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이 자연스럽게 쇼핑하고, 또 맛집을 찾아가고, 이런 식료품들을 사는 그런 영상들을 올린 바가 있죠. 어디까지나 철저한 체제 홍보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예진: 어린 소녀나 외국어 능력자들이 나와서 요즘 북한의 모습이라며 평양의 가장 좋은 곳들만 소개했지만, 신기하게 여긴 남한 사람들도 많았고요. 저게 북한의 일상은 아니지 않느냐며 북한의 선전선동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만, 어쨌든 큰 관심을 끈 건 사실입니다. 관심과 논란이 커지면서 한국에서는 지난주부터 북한 유튜브 접속이 차단됐는데요. 국가정보원의 요청이 있었다고요?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한국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북한 유튜브 채널 송아, 유미, NEW DPRK 등 북한 체제를 선전해온 유튜브 채널 3개의 접속 차단을 국정원이 요청을 해옴에 따라 지난 5일 이들 채널에 대한 접속 차단을 의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금 말씀드리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 방송이 적법한가, 적절치 못한가 이런 것들을 구분 짓는 위원회라고 보시면 되고요. 국정원은 북한 체제 선전 콘텐츠를 발견하면 즉각적으로 방심위에 이 차단을 요청해 왔습니다. 현재는 해당 채널에 접속하면 '이 채널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고 표시가 뜨죠. 그동안 이들 채널에서는 젊은 여성과 여자 아이 등이 등장해서 유창한 영어로 북한 사회의 모습을 소개를 해왔는데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 또 이렇게 카메라 앞에 자유롭게 등장한다는 것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은 일부 특권층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고 볼 수 있고요. 또한 그들이 등장해서 하는 취미 활동이나 위락시설 등은 일반 주민들의 삶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들 채널은 북한 주민들의 일상 생활을 알린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그게 일상 생활이라고 믿지는 않고요. 또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의 어떤 고위층의 주도로 고도의 체계화된 체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해 왔습니다. 따라서 국정원은 이 모든 상황들을 다 감안해서 볼 때, 한국 국민이 북한의 이러한 선전선동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것이고, 긴 논의 끝에 드디어 차단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예진: 한국 내 북한 유튜브 접속이 차단된 지 얼마 안 돼서 전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에서 북한 유튜브 계정을 아예 폐쇄한 거죠. 여기에 대한 구글 측 답변이 명확하지 않은 느낌이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일단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약속과 달리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등의 부적절한 행위를 할 경우 채널에 대해서 경고 및 폐쇄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유튜브의 기본 방침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또 제가 유튜버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런 유튜브의 정책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 폐쇄 조치한 북한 유튜브 채널의 경우 그 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조금 무리일 수도 있다는 판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채널에서 조회수나 광고를 통한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조건 하에서 이러한 정책이 적용이 되는 거죠. 결국은 어떤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허위 정보를 유포했을 때, 즉 허위 정보를 이용을 해서 수익을 벌어들였을 때 제재를 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요. 북한 채널들은 수익 창출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조건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조금 애매한 상황인 거죠.

북한 채널에서 올라오는 영상들의 허위성이라든가 혹은 정말 북한 당국이 개입했다, 이러한 여부는 입증하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북한이 입증하는데 동참하지도 않을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애로사항들이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결국 구글의 이번 차단 조치에 대해서 마냥 깔끔하지는 않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도 제기했지만, 사실 우리가 그것까지는 알 수 없는 것 같고, 미 행정부는 일단 ‘아니다’라고 부인을 했고요. 구글도 북한이 교묘하게 정책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선전 활동을 해온다는 것쯤은 이미 다 알고 있었지만, 이를 제재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근거나 그런 것들이 마땅치가 않아서 방치해 두었다가, 이번에 한국에서 북한 유튜브가 차단됨과 동시에 폐쇄 조치에 나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예진: 북한 유튜브 폐쇄에 대해서 통일부도 발 빠르게 입장을 밝혔네요?

김금혁: 그렇습니다. 당연한 조치라는 반응이죠. 통일부는 오래전부터 이런 북한의 선전, 선동에 대해서 경고의 목소리를 내온 기관 중 하나입니다. 또한 통일부가 내세우고 있는 상호주의의 원칙에서 볼 때, 한국의 유튜브나 또 한국의 방송물, TV나 드라마나 이런 것들은 북한 사람들이 전혀 시청을 할 수가 없는 데 비해, 북한이 선전하는 유튜브는 아무런 제지 없이, 또 누구나 볼 수 있는 이런 환경이 우려스러운 것도 어찌 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고요. 따라서 통일부는 쌍수를 들고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것 같습니다. 통일부는 어디까지나 상호주의 입장입니다. 북한이 한국 방송을 허용하고,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방송을 볼 수 있다면, 한국도 언제든지 북한의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아직까지 그러한 조치가 없는 선에서는 우리도 마땅히 북한이 선전하는 내용들에 대해서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예진: 나름 참신한 방법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내세워 체제 선전과 화제몰이로 톡톡한 효과를 봤던 북한, 채널 폐쇄를 예견이라도 했는지 송아 양이 등장하는 유사한 채널을 이미 만들어 놓은 것으로 확인돼 이 또한 구글이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니, 얼마 안 가 새 채널이 폐쇄된다고 해도 북한이 가만 있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또 어떤 새로운 카드가 있을까요?

김금혁: 일단은 똑같은 방식을 들고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유튜브가 워낙 큰 시장이고 수십억 명의 인구가 사용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여기서 퇴출당하는 것은 큰 타격이 있겠지만, 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인물들을 교체하거나 혹은 방식을 교체해서 다시 나설 것 같습니다.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죠. 북한의 우호적인 국가들을 이용해서 북한을 선전하는 방법도 있을 테고요. 또 해외 인플루언서들을 활용을 해서 체제 홍보에 나설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데니스 로드먼, 전 미 농구 선수였죠. 그런 사람들이 다시 북한을 방문한다거나 혹은 해외의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이 북한을 방문해서 북한의 어떤 해변가에서 서핑을 타는 모습들이 그대로 유튜브 방송에 나간 적도 있고요. 이런 어떤 방식의 다양화를 통해서 북한은 여전히 유튜브로 다시 돌아올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이예진: 네. 앞으로 또 어떤 방식으로 북한을 선전할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