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마피아하면 모두들 아시죠? 하도 유명한 범죄조직이라 외부와의 정보가 철저히 차단된 북한사람들도 거의 다 아는 이름입니다.
미국에는 이 마피와 조직과 관련된 매우 유명한 영화가 있습니다. 제목은 '대부'인데요, 영어로는 Godfather라고 합니다.
원래 대부라는 말은 가톨릭에서 나온 말입니다. 어린이가 세례성사를 받을 때, 또는 이미 세례 받은 신자가 견진성사를 받을 때 영혼의 조력자, 신앙의 증인으로 내 세우는 사람을 대부라고 하죠.
이탈리아계 미국인 감독이 만든 이 작품은 미국 영화사상 가장 오래 인기를 끈 갱스터(gangster)유형의 대작입니다. 흥행에도 크게 성공하였고, 그 유명한 오스카상 시상식에서도 최우수 주연상, 영화상, 각본상을 모두 휩쓸기도 했죠.
폭력과 권력, 명예와 부패, 정의와 범죄가 얽혀있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단면을 그린 이 영화는 갱스터영화물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도 받고 있습니다.
1부의 줄거리를 잠시만 언급하면 배경은 1945년 8월 어느 토요일. 일본이 미국에 항복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있는 시각, 어두운 돈 꼴레오네의 집무실 겸 거실,,, 카메라는 한 남자의 얼굴 모습을 천천히 드러내 보입니다.
그날 저택에서 거행된 막내딸의 화려한 결혼식파티와는 대조적으로 어두컴컴한 돈 꼴레오네의 방에서는 냉혹하면서도 대담한 조직에 대한 결단이 내려집니다.
194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그는 뉴욕에 자리를 잡으면서 밑바닥으로부터 시작하여 5개의 이탈리안 계 범죄조직의 총 두목이 됩니다.
세력을 키워가던 어느 날 경쟁자 마피아 패밀리인 탓타리아의 소롯소가 암살을 시도하며 돈 꼴레오네는 중상을 입습니다. 소식을 들은 막내아들 마이클은 소롯소를 사살하고 시실리 섬으로 피신하죠. 그리고 그곳에서 결혼을 하지만 적수들의 집요한 추적으로 아내를 잃고 맙니다.
돈의 장남인 쏘니는 여동생을 괴롭히던 카를로를 혼내주게 되고, 카를로는 앙심을 품고 쏘니를 배신, 쏘니는 처참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장남마저 암살되자 돈 꼴레오네의 패밀리는 붕괴직전에 직면하며 마이클은 귀국해 재건에 나서게 되는데,,,
대부인 돈 꼴레오네가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죽자 조직을 이어받은 마이클은 조직의 재건과 복수를 위해 적들을 제거해 나갑니다. 아버지 판박이처럼, 아버지가 했던 그런 식으로요.
요즘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쌍안경과 총기를 군인들에게 수여하는 장면이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탈북자관련 여러 소식도 들려오고요.
국경지역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총기사용을 금지시켰다고 하기도 하고, 또 주민교양 자료에는 국경경비대원들에 의해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고도 하고요. 탈북자라고 하면 북한에서는 당연히 눈에든 가시겠죠.
근데 알고 보면 사실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장군님' 가족이 탈북자 원조 가족입니다. 김정일의 처조카 리한영, 즉 김정일의 맏아들 김정남의 외사촌 동생이죠, 그는 1982년에 유학도중 탈출하여 남한에 왔습니다. 김정일 가족으로는 맨 처음, 그리고 북한 엘리트층에서도 가장 먼저 탈북 했죠.
이후 그의 어머니 성혜랑, 즉 김정일의 처형이지요, 그도 딸 리남옥과 함께 1996년 미국으로 망명하였습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던 김정일의 처 성혜림도 같이 가려 했지만 아들 김정남 때문에 포기했다는 얘기도 있었죠.
그리고 '청년대장 김정은동지'의 어머니 고영희의 동생 고영숙도 2001년 10월 스위스를 통해 미국으로 망명해 살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김정일은 우리 탈북자들의 어버이, 대부이죠.
'대동강 이야기'에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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