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전기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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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금 여러분은 전깃불을 보고 있습니까? 밤에 하늘에서 보면 평양을 제외한 북한 전역이 너무 새까매서 외부 사람들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갈까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잠깐 정전이 되도 냉장고의 음식이 변한다, 에어컨이 안된다, 난방이 안되 얼어죽는다고 난리입니다.

또 전등이 없는 생활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수십년간 정전속에서 살아오기 때문에 전깃불이 나가면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어쩌다 전깃불이 들어오는 날에는 큰 경사라도 난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것 아십니까? 전깃불이 인간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전기가 없으면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이 한해에 얼마나 전기를 쓰는가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이 나뉘고, 잘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게 됩니다. 그러니 “전기이자 인권”이라는 말도 나올법합니다.

그러면 오늘 시간에는 전세계 인구가 전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얼마전 세계 인구 약 5억명이 사용하는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에 한반도 야경을 찍은 인공위성 사진이 한장 올라왔습니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Tesla)의 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밤과 낮의 차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올린 겁니다.

사진에는 남한의 서울과 경기도 지역은 환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고, 다른 지역도 밝은 빛으로 선명하게 한반도 경계를 드러내고 있었지만, 북한 지역은 평양만 한점 불빛으로 빛나고, 기타 지역은 어둠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얼핏 보면 남쪽이 하나의 섬으로 고립된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사진 설명글에 "미친 아이디어: 한 나라를 반으로 나눠서 한쪽은 자본주의, 한쪽은 공산주의로 두자. 그리고 70년 후 그 결과를 들여다보자(“Crazy idea: Let’s divide a country into half capitalist and half communist and check on it 70 years later.”)"고 썼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올린 한반도 야경 사진에는 수많은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인터넷 사용자들과 평론가들은 남과 북의 경제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진이라고 의견을 달았습니다. 한 인터넷 사용자는 "공산주의자들은 아마 70년 뒤에 그곳에 없을 것이다. 기술은 공산주의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자본가들은 공산주의자들을 멸종시킬 기술을 만들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현대 문명은 자유, 에너지, 자본주의의 기둥 위에서 번성한다”며 “남한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보다 17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썼습니다. 사회주의를 선택한 북한은 70년동안 전기도 변변히 쓰지 못하는 가장 가난한 국가로 전락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한 남한은 세계 10위 경제강국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사진을 올린 일론머스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난 이민자 출신의 사업가입니다. 그는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 대학에서 컴퓨터를 공부하다 사업에 뛰어들어 지금은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X(구 트위터) 등 여러개 회사를 소유한 세계 최고 부자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세계 부자 가운데 세계 최고 부자가 일론 머스크인데, 그의 자산은 총 2천320억달러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한해 국내총생산이 약 200억 달러로 알려지는데, 일론 머스크 개인의 자산이 북한보다 10배 더 많은 셈입니다.

일론 머스크에 대해 좀 더 설명하자면, 그는 폭력이 만연했던 남아프리카의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매를 맞고 집에 돌아오기도 하면서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고 공상과학에 빠져 우주 개척을 평생의 꿈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그의 전기를 다룬 ‘일론 머스크’(월터 아이작슨 저)에 따르면 18살에 캐나다로 간 그는 대학3학년 때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으로 편입해 물리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 했습니다.

사업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대학원을 접고 여러 사업에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도 거듭하면서 사업을 시작한 지 근 20년만에 세계 최고부자의 정상에 선 것입니다. 물론 그의 피타는 노력과 지칠줄 모르는 열정, 그리고 천재적인 재능의 결과였지만, 그의 꿈을 이루게 한 것은 미국이라는 자유시장경제의 토양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만약 일론 머스크가 북한에서 태어났다면 그의 인생은 완전 달랐을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습니다.

이번에 그가 인터넷에 올린 한반도 야경 사진도 그가 운영하는 우주탐사기업인 스페이스 엑스에서 쏘아올린 스타링크 위성에서 찍은 사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일론 머스크는 전세계를 인터넷으로 연결시키는 스타링크 위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쏘아올린 저궤도 인공위성은 4천개에 달합니다. 앞으로 1만개 이상 위성을 쏘아올리면 사람이 어디에 가든, 어느 지역에 살든 모두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전세계에서 현재 인터넷이 들어가지 않은 국가는 북한을 포함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스타링크를 통해 북한 사람들도 인터넷을 볼 수 있는 날이 곧 오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이민자도 능력만 된다면 최고의 지위에 오를 수 있는 곳이 미국이고, 자유와 인권을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남한은 전기를 어떻게 쓰고 있을까요?

인권을 논하는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는 삶의 질을 얼마나 존중받는가 하는 것도 속합니다. 하루에 인간이 물과 전기 등 기초 생활필수품을 얼마나 쓰는가, 또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하는가 하는 것들도 인간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남한은 세계에서 네번째로 전력소비(586.6TWh)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인당 전기 소비량도 캐나다와 미국, 프랑스, 일본, 독일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실내에서는 불을 항상 켜놓고, 길거리 가로등도 환하게 켜놓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국가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정전이라는 것은 천재지변이 아니면 거의 되지 않습니다. 오즉했으면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처음 하나원에서 생활할 때 전기절약을 하느라 전깃불을 자꾸 끄자, 하나원에서 일하는 남한 직원들이 “이상하다”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전기절약을 한다고, 배전부 감독원들이 낮전등을 켠 집들을 골라가며 전구알을 회수하고, 전열기를 잠깐 썼다고 인민배우가 온 동네 다니며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쩌다 명절날에 전기를 주면 사람들은 “당의 배려”라고 감사해 하는 곳도 북한입니다.

8.15 해방후에는 북한에 전기가 많아 남쪽이 받아다 썼습니다. 일제가 북한 지역에 수풍발전소를 비롯해 발전소를 집중적으로 건설했기 때문에 전기가 풍부했지만, 남한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가 되었습니다.

남한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남한의 발전 용량은1억2천만킬로와트(kw)인데 비해 북한은800만킬로와트입니다. 남한의 발전용량의 7%에 해당됩니다. 발전량도 남한은5천700억킬로와트시인데, 북한은 250억 킬로와트시로 4.5%에 해당합니다. 1970년초까지 북한은 남한보다 잘 살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역전되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어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우리민족끼리라는 대남통일 정책을 부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찰위성을 계속 발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북한이 정찰위성 한발 쏘아올리는데는 수천만 달러가 들 것으로 남한 국방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전기도 없이 까만 방에서 지내는 북한 주민들의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 발사에 나라의 자원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한반도 야경을 찍은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남과 북의 전기 사용 실태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