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남 ‘파독광부ㆍ간호사’ VS 북 ‘해외노동자’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4.05.08
[탈북기자가 본 인권] 남 ‘파독광부ㆍ간호사’ VS 북 ‘해외노동자’ 1960년대 한국인 파독 간호사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연합뉴스

<탈북기자가 본 인권진행에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해외인력수출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해외인력수출은 말그대로 일할 수 있는 노동인구를 외국에 보내 돈을 벌어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북한에서 한때 남한의 서독 광부 간호사 파견 소식을 전하면서 해외인력수출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1960년대 남한 정부는 근 2만명의 광부들과 간호사들을 서독에 파견했고, 그들이 벌어온 외화는 한국 경제를 일떠세우는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수십만명에 달하는 외국 근로자들을 받아들이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와 반면에 현재 북한은 10만명이 넘는 노동자들을 중국과 러시아 등에 보내 10년 넘게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년 수억 달러의 돈을 벌어들이는 데도 북한은 그 돈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탕진한 결과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해외근로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국제법적 노동기준에 맞지 않는 노예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이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KBS 다큐멘터리 녹취> 50년 전 김포공항,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김포공항이 생긴이래 최대 인파였다. 독일로 떠나는 젊은이들을 배웅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이 녹음은 지난 1960년대 한국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광부와 간호사 서독파견을 다룬 남한 국영방송 KBS의 한 장면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머나먼 서독으로 일하러 떠나는 사람들을 배웅하고 있습니다. “3년만 벌면 잘살 수 있다는 약속을 남기고 광부들은 눈물로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20대의 꽃다운 처녀들은 돈을 벌기 위해 말도 안 통하는 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 상황을 두고, 1980년대 북한에서 일부 특정한 사람들만 보던 시대라는 잡지책에는 남한의 해외인력송출 정책을 차갑게 평가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남한 정부 산하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서부 독일에 광부, 간호요원으로 파견된 근로자는 1977년까지 광부7,932, 간호사 1226명으로 약 2만명에 달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 40여 개 국가에 노동자들을 파견하고 있는데, 러시아에 약 4만 명, 중국에 약 10만 명이 넘습니다. 남한에 비해 근 10배에 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독에 파견된 남한 근로자들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한국경제에 엄청난 기여를 했습니다. 1960년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들 중 하나였습니다. 일인당 국민소득(GNP)87달러, 북한보다 더 못살던 시기였습니다. 연간 물가 상승률은 42%, 수입은 적고 물가가 폭등해 실업자가 차고 넘쳤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독일광부 모집은 일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한국 국민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였습니다. 당시 독일에서 광부로 일하면 한달에 600마르크, 즉 미화로 180달러를 받았다고 합니다. 남한 노동자 임금의 8배에 달하는 거금이었습니다. 때문에 눈 딱 감고 3년만 고생하면 가난의 굴레를 벗을 수 있다는 말이 흔하게 돌던 시기였습니다. 이렇게 10년간 이들이 한국으로 송금한 외화는 모두1 153만 달러. 당시 남한의 총 수출액의 2%에 달했다고 합니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이역만리에서 억척스레 번 돈을 대부분을 국내 가족에게 송금했습니다.

 

남한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1달러의 외화도 소중했던 당시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송금한 돈은 국제수지 개선 및 국민소득 향상, 나아가 한국 경제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KBS 방송 내용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KBS 다큐멘터리 녹취] 송금액은  한국 총 수출액 2% 가까이 달했다. 이 돈은 가계 경제에 든든한 밑 거름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해외 파견 근로자들이 보낸 외화가 한국경제에 밑거름이 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여러분의 땀과 헌신이 대한민국 산업화의 밑거름이었고, 여러분의 삶이 곧 우리나라의 현대사였습니다.

 

또한 당시 독일에 파견됐던 광부들과 간호사들 중 60%는 독일 현지에 정착하거나 유럽과 북미 등 제3국에 남아 재외 한인사회 형성에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오늘. 한강의 기적으로 산업화를 이룬 한국은 지금은 노동력을 받아들이는 국가로 변신했습니다.

 

그러면, 지금 남한에서는 외국으로 일하러 가는 사람들이 없을까요?

 

현재 남한에서는 해외인력수출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고 ‘해외취업이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왜냐면 인력수출은 국가가 노동인구를 다른 나라로 보내 외화를 벌어오게 하는 조치였지만, 해외취업은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다른 나라의 직장을 선택하기 때문에 해외취업이라고 부릅니다. 지금 한국의 고급 두뇌 인력들은 돈을 더 많이 벌고, 자녀 교육 등 쾌적한 생활환경을 찾아 능동적으로 미국 등 외국에 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주민들도 러시아에 돈 벌러 가는 사람들을 가리켜 “재쏘생(재러생)”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험한 육체적 노동을 전제로 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해외취업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인력을 수출하던 한국은 일할 사람이 없어 현재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은 약 16만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받아들였습니다. 한국에 노동자들을 보내는 국가는 중국, 필리핀, 몽골 등 17개 국가들입니다. 하지만, 이는 정식 노동허가를 받고 입국하는 사람들의 숫자이고, 관광이나 친척방문으로 들어와 일하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한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온 근로자들은 한국에서 억척스레 돈을 벌어 가족들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남한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약3만 달러(3179)원으로, 남한 사람들의 평균 연봉인 4만달러(4214만원)70%에 달하는 높은 수입이었습니다.

 

남한에 와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번 돈을 본인이 직접 받습니다. 그들이 그 돈을 가족에게 보내면, 가족들은 토지와 부동산을 사고, 식당을 차리는 등 개인 사업을 시작합니다. 한국에 근로자를 보낸 가족들은 그 나라에서는 중산층 이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북한의 해외근로자들의 실태에 대해 알아볼까요?

 

남한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 등 40여 개 나라에 노동자들을 파견하고 있는데, 러시아에 약 4만 명, 중국에는 약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노동자들을 외국에 파견하는 이유는 외화벌이 때문입니다. 과거에 남한을 비난했다면 지금은 북한이 그 비난의 주인공이 된 셈입니다. 하지만, 북한 근로자들은 하루에 14시간 이상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한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중국 연변지방의 복장회사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은 한달에 중국 회사로부터 통상 1인당  2500∼2800위안 가량 받지만, 그 가운데 충성자금’과 회사 운영비로 약 1천 위안을 바치고, 먹고 자는 비용으로 800위안을 바치면 노동자들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700위안~1천 위안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돈마저 노동자들에게 차려지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나온 북한 회사들은 “보관했다가 노동자들이 귀국할 때 한꺼번에 주겠다고 약속하고 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전쟁준비자금으로 전용되었다는 소식에 분노한 북한 노동자들이 간부들을 폭행하는 등 소요를 일으켰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북한이 해외근로자 파견을 통해 실제로 벌어들이는 외화는 얼마나 될까요?

 

남한 통일연구원 정은이 연구위원은 “현재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1인당 한 달에 벌어들이는 소득이 300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에 체류하는 노동자가 최소 10만 명이라고 가정한다면, 1년에 벌어들이는 총소득이 3 6천 달러로 추산해볼 수 있다면서 만일 해외 근로자의 수를 15만명으로 추산하면 연간 5 4천달러가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전체 수출 규모의 두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은 여전히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20179월 북한이 잇따라 핵과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자, 유엔결의 제2379호를 채택하고 북한 노동자의 파견을 금지시켰습니다. 북한이 노동자들이 피땀으로 번 외화를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아붓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북한의 노동력수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한강의 기적을 일구는데 기여한 한국의 인력수출과 북한의 해외근로자 실태를 비교해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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