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발이 묶인 북한 해외 노동자들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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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발이 묶인 북한 해외 노동자들 중국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 도문시 경제 개발구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역병 창궐로 북한이 북중 국경을 봉쇄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북중 국경을 완전 봉쇄하고 지금까지 최대방역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모든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코로나 재확산을 막기 위해 철저한 방역 지침을 내리고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새로 부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을 첫번째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전국민 마스크 착용 의무화, 미국으로 입국하는 사람은 출발 전에 검사를 받아야 하고, 미국에 도착해서는 의무적으로 격리하고, 백신 무료접종 확대 등 자국민 보호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지난 12월 8일부터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5인 이상 모이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포함하여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비수도권), 2.5단계(수도권)를 실시하는 등 자체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대부분 나라들은 자국민들에게 해외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장하고, 부득이 여행하는 경우에는 2주간 격리 하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두렵다고 해외에 나갔던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습니다. 오히려 코로나가 확산되던 초기에는 외국에 나갔던 자국민들에게 빨리 돌아올 것을 권장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한명도 없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외국에 돈벌러 나갔던 수만명의 노동자들의 입국을 불허하고, 자력갱생으로 해외에서 버티라고 방치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 제13조 2항은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하여 어떠한 나라를 떠날 권리와 또한 자국으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유엔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2019년 말까지 귀국했어야 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외화벌이 때문에 불법으로 체류하다가,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때문에 발이 묶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북한 인권활동가들은 북한이 해외에서 고생하고 있는 수만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하루 빨리 귀국시켜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단둥 주변 도시에는 북한 노동자가 만여 명 정도 있으며, 공장에서의 북한 노동자 고용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내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내 북한 노동자 규모는 3만 명에서 4만여 명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녹음은 지난 2019년 말 북한과 접경지역인 중국단동을 비롯한 변방지역에 북한 노동자들이 유엔제재 결의를 피해 위장취업해 일하고 있다고 보도한 남한 YTN 보도의 일부 내용입니다.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로 채택된 유엔결의 2397에 따라, 북한은 2019년 말까지 해외에 내보냈던 노동자들을 모두 본국으로 철수시켜야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길림성과 료녕성 등지에 수만명의 북한 노동자들을 불법 체류시키고 있습니다.

중국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대북제재 결의 이행여부를 2020년 3월 22일까지 유엔에 최종 보고하도록 되었으나, 북한 노동자들의 체류를 눈감아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중국에 남은 북한 노동자들은 어떻게 먹고 살까?

지난해 1월 북한이 코로나 때문에 북중 국경을 완전봉쇄하자, 비자갱신을 이유로 그나마 한달에 한번씩 북한으로 나오던 노동자들은 발이 묶였습니다. 취업 비자 대신 공무, 연수 비자로 중국에 파견됐던 북한 근로자들이 불법 체류자가 된 셈입니다.

이렇게 근 1년동안 숨어 지내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상황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북한 노동자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단동의 한 소식통은 “중국에 파견된 북한 여성 근로자들은 평상시 김일성 배지를 떼고 중국 사람처럼 가장하고 일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코로나 시기에 열악한 조건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100여명의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 중국 단동의 모처에서 합숙하고 있는 데, 이들은 코로나 때문에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공장과 합숙을 오가면서 사실상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 때문에 중국 경제도 상당히 어려워 실업자가 차고 넘치는데, 북한 노동자들이야 오죽하겠는가?”며 “노동자들을 책임지고 나온 관리자들도 중국 기업가들에게 일감을 구걸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벌이도 잘 안되어 북한 노동자들도 제대로 식사를 못하고 지낸다며, 북한 관리들이 쌀은 대주지만, 부식물은 자체로 해결해 먹으라는 지시를 내려 노동자들은 자체로 잡일을 해서 시장에서 남새 등 부식물을 해결해야 한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수출물량 수주가 줄어들어 중국의 웬만한 제조공장들도 가동률이 떨어졌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중국 경제도 안좋아 실업자들도 차고 넘치는데, 거기에 북한 노동자들까지 실업자 대열에 합세하면서 그들을 고용하던 중국 기업들도 딱한 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을 책임지고 나온 북한 관리들은 코로나 위기에도 충성자금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북한 노동자들에게 잡일을 시키고 돈을 버는 것을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동과 길림성 등지에 파견된 여성 노동자들은 대부분 접경지역 피복공장에 근무하던 여성노동자들로, 이들은 중국에서 가발공장과 봉제 공장 등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관리들은 중국에 파견된 노동자들 속에서 코로나가 확산될까봐 좌불안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동의 또 다른 대북무역상도 “지난해 중국 주재 북한 영사관에서 북한 인력관리 책임자들을 불러 노동자들에게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을 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노동자들이 코로나 시기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 쉽게 병에 걸려 사망될 것을 우려해 내린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이 무역상은 “특별한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 지배인들이 취한 코로나 대응조치는 노동자들에게 마늘과 파, 김치 등을 많이 섭취하라고 장려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가 없다”며 “노동자들을 혹사시키다 잘못되면 추궁이 내려올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의 충성자금 상납 요구도 계속되고 있어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집니다.

남한의 조선일보는 지난 1월 23일 중국에 체류하는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은 국경봉쇄 장기화와 1년 넘게 귀국길이 막히면서 사무실 사용비용(임대료)도 몇달씩 내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북중 국경봉쇄가 이어지면서 북중 공식 교역액은 2019년에 비해 80%나 줄어든 5억3,905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올해 8차 당대회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핵잠수함과 장거리 미사일 등 첨단무기 개발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단언했습니다.

때문에 한푼의 외화가 귀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을 귀국시키라는 명령을 내릴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코로나가 끝날때까지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입국이 언제 이뤄질 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 당국은 북한을 ‘노동자의 지상낙원’이라고 주장하지만 북한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계속 유린하고 있다”며 “지난 기간 근 10만 명에 달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약 40개국에 파견돼 임금을 착취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21세기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는 개발도상국의 해외 파견 근로자들은 국가나 가족의 입장에서 봤을 때 영웅입니다. 하지만 매우 안타깝게도 착취 당하는 북한의 해외 파견 노동자들은 김씨 일가의 노예일 뿐입니다.

북한 인권활동가들은 북한이 해외 근로자들을 하루 빨리 귀국시켜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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